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

[day15] 가족상봉

토닥s 2017. 4. 15. 01:47
애초 계획은 지비를 맞으러 서울오면서 에버랜드에 팬더를 보러가고 싶었다.  마침 친구네 딸이 누리 또래라 자연농원 시절에 가본 에버랜드에서 팬더 보고 도시락을 먹기로 했으나 미세먼지와 (비용대비)효용을 따져 경기도 어린이박물관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주차장에 내려 박물관 건물까지 대략 200미터.  조금 걸었는데 미세먼지를 실감했다.  심리적 효과일 수도 있지만, 지비도 나도 서울 시내를 걷고나면 목이 아프다.

누리가 딱 즐기기 좋은 놀이, 볼 거리가 많아서 좋은 시간이었다.  경기도민이 아니라서 낸 입장료 8천원이 아깝지 않았다.  다만, 소아할인이 안되는 것은 - 농담이고 정말 미세먼지 많고 바람 많은 날 좋은 선택이었다.  다만2, 식당은 별로 - 였지만 누리가 먹을 수 있는 우동이 있었으니 아무래도 오케이.

전시나 놀이 아이디어가 런던의 유명 박물관 어린이 코너와 비슷한 느낌이 많았다.  이 경기도 어린이박물관은 새 시설이니 넓게 만들어져 복잡한 느낌이 없어 더 좋았다.  누가 먼저 건, 어느 곳이 어느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왔던 이런 시설이 많아진다는 건 참 좋다.
(개인적으론 부산 과학박물관 보다도 훨씬 낫더란)

+

이 곳에서 누리 또래의 아이들, 요즘 젊은(?) 부모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기도 했다.  풀어내긴 어렵지만,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을 참 귀하게 열심히 키운다는 생각.  (미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그 정성대로 자라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  예전보다 외부환경이리는 게 절대적으로 많은 시대라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누리의 뒤꽁무니를 쫓아가곤 했다.  지금 내가 당사자여서 그런지 참 어렵기만 하다.

아이들과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추렴해 친구네로 돌아와 커피로 카페인을 충전하고 인천공항에서 혼자 광교까지 버스를 타고온 지비를 마중 갔다.  어찌어찌 만났으나 역시 내 뒤로 숨어버린 누리.

두 팔 벌려도 안아주지 않는 딸님이 서운한 지비.  어쩔 수가 없다.  지난번처럼 울지 않은 게 다행일뿐.

지비의 대형사고(한국으로 가져와야 가족 친구들에게 전할 선물 꾸러미를 들고오지 않았다)로 분위기가 냉랭했던 저녁.  그랬더니 누리도 부러 친한 척, 지비도 더 열심히인 척, 둘이서 친한 척.  그랬다.

아직도 나는 이 사태(?)가 수습이 안되지만 일단 지비는 무사히 도착했다.  허..  눈물이 앞을 가린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