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1210days] 아주 흔한 일

토닥s 2016. 1. 12. 07:17

아주 흔한 일


저녁을 먹으려고 준비를 마쳤는데 누리님이 숨바꼭질을 꼭 하셔야겠단다.  물론 누리님은 지비가 퇴근하기 전 이미 저녁식사를 마친 상태.  늘 하던대로 나는 먼저 먹겠다 하였고, 지비는 내 뒤에 먹겠다 하였다.  식사를 교대로 하는 일은 누리가 아기 때나 지금이나 아주 흔한 일이다.


지비가 한국에 가면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먼저 식사를 마친 엄마나 언니에게 누리를 맡겨놓고 둘이 앉아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여분의 손이 없는 우리는 식사를 교대로 하는 일이 일상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밥을 먹다보니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렇게 손이 가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그런 음식은 할 수도 없다, 한 시간 오븐에서 익힌 음식을 '즐길' 사이도 없이 쓸어 넣듯 5분 만에 먹어야 한다.


드물게 있는 일


하긴 그런 일도 있었다.  누리가 한 18개월 때 암스테르담에 여행을 갔을 때다.  비행기를 놓쳤던 그 여행.  지비의 생일을 기념한 여행이었다.   생일날 저녁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미리 검색해둔 맛집, 이름은 있으나 간판도 없는 작은 레스토랑에 갔다. 

랍스터와 스테이크 반반으로 유명한 집이었는데, 음식을 기다리는 사이 짜증 지수가 높아지는 누리님.  음식이 45분 여 만에 나왔는데 우리는 각각 5분씩 교대로 랍스터와 스테이크 반반을 입 안으로 쓸어넣고 그 유명한 집을 나섰다. 


랍스터를 먹는 일은 아주아주 드물게 있을법한 일인데, 교대로 음식을 입 안에 쓸어넣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네.





오늘 혼자서 저녁을 먹다 문득 생각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