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5년

[book] 416세월호 민변의 기록

토닥s 2015. 6. 4. 07:0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2014). 〈416세월호 민변의 기록〉. 생각의길.


세월호와 관련해서 나는 많은 글이나 뉴스를 보고 읽지는 않았다.  그리고 희생자와 관련된 이야기는 정말 의도적으로 피했다.  많은 글이나 뉴스를 중복해서 읽으며, 그리고 가슴 아픈 희생자들의 사연을 읽으며 감정을 증폭시켜 나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갑게 이 사건을 보고 기억하고 싶었다.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내가 주문한 책들과 함께 한국에서 언니가 보내 준 책이다.  책을 받아들고 망설이다 받은 책 묶음 중에서 가장 먼저 골라들었다.


세월호와 관련한 뉴스들, 글들을 따라 읽은 사람이라면 새로울 것이 없는 책이다.  조금 차분한 목소리로 묶어낸 기사 같기고 하고, 조금 쉽게 풀어낸 법정 공방문 같기도 하다.  차분하고 쉽게 써내려간 하지만 다시 한 번 이를 앙다물게 하는 내용들을 읽어내려가며 세월호를 기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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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있고 며칠 지나지 않아 안산 단원구가 집인 이를 만났다.  한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알게 된, 누리 또래의 아들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 엄마였다.  만나기로 한 약속은 그 사건이 있기 전에 잡혔다.  '집이 안산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어 만나자 말자 물었더니 "아 맞아요.  친정이 단원구 그쪽이예요.  다들 고만고만 어렵게 사는 집 애들이예요." 한다.  "그렇구나.."하면서 이야기를 듣는데, 그이의 첫말 다음 두번째 말이 이거였다.  "그런데 보상금이 6억이라면서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표정이 관리가 안됐다.  어찌어찌 그 순간은 그 보상금 대화를 끝으로 넘겼다.  그리고 그날 지비에게 그 아이 엄마와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사람과는 친구도, 아는 사람도 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뒤로 연락도 뜸해지고 만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몇 개월이 지난 뒤 알게 됐다.  지난 시사 팟캐스트를 몰아듣고 있었는데, 거기에 초대손님으로 온 이가 사고가 난 날 저녁 뉴스 방송에서 보상금 6억 타령을 했다며 열분을 토했다.  아직 그 속에 생존자가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뒤늦게 '그 아이 엄마'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셈이다.  다 쓰레기 같은 방송 때문이다.


사람들은 세월호를 그렇게 접했고, 그렇게 기억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유가족들이 보상타령을 한다고 소셜네트워크에서 사납게 댓글을 다는 사람들과 분위기가 조금 이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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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같은 정보, 정보라고 부르기도 곤란한 지경이지만, 속에서 사건을 제대로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처지를, 아픔을 이해할 사람다운 마음이라도 가졌으면 한다.  오늘 소셜네트워크에 떠도는 사진/기사에 그런 게 있었다.  세월호 진실 규명을 위해 단식기도회를 하는 신부님들이 바라는 건 '대통령이 그냥 사람되었으면..'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