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5년

[life] 텃밭놀이 수확

토닥s 2015. 8. 14. 04:00
정말 요즘은 화분에 물주는 게 일이다. 집을 나가기 전, 들어오고서 바로 물을 준다. 드물게 햇볕이라도 든 날은 한 번 더줘야 한다. 토마토가 '잭과 콩나무' 저리가라로 자랐는데 화분이 작아 품을 수 있는 물이 작으니 조금만 볕이 들면 축 처져 버리고 만다. 우리한테는 일인데 누리에겐 놀이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 뭔가 맘에 안들어 퍼질러 앉아 울다가도 "토마토 물 주러가자"하면 눈물을 닦으며 따라 나선다.

토마토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스툴로 세워놓았다. 토마토가 넝쿨식물처럼 쓰러져 자라고 있다. 오른편은 깻잎.


토마토가 많이 달려도 한참 동안 초록색이라 대체 내가 한국 가기 전 맛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며칠 전부터 몇 개씩 붉어지고 있다. 그제 4개 따서 먹고 오늘은 3개 따서 먹었다. 사먹는 것처럼 붉지는 않지만 향은 진하고 속이 부드럽다. 사먹는 건 속성으로 익힌탓인지 겉은 붉은데 단단할 때가 많다.

2~3일에 한 번 꼴로 6개들이 토마토 한 팩(주로 식사용), 플럼토마토 한 팩(주로 누리 간식용, 한국서는 대추토마토로 불리는듯)을 사서 먹는지라 키워먹는 토마토는 간에 기별도 안가는 간식에 지나지 않지만 내년에도 키울 생각이다.

요즘은 매일매일 키운 깻잎을 먹는다. 파스타에도 허브대신 잘라 넣어먹고, 고기구워 쌈도 싸먹고, 오늘 저녁은 깻잎 넣고 참치 김밥 말았다.
그러는 사이 쑥갓에 꽃이 폈다. 그전까지는 잘라먹고 키우고, 잘라먹고 키우고를 반복했는데 이 꽃까지 핀 쑥갓은 먹어도 괜찮은지 모르겠다. 꽃으로 키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