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190101] 팥죽

토닥s 2019. 1. 1. 11:00
2018년의 마지막 날 - 팥죽을 끓였다.  일주일도 전에 동지라고 여기저기 올라온 팥죽 사진과 이야기가 일주일 동안 머릿속에 메아리쳤다.  누리가 방학하고 매일 같이 나가느라 만들지 못한 팥죽을 집에서 시간을 보낸 오늘 끓였다.

팥을 사서 해보려고 했는데, 여기서는 팥을 adzuki bean이라고 한다, 팥을 사러 갈 시간이 없었다.  작은 마트에선 팥을 팔지 않는다.  내가 확실히 아는 건 웨이트로즈나 홀랜드 앤 바랫이다.  팥의 경우는 그렇고, 나는 평소에 삶은 팥 통조림을 세인즈버리에서 사서 쌀과 찹쌀을 섞어 밥을 해먹는다.  가끔은 한 동안 그 통조림이 없는 경우가 있어 집에 한 두 개의 통조림을 비축해두는데, 오늘 그 팥 통조림으로 팥죽을 끓였다.

인터넷에 팥죽 끓이는 법을 찾아보니 12시간 이상 불려 처음 끓인 물은 버리고 다시 10배의 물을 넣고 삶는다는데 통조림을 이용해서 그 과정 다 생략.  통에서 건져내 2배쯤 물을 넣고 잠시 끓이면서 거품을 걷어내고, 채에 으깨어 팥물을 내렸다.  그리고 불려둔 찹쌀을 넣고 끓였다.  마침 일본 찹쌀가루가 있어(일본으로 돌아가는 누리 친구 가족이 남겨준 식료품) 새알도 만들었다.  따듯한 물에 반죽해 끓는 물에 익혔다.  팥물과 같이 끓이지는 않고 팥죽을 그릇에 담은 뒤 고명처럼 올려 먹었다.

 

우동국물처럼 맑은 국물만 좋아하는 누리는 죽은 맛이 없다며 찹쌀 새알만 먹었다.  자기 몫만 먹은 게 아니라 고명으로 만든 한 스무개 새알을 다 먹어버렸다.

지비는 달지도, 짜지도 않는 이게 뭔가 - 하면서 먹었다. 

통조림을 사용했어도 한참을 공들여 만든 팥죽.  고작 1.5~2인분 정도 만들어졌다.  통조림 2개 사용.  다시는 안한다고 생각했지만 스스로가 대견하다.  이렇게 먹는데 애쓰는 만큼 다른 일을 열심히 하면 안될 일이 있을까 싶다.

그런 자세로 2019년 시작!

+

그런 자세는 좋지만 아무래도 먹는 건, 먹을 걸 준비하는 시간은 좀 줄여야 할듯.  운동도 좀 하고, 영어 공부도 좀 하고.  쓰다보니 매년 똑같은 다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