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World

[hanoi] 하노이 거리

토닥s 2007. 1. 20. 07:51



베트남 여행자들이 꼭 이용하는 씬까페. 신까페는 여행사다. 대중교통 수단이 있기는 하지만 편하지 않은 곳이라 근교 여행을 할때는 씬까페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예약을 하고 정해진 시간, 정해진 곳에 가면 버스를 타고 근교를 여행할 수 있다.
나는 개별여행이 아니어서 대여한 미니버스를 타고 다녔지만, 베트남에 다시 갈 기회가 생기면 이용하게 될 것 같다. 베트남 어느 도시, 어느 동네나 있는 것 같았다.

다음에 베트남을 여행할 기회가 있으면 긴 시간동안 하노이에서 호치민 시티까지 가는 열차를 타보고 싶다. 40여 시간이 걸린다. 타고 가다 내리고, 다시 가고. 꼭 그렇게 여행 할 것이다.




민속박물관 입구에 있었던 모터사이클. 베트남의 이미지는 아오자이와 자전거다. 하지만 대도시에서는 자전거를 탄 무리의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베트남의 서울 하노이보다 큰 호치민 시티에서는 더욱. 모터사이클의 가격은 한국돈으로 100여 만원 정도라고 한다. 거기다 100%로 특별소비세과 부과되어 정말 비싼 물건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타고 다닌다.



모터사이클이 가득한 거리는 한 마디로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그곳에서는 차로 운전하는 것이 더 힘들 지경이다. 더군다나 한국과 다르게 모터사이클이던, 사람이던 꼭 파란 신호에 건너지 않는다. 서로서로 흐름에 무리가 없으면 그것이 어떤 색의 신호라도 상관없다.

베트남에서 길을 건널때 지켜야 할 것은 절대로 뒷걸음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만일의 경우 가던 걸음을 멈추더라도 뒷걸음치면 안된다. 모터사이클 운전자는 작은 틈을 보고 들어오고 대개의 경우 사람은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뒷걸음치면 충돌할 우려가 있다. 번잡한 거리를 가시는 분은 참고하시길.




마침 베트남을 찾은때가 설 연휴였다. 베트남에서는 설 연휴를 떼라고 한다. 붉은 현수막은 당과 정부가 거리에 내건 새해 인사라고 한다. 가끔 읽어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 소리 나는 대로 읽다보면 우리말 중 한자말과 비슷한 음, 의미가 있다.



사랑스런 열대과일들. 가운데 핑크색은 드래곤플룻이라고 하던가. 베트남에선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해본 사람은 한번쯤 봤을지도 모르겠다. 맛은 키위같고 속 생김도 그렇다. 속 색깔이 하얗다는 것만 다를뿐. 키위보다 달고 덜 자극적이어서 좋다.



거리를 걷다 발견한 PC방. 아이들이 오락에 열심이었다. 외국인인 내가 사진을 찍는 줄도 모르고.



하노이 노점에서 먹은 껌. 껌은 볶음밥이다. 베트남에서 처음 먹은 밥이다. 이 밥을 나는 절반도 먹지 못했다. 절반이 뭐야 사실 몇 젓가락 먹고 말았다. 돼지기름으로 볶은 밥에 비위가 상해버렸기 때문이다. 이 여행을 통해서 나도 놀랐다. 나는 첫 여행인 유럽여행에서 가리는 것 없이 모두 잘 먹어 가리는 음식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던 것이다. 돌아보니 유럽에서 먹었던 것은 빵, 파스타, 커피 이런 것들이라 가릴 것이 없었다.

그래도 베트남에서는 음식을 먹을때 끊임없이 시도했다. 끊임없이 시도하고, 실패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그래서 늘 배가 고팠고, 그래서 늘 맥주를 마셨다. 나중엔 지역마다 다른 맥주를 마시는데 재미를 붙여 아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식사에 술을 곁들였다.




베트남 사람들은 대부분 아침을 외식을 한다. 베트남에 도착한 다음날 우리도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갔다. 거리에 먹을 것을 파는 노점상이 많지만 우리는 어느 식당을 골라 들어갔다. 일행이 많기도 하였지만 거리에서 도저히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퍼pho. 베트남에서 먹는 첫 쌀국수여서 반가웠지만 나는 이 쌀국수도 얼마 먹지 못했다. 향차이라고 하는, 한국에서는 고수라고 하는 풀 때문에. 그때 처음으로 나는 향차이를 맛보았다, 너무 힘들었다. 향차이를 특히 좋아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문전에 향차이를 빼달라고 하는 게 좋다. 어떻게 말하냐고? 그냥 "no 향차이"라고 하면된다. 그게 안통할 상황이면 아무리 유창한 영어를 해도 안통하니 그냥 건져내고 먹는 수 밖에.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쌀국수는 지역마다 다르다. 국물을 우려내는 방법은 물론 면이 다르다. 어떤 것은 소면처럼 가느다란 면인가 하면 우동보다는 얇지만 굵은 면도 있고, 칼국수처럼 납작한 면도 있다. 또 볶음 국수도 있고, 비빔 국수도 있다.
쑤언의 말에 의하면 한국의 베트남 음식점에서 내놓는 쌀국수는 모두 태국산이라고 한다.






씨클로. 내가 카메라를 들이댈때마다 1$를 불러 나를 슬프게 했지만 타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어도 어느 누구하나 화를 내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웃을뿐.



횡단보도의 보행정지 신호. 신기해서 찍었다.



하노이에 있는 동안 구시가에 있는 미니호텔에 묵었다. 그 호텔 근처에 사다리를 만드는 곳이 있었다. 이색적인 풍경이라 그냥 찍었는데, 알고 보니 꽤 유명한 곳이었다.



떼의 풍습. 지전과 몇 가지를 태운다. 이런 풍습은 중국과 비슷한 것 같았다.
베트남 사람들은 베트남이 중국문화권이라고 하면 매우 싫어한다. 국경분쟁에 오래 시달린 이유도 있으며,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의 남쪽이라는 베트남, 월남이라는 말도 쓰면 안된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것도 같다. 그래서veitnam이 아니라 viet이라고 해야한다는 말을.




노점에서 먹은 하노이 비어. 하노이 비어는 병맥주와 생맥주가 있다. 꼭 생맥주를 맛보아야 한다는 쑤언의 권유에 따라 생맥주를 시켰다.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하루종일 마신 매연, 모터사이클이 많다보니,이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춘권. 한국에서 먹는 춘권과 다르다. 한국에서 먹는 춘권은 고기를 만두피로 싸 튀긴 것인데, 이것도 비슷은 하다. 그런데 만두피가 다르다. 만두피가 페스트리 반죽같다. 언뜻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하여간 그렇다. 그래서 한국의 춘권처럼 딱딱하지도 않고 맛이 좋다. 이 맛을 잊지 못해 한국에 돌아와 춘권을 시키고 너무너무 실망했다. 그냥 두꺼운 만두피였던 것이다.



하노이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 아쉬워 노점에서의 저녁식사 뒤 미니호텔 근처의 바를 찾아들어갔다. 하노이 비어 생맥주와 비교하기 위해 병맥주를 시켰다. 역시 쑤언의 권유가 탁월했다. 생맥주만큼 시원함이 없었다. 그래도 맛있었다, 한국에서 비슷한 맛을 찾자면 카스?



나만 술을 먹고 다른 사람들은 커피와 파파야를 먹었다. 파파야를 먹은 사람들의 표정은 참 뭐 씹은 표정이었다. 너무 익숙하지 않은 맛이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파파야는 제 맛을 찾아 먹기가 참 쉽지 않다고 한다. 약간만 덜익어도 딱딱하여 맛이 없고, 약간만 더익어도 상한다고. 나도 몇 번의 시도 끝에 제대로 익은 파파야를 맛볼 수 있었고, 그래서 좋아하게 됐다. 그 맛을.



하노이를 떠나던 날 아쉬운 마음에 일찍 일어나 미니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자전거 뒷좌석 가득 실은 야채들만큼 신선한 아침공기, 그리고 사람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 베트남 분단 시기 북베트남의 서울이었던 하노이가 오늘날 베트남의 서울이다.  북베트남이 전쟁에서 이겼으므로 당연한 것도 같다.  하지만 하노이는 정치와 행정의 서울이고, 경제의 서울이 호치민 시티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호치민 시티는 우리에게 사이공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곳이다.  사이공은 남베트남의 서울이었고 통일되면서 다소 정치적인 이유로 사이공이라는 이름에서 호치민으로 이름으로 바꾸게 됐다.  호치민 주석과 구분하기 위해 각종 가이드북에는 호치민을 호치민 시티라고 쓴다.  사이공이라고 불러도 베트남 사람들이 싫어하는 표정을 짓거나 하는 일은 없으나 가급적이면 호치민이라고 불러주는게 좋다.  누군가 서울을 경성이라고 불러봐라, 기분이 좀 그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