탐구생활/Cooing's

[+2681days] 12월의 어느 날

토닥s 2020. 1. 22. 07:58

지난 12월에 다녀온 켄징턴 팔래스.  친구 커플이 초대해줘서 함께 다녀왔다.  친구의 회사에서 사원복지로 이런저런 관광지 입장이 가능해서 초대해주었다.  그 집 아이와 누리는 만으로 2살 정도 차이가 나지만, 그 집 아이는 나이에 비해 조숙하고 누리는 나이에 비해 어리니(덩치만 크다) 둘이 잘 노는 편.  두 집이 모이면 그 집도 우리도 아이와 놀아줄 의무에서 해방되니 기회만되면 만나게 된다.  가까이 살면 더 없이 좋을텐데, 우리는 런던 서쪽 그 집은 런던 동쪽.  잘 맞아도 자주 만나기는 어렵다. 


우리가 켄징턴 팔래스를 찾은 이유는 빅토리안 시대의 크리스마스를 재현한 전시 때문이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포함한 크리스마스 문화는 독일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우리도 몰랐던 사실.  듣자하니 요즘 독일은 학교에서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라고도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랜턴 데이 - 등불을 들고 기념한다고 하는데, 이유는 그 어느 종교에도 공평해지기 위해서 크리스천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크리스마스를 특별히 기념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영국처럼 크리스마스도 기념하고, 이드 Eid (이슬람 라마단의 마지막 날)도 기념하면 안되는 걸까.  공평해지기 위해서 그 어느 것도 기념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그 어느 것도 존중하지 않겠다는 느낌으로도 다가온다.  다양한 문화를 알고 존중하는 게 더 나은게 아닐까-. 

영국 대부분의 학교는 12월에 크리스마스 네이티비티 공연을 한다.  예수의 탄생을 내용으로 한다.  종교를 이유로 자신의 자녀를 그 네이티비티 공연에 참가시키지 않는 부모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참여하는 공연에, 가을학기의 절반은 이 공연의 준비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참여하지 않는 아이의 기분이 어떨지.  종교도 좋지만, 네이티비티도 다른 문화를 배우는 교육의 일부이건만.  누리의 학교도 무슬림 학생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런던의 여느 학교가 그렇듯.  그래도 네이티비티는 무탈하게 진행된다.  아직은 나이가 어려서 히잡(무슬림 스카프)를 쓴 아이들이 별로 없는데, 작년에 전학온 다른 반 여자 아이 한 명이 스카프를 쓰고 네이티비티 무대에 올랐다.  나는 그 모습이 참 런던답고, 영국답다고 생각했다.  켄징턴 팔래스 크리스마스전시가 어쩌다가 삼천포로-.  다시 돌아가서 그 날의 사진들.




누리의 포즈가 사진 찍는 재미를 더 한다는 친구.  사실 나는 누리의 이런 포즈가 좀 부..담..스럽다.



두 아이가 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두 아빠가 협력하는 모습이 재미있는 사진이라고 생각했다.  지비는 거의 살신성인 수준.

이미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사진이지만, 언젠가 꺼내보면 재미 있을 것 같아 올려둔다.  요즘 쓰고 있는 휴대전화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중이라 부지런히 사진을 옮기고 있다.  이 사진을 끝으로 2019년 12월의 폴더는 외장 하드속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