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842days] 누리이모

토닥s 2015. 1. 9. 06:31

페이스북으로는 사진이 올라갔지만 블로그엔 올릴 겨를이 없었던 근황.





1월 1일 6개월을 기다렸던 작은 언니가 왔다.  그리고 정신 없는 6일이 흘러갔고, 언니는 원래 방문의 목적인 친구들과의 터키여행을 위해 어제 이스탄불로 날아갔다.


공항에서의 지루한 기다림 뒤에 이모를 만난 누리는 바로 "이모! 이모!".  심지어 잡아준다는 내 손마저 내팽겨친 누리.  1년 전에 본 이모를, 가끔씩 스카이프로 얼굴 본 이모를 기억해서가 아니라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리에게 '이모'가 되니까 그 호칭이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다.  모른다, 1년 전의 얼굴을, 화면으로 본 이모의 얼굴을 기억하는지도.




런던 아이와 런던 아이 (2014)


6일 동안 시차로 고생하던 언니를 부지런히 괴롭힌(?) 누리.  언니가 떠날 때, 공항에서 헤어질 때 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공항에서 쿨하게 "빠이"하고 헤어져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가판대에 놓인 아이들 잡지를 사달라고 울고불고를 하기는 하였다.  누리야, 이모가 들으면 서운해 하겠어.


나보다 빨리 '이모'를 잊은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이모가 묵었던 방을 지날 때마다 "이모"하고 부른다.  혹시나 기대할까봐 나는 "이제 이모 없어"라고 말해준다.  그 말은 나를 향한 것 같기도 하다.  다시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미뤄둔 숙제 - 누리의 머릿카락을 잘랐다.



어제는 지비가 아들같이 잘랐다고 뭐래더니, 오늘 보니 귀엽단다.  너무 짧게 자른 건 아닌가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