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449days] 방학생활3

토닥s 2019. 6. 5. 05:22
이번 하프텀은 여행을 가거나하지는 않았지만 하루도 집에서 보낸 날이 없었다.  아, 어제는 집에 있었구나.  나는 집에서 밀린 빨래를 하고 누리와 지비는 공원 놀이터에 갔다.

영화보다 맥도널드

언젠가부터 누리와 함께 다니던 공연이 재미없어졌다.  물론 웨스트앤드(뉴욕에 브로드웨이가 있다면 런던엔 웨스트앤드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는데 공연장이 몰려 있다) 수준 공연은 여전히 볼만하지만 비싸고, 집근처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 공연은 비싸지는 않지만 재미가 없다.  아이들 공연을 내가 보니 재미가 없고 누리에겐 여전히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최근 본 공연들이 그저 재미없는 것이었는지도.  그래서 요즘은 하프텀에 영화를 본다.  어쩌다보니 이번 하프텀에는 두 편을 봤다.  이전까지 공연을 보던 공연장에 작은 스크린도 있어 조금 시간이 지난 가족영화를 방학기간에 상영한다.  이번에 본 건 Wonder park라는 애니메이션. 
정말 내용 1도 모르고 예매하고 보러갔다.  그저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 100으로.  그래서인지 재미있게 봤다.  사이사이 누리가 무서워하기는 했지만(참고로 이 아이는 무서워서 아직 미녀와 야수 책도 못읽었다).
누리 역시 영화 내용 1도 모르고 갔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나섰다.  강변에 위치한 그곳에 영화를 보러간다는 건 맥도널드에 갈 수도 있고, 맥도널드에 간다는 건 거기에 설치된 타블렛을 가지고 놀 수 있으니 누리가 정말 좋아하는 나들이 코스다.

아트센터의 책코너에서 학교서 읽는 책 시리즈를 발견.

요즘 책읽기에 열심히인 누리.  누리의 단계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맥락으로 이해하고 소리로 읽고 넘어가는데 그냥 둬도 되는지 개인적인 의문이 있다.

맥도널드에 가는 유일한 이유 - 타블렛.  아이는 타블렛을 보고 나는 맥도널드에 온 사람들을 본다. 

한글공부

여름방학을 앞둔 마지막 하프텀.  이번엔 한글공부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3일(한 번에 20분 정도) 했나?  매일매일 나가노니 피곤해서 잘 하지 못했다.  누리가 피곤한게 아니라 내가 피곤.

쓰려고 사두고 잘 쓰지 않던 마그네틱으로 아이의 흥미 끌기 성공.
누리에겐 한국어를 외국어가 아닌 모국어로 접근해야한다는데까지 생각을 정리했다.  하지만 '어떻게'에서 다시 길을 잃었다.  지비를 포함해 같은 처지인 사람들에게도 외국어가 아닌 모국어로의 접근을 이야기하면 '그게 뭔가'하는 반응.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영어를 배웠던 방식(외국어)가 아니라 우리가 한국어를 배우고 아이들이 영어를 배웠던 방식으로의 접근이 필요한데-, 절대적인 시간과 영향력 부족이다. 나도 공부를 좀 해야할듯하다.  행동 전에 생각과 방향이 먼저 필요한 사람이라 더더더더 더디다.  언젠가는 닿겠지.  닿으려나.

미니골프

누리가 좋아하는 미니골프.  전 주말에 있던 미니골프 약속이 취소되어 무척 실망한 누리.  나랑 누리 둘이라도 가자고 겨우 달랬는데, 어린이집 친구를 만나 미니골프에 가게 됐다.  미니골프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일석이조.
어린이집 친구인데 누리는 평균보다 크고, 친구는 평균보다 작아 언니동생 같다.  생일은 한 달 차이.  누리가 입던 많은 옷과 신발이 이 친구에게 갔다.  지나서보니 스타일이 달라서 옷은 잘 입지는 않는 모양.  장화나 코트 같은 건 스타일과 상관없이 신고 입어지지만.  친구는 걸리걸리 girly girly, 누리는 엄마가 안-걸리걸리.  그래서 이제 작아진 옷 중 입을만하거나 브랜드인 옷은 중고로 팔아보려고 한다.  벌써 몇 주째(그 중 몇 시간만) 이베이와 페이팔 공부 중이다.

IKEA

친구와 헤어져 IKEA에 옷장 문과 교체할 거울문을 사러 갔다.  믿거나말거나 집엔 거울이 없다.  손바닥만한 거울이 있었는데 한국서 손님이 올때나 꺼내쓴다.  그외는 욕실에 달린 거울 이용.  문득 최소한은 갖추고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리도 거울 좋아할 나이고.

방학을 끝낸 오늘 아침 누리에게 학교에서 선생님이 방학 때 뭐했냐고 물으면 뭐라거 대답할꺼냐고 물었더니 - (경쾌한 목소리로) "IKEA" 외치는 누리.(-_- )

누리네 학급인형 펄 Pearl을 여기서 만났다.  소문에 듣자하니 펄이 너무 더럽다며 엄마들이 모두 한 소리씩.  우리는 운좋게 첫번째로 펄을 받았다.  한 마리 사서 기증할까 하다 이제 학년 말이라며 관두었다.


IKEA 모델홈에 누군가가 써놓은 '반탄소년단(?)'.  누리가 "이건 모를꺼야"라며 그 밑에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를 썼다.
알고보니 그날 방탄소년단 공연이 Wembley arena에서 있었다.  이 IKEA가 있는 곳이 Wembley.

계획에 없이 갑자기 IKEA에 가서 옷장 거울문을 사오고, 계획에 없이 갑자기 IKEA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넉넉해진 마음에 누리에게 IKEA식료품 코너에서 달달구리 쇼핑을 허했다.  100g에 얼마식인데, 몇 개를 살 수 있냐고 물어보는 누리.  잠깐만 하고 생각하는 사이 "두 개?"하고 물어본다.  내가 통크게(?) 다섯개 고르라고 했다.  어느집 아이인지 부모 닮아 정말 간이 작다.

타워 오브 런던

계획에 없이 갑자기 가게 된 타워 오브 런던.  친구네가 성인 무료 입장권 2장이 있다고 초대했다.  누리 입장권만 사서 고고.  Historic Royal palaces 회원권이 있을 때도 멀어서 잘 안간 곳인데, 입장권 사서 가려니 비싸다.  지비나 나는 별로 흥미가 없는데 누리는 1학년이 되고서 여왕과 왕실에 대해서 배운터라 열심히 봤다.  그래봐야 왕관이 볼꺼리 전부지만.

한국어 안내문이 반가웠다.  그런데 오타 발견.

여왕의 왕관을 훔치려던 갱을 소재로 한 재현극을 열심히 구경한 누리.  재현극 끝에 누리가 배우에게 다가가 왕관을 써 볼 수 있냐고 물었다.  대답은 No였지만 누리가 보여준 적극성에 소심한 부모들은 깜놀.

Secret life of pets 2

남들은 하프텀을 다 끝내고 학교로 돌아갔는데, 누리네 학교는 하루 더 방학이라 월요일 할인을 이용해 영화를 봤다.  Secret life of pets 2.

영화 상영전 광고도 수준에 맞춰서. 

극장에서 스스로에게 놀란 사실 하나.  이제 중간쯤 좌석이 편하다.  상영관의 크기를 떠나 한국서는 가장 앞자리를 좋아했는데.  물론 그땐 20대였지.(ㅠㅠ )

하프텀 피날레

...는 점심먹으러 간 쇼핑센터에 있는 유니클로에서 누리랑 커플티를 사입었다.

얼굴이 퉁퉁 부어(피곤에 절어) 얼굴을 가렸는데, 덩치를 가렸어야했나 싶다. 
(구차하게)박스스타일이라구요!  게다가 사이즈가 없어 라지를 입었을뿐이라구요!  작은 사이즈가 있었으면 어쩔뻔-.(^ ^ );

+

하여간 이렇게저렇게 하프텀이 끝났다.  6주가 지나면 다시 6주 간의 여름방학이 기다리고 있지만.  6주라도 괜찮다.  한국 가서 냉면을 먹을꺼니까.

+

하지만 그전에 헤치워야 일들이-.(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