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6년

[food] 딸기 크림치즈 케이크

토닥s 2016. 4. 8. 06:29

2주 전 지비의 생일에 만든 딸기 크림치즈 케이크.  사실 만들려고 했던 케이크는 생크림 케이크였다.  간단한 저녁 식사 후 먹기 전까지 생크림 케이크라고 생각했다.  만들면서 크림의 맛을 보기는 했지만, 시판 생크림이라 맛이 그런 줄 알았다.  꼭 오래되서 다 꺼져버린 생크림 같았다.  맛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같았던 건 그 회사에서 만들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먹으면 먹을 수록 이상해서 크림의 포장을 확인해보니 '휘핑된 크림치즈'였다. 




이날은 빵을 구울 때부터 뭔가 잘 풀리지 않았다.  평소에 만드는 머핀이나 케이크는 우리가 기대하는 케이크 빵의 느낌이 나지 않아 케이크 시트지를 사려고 했는데, 원하는 크기가 없었고 그나마도 케이크 시트지가 맞는지 의심이 갔다.  그래서 빅토리아 스폰지 케이크 믹스를 사다 썼다. 

그런데 평소 굽는 케이크들 보다 버터의 양은 작고, 들어간 설탕의 양은 많았던지 실리콘 틀에서 꺼내보니 너덜너덜.  다시 구울까 고민했지만, 시간이 없어 구운 빵을 정리해서 어떻게 케이크 비슷하게 만들어보기로 했다.  대신 층을 만들어 보려던 계획은 포기.







생일 케이크를 만들용도로 유기농 딸기를 주문했다.  그런데 유기농 딸기를 받아보니 크기가 들쭉날쭉.  그것도 당황스러운데 딸기 색깔이 붉은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냉장고에 있던 '그냥 딸기'를 쓰기로 했다.  애초 층층 케이크를 만들 용도로 잘라둔 딸기를 정리한 빵 위에 올렸다.






올려놓고나니 심심해서 피스타치오를 조금 올려주었다.



이때까지만해도 생크림 케이크라고 생각해서 냉장고에 보관할 생각으로 오랜만에 큰 케이크 케이스를 꺼냈다.  이 케이스가 들어갈 공간을 냉장고에 마련하느라 고생했다.  하긴 크림치즈도 냉장 보관을 해야겠지만.




노래는 생략하고, 아직 누리가 모르니, 초 하나 꼽고 생일 기분을 냈다.






누리가 태어나기 전에 한국에서 가족들이 놀러왔을 때 아빠의 생일이 끼여 있었다.  그 때 썼던 초가 아직 남아 있어 사용했다.  일명 꺼지지 않는 초.  결국은 케이크에서 뽑아서 싱크대 물에 담궈야 했다.




만든 케이크의 단면.  케이크라고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이 빵을 다시 반으로 잘라 층을 만들려고 했다면 수명이 한 나흘은 줄어들었을 것 같다.  아직 남은 휘핑된 크림치즈 한 통, 스폰지 케이크 믹스 반이 남아 있는데 뭘 만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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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을 어제 썼는데 업로드 하는 과정에서 티스토리 앱이 에러라면서 써놓은 글을 다 날려버렸다.  어제의 글을 복기해 보려고 했으나 역시 무리.  전혀 다른, 재미 없는 글이 됐다.  다시 한 번 '임시저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게 됐다.  티스토리 미워.(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