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1278days] 아이가 아플 때의 패턴

토닥s 2016. 3. 21. 06:48
누리가 한 3일 "눈이 딱딱해"하며 일어났다.  눈꼽이 끼어 마른 것이었다.  오른쪽 눈이었다.  신생아 때도 꼭 오른쪽이 그랬다.  눈물샘이 잘 발달되지 않아 그렇다고.  여전히 그런가 하고 그냥 두었다.  그리고 그 3일 동안 누리가 정말 코를 많이 골았다.  지비와 내가 잠을 못잘 정도였다.  그래도 물론 자긴 했다.  그게 화근이면서 일종의 징조였다. 
금요일 아침 누리가 퉁퉁부어 일어났다.  원래도 아침엔 조금 붓는 아이이긴 했지만, 금요일 오전에 체육수업 때문에 만난 Y님이 다른 아이 같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열이 난다거나 기침을 한다거나 하는 증상이 없어 어린이집에 갔다.  오후 3시 반 집에 돌아오고보니 누리가 골골골.  두 시간 내내 밖에서 놀았을 언 몸을 녹이면 나아지려나 싶어 따듯한 우유를 줘도 잘 먹지도 않는다.  그리고 낮잠으로 빠져들었다.   뭔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금요일 늦은 오후부터 누리의 체력은 떨어지고 짜증은 늘어만가고 그런 시간이었다.  왜 아이들은 꼭 금요일 오후에 아프기 시작할까?  A&E(응급실)이 있지만 병원에 가기 힘든 주말이 시작될 때 아프기 시작한다.

퇴근길에 벌써 오른 지비에게 연락을 했다.  아이들이 감기, 코막힘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할 때 도와주는 허브 훈증기 vapor/vaporiser를 좀 사오라고.  마침 지하철을 갈아타는 환승역 밖에 슈퍼형 약국이 있다며 지비가 훈증기를 사왔다.  여전히 코를 골았지만 깨지 않고 밤을 보냈다.

밤새 코를 골며 잔탓에 낮에 피곤해 했지만 그럭저럭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시간이 밤으로 갈수록 상태가 나빠지는 누리.  꼭 그렇더라.  아파도 낮엔 잘 놀고, 잘 먹다가도 밤이 되면 더 아프다.  이건 패턴이다, 패턴.

오늘 하루 종일 자기에서 1m도 떨어지지 못하게 징징거리던 누리.  이렇게 아픈게 두 번째인가 세 번째인가 싶다.  어젯밤부터는 열도 나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누리는 열이나면 중얼중얼 헛소리를 한다.  잘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그게 참 무섭다.

어제오늘 이틀 동안 의사의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해열제/진통제), 허브, 코 전용 식염수 스프레이 다 해봤다.  그런데 효과가 없다.  내일 아침이 되면 GP로 전화해 응급 케이스로 예약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면 또 나아지곤 하던데 이번엔 아마도 항생제 처방을 받게 될 것 같다.  축농증처럼 염증이 생겼거나 그 정도에 상응할만큼 코 안이 부은 것 같다.  코로 숨을 쉴 수가 없어 호흡을 입으로 하니 입도 마른다.  그럼에도 꾸준히 코로 호흡을 하려니 무호흡증 환자처럼 자고 있는 누리.  그나마 옆으로 누우면 한 쪽 코로 숨이 쉬어지는지 코를 골며 힘들게 자고 있다. 
오늘도 긴 밤이 될 것 같다.  쉽게 잠들 수는 없겠지만 몇 번이나 깨게 될지 모르는 긴 밤을 위해 일찍 자야겠다.  그리고 지비가 출근하면 혼자서 누리의 짜증을 다 받아내야하니 체력을 비축하는 차원에서라도.

아이가 아플 때 패턴의 마지막은 - 아이가 낫고나면 이어 부모가 아프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