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5년

[life] 우리에게 어울리는 자리

토닥s 2015. 8. 17. 07:20
지난 주말에 다녀온 런던 한국 페스티벌. 런던 관광의 중심지들 중의 한 곳인 내셔널 갤러리 앞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렸다. 우리는 구경도 하고, 한국음식도 사먹고, 아는 분들도 만나면 커피나 한 잔 할까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갔다. 그런데 너무 사람 많고 너무 시끄러웠다.

한 2~3년 전 런던 탬즈 페스티벌 안의 한국 행사들은 참 볼 거리 많고 즐길 거리가 많았다. 아기자기 코지한 분위기였는데 지난 주말 한국 페스티벌은 규모만 큰 보여주기 행사 같았다. 우리는 사람에 질리고 소음에 질려 아는 분을 만나 인사만 나누고 이웃하고 있는 코벤트 가든으로 갔다.


코벤트 가든 역시 일년 내내 관광객도 많고 사람도 많은 곳이지만 커다란 소음의 한 가지 행사가 그곳을 지배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거리의 퍼포머들은 있지만. 그게 코벤트 가든의 멋이며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코벤트 가든으로 향했던 이유는 매그넘이라는 아이스크림 팝업 스토어(임시매장)에 가기 위해서였는데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원래부터 있던 이탈리안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손에 들고 써머셋 하우스로 가서 커피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왔다.

트라팔가 광장에서부터 함께한 친구 헤롤드와 헤어져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마침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을 타는 역 앞 공원에서 전역군인을 위한 밴드가 공연 중이었다. 사람들은 잔디밭에 앉아 커피나 가벼운 술 한 잔 정도를 마시며 공원 가득한 음악을 들으면서 햇볕을 쪼이고 있었다. 우리도 그틈에 잠시 끼어 앉아 음악을 듣다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이제 우리들에게 어울리는 건 이런 곳이 아닐까 그런 이야기와 생각들을 나누면서.


우리가 나이가 든 걸까? 하긴 나는 20대 초반에도 시끄러운 술집은 싫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