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1547days] 당신이 잠든 사이

토닥s 2016. 12. 13. 18:57

한참 동안 블로그를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 열흘.  누리가 아파 거의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올리자니 블로그가 육아일기를 넘어 병상일기가 될 것 같아 참았다.  아이가 아프면 나의 스트레스 게이지도 올라가서 어디에라도 하소연 하고 싶은 것인지.

누리의 감기인지 독감인지는 거의 다 나았지만 가끔 콜록콜록 깊은 기침을 한다.  그런데 누가보든 애가 지금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태라 어제 오늘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다.  어린이 집에 가면 또 두 시간 내내 밖에 나가 놀 것이 눈에 보여서.  누리가 아프기 전 같이 어울려 노는 아이 두 명이 아파서 어린이집을 며칠 쉬었다.  그 주에 어린이집 선생도 두 명 며칠 결근.  그리고 지난 주 월요일 오후부터 다른 친구 하나와 함께 누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누리의 담당 교사도 아파서 며칠 어린이집을 쉬었다고.  계절이 계절이라서 그런지 독감이 유행인가보다 했는데 생각보다 오래간다.  별로 입맛이 없는지 과자도 먹지 않는다.  이참에 확 끊어? 

이제 좀 여유가 생겨 블로그를 열었다기보다는 며칠 동안 블로그 접속이 안됐는데, 티스토리의 IP 서버 변경으로, 모바일로만 접속하니 그 사실을 몰랐다.  모바일로 접속할 땐 티스토리주소를 이용하고, 컴퓨터로 열 땐 개인도메인을 이용한다.  누리가 오전 9시 반 지끔까지 일어나지 않아 급하게 컴퓨터를 켜고 도메인 업체 설정 페이지와 티스토리 설정 몇 가지 바꾸니 도메인으로 접속이 되긴한다.  어젯밤 손님이 와서 누리가 평소보다 늦게 10시가 다되서 잠들었다.  덕분에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을 가졌지만, 이렇게 늦게까지 자도록 내버려둬도 괜찮은지 모르겠다.



일단 독감은 3~4일 고열로 시작됐다.  기침이 있긴 했지만 그보다 39도에 가까운 고열이 걱정이었다.   그런데 꼭 낮에는 괜찮다가 밤이면 열이 오르기 시작해서 누리도, 나도 그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  누리가 아프지 않아도 나는 자는 동안 2~3번은 깬다.  누리가 아프니 누리도 나도 6~8번을 깼다.  고열이 절정인 날 몇 번 깨는지 세어보자고 마음먹고 세봤다.  2시간 동안 8번을 깼다.  그 뒤에 세기를 포기했다.  그렇게 누리가 며칠 아프니 나도 목안이 깔깔해지기 시작했는데 한 3일쯤 뜨거운 차를 계속해서 들이부었더니 나아졌다.  그 덕에 외출이 어려웠다,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가야해서.




목요일쯤 오랜만에 친구도 만나고, 먹거리도 똑 떨어져 잠시 장을 보러 나갔다.  누리가 영 기운이 없었지만, 바깥 바람을 쐬니 저도 기분 전환이 되는지 기운은 없지만 기분은 좋은 그런 상태.  친구에게서 선물도 받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일어서는데 누리가 연이은 기침을 콜록콜록하더니 코피를 쏟았다.  다행히(?) 지난 주 누리 친구가 아플 때 기침하며 코피를 쏟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기침하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지금까지 그런 일이 없어서 나는 그 이야기가 신기했는데, 누리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마침 만난 친구도 자기도 어릴 때 코피를 숱하게 흘렸다며 대응에 도움을 주었다.  사실 그 순간에 친구가 없었다면 혼자서 감당이 안됐을 것 같다.   코피는 계속 흐르지, 누리는 손에 피를 닦아달라고 하지, 옷은 피로 젖었지.  어떻게 흐르는 코피를 화장지로 틀어막고 급하게 장을 봐서 들어오기는 했는데, 쇼핑목록을 보고 장을 봤는데도 한 두 가지가 빠졌더란.



그래서 남은 지난 주는 조용하게 보냈다.  마침 있던 약속도 줄줄이 취소되서.  약속이 취소될 땐 마음이 그랬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니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주말에 커피마시러 나가면서 마실거리를 찾아보니 지난 번에 한국마트 장보러 갔을 때 사고 먹지 않은 어린이 홍삼음료가 보여서 챙겨 나가서 줬다.  이것도 평소엔 단숨에 마셔버리던 누리인데 잘 마시지를 않더란.  이거라도 박스로 사와서 먹여야 하나 생각 중이다.


+


아.. 누리가 깼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