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815days] 이 아이가 노는 법

토닥s 2014. 12. 13. 09:24

뜨로잉 뜨로잉


누리가 가장 많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크레용이다.  심심하면 "뜨로잉 뜨로잉drawing drawing"이다.  부피도 크지 않고 (비록 달그락 소리가 나긴 하지만), 지우기도 쉬워 외출 할 때 꼭 챙겨가는 장난감이다.





늘 열심히 낙서를 하고 "티슈 티슈"를 외치는 누리.  잘 지워지는 소재의 크래용이라 누리도 지울 수 있다.  IKEA에서 산 아이용 테이블은 테이블 기능 51% 낙서를 위한 그림판 기능 49%를 하고 있다.  오늘도 이 테이블 위의 낙서를 지우며 참 잘샀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 곳에나 낙서를 하기 시작하면 내가 노트를 주고 거기다 그리라고 한다.  그러면 날더러 그림을 그리라 한다.

(좀 곁가지인 이야기지만, 이틀 전 누리가 하얀 우리 집 벽에 크래용으로 낙서를 휙~ 베이지톤 소파에도 크래용으로 낙서를 휙~ )

요즘 주로 그리는 그림은 바로 세서미 스트릿의 쿠키몬스터.  영국 BBC의 유아채널 Cbeebies에서 미국 세서미 스트릿의 캐릭터들로 퍼체스터 호텔 Furchester Hotel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10분짜리 프로그램인데 누리가 잘 본다.  여느 캐릭터보다 정말 몇 초 나오고 마는 쿠키몬스터를 좋아한다.  그래서 외출용 장난감으로 작은 피규어도 하나 사줬다.




날더러 그리라고 하고서는 끝나기가 무섭게 그 위에 덧칠을 해버리는 누리.  그리고서는 다음 장 넘겨 또 그리라 한다.  그렇게 매일매일 하루에 열 번 이상 쿠키몬스터를 그린다.



이건 내가 그리다 만 쿠키몬스터와 그 비슷하게 그려보려 한 지비의 쿠키몬스터.  누리가 그린 게 아니다.  누리는 그저 덧칠만.  하지만 누리나 지비나 거기서 거기.


슈라이드 슈라이드


매일 저녁 나와 지비가 교대로(?) 밥을 먹기가 무섭게 넓지도 않은 거실을 "런 런run run" 외치는 누리.  빙글빙글 10분쯤 돌고 나면 나와 지비더러 소파에 앉으란다.  누리가 착해서 우리더러 쉬라는 게 아니다.  다리를 이용해 미끄럼을 태워 달라는 것이다.  어느 날 낮에 내가 한 번 해줬더니 매일 매일 해달란다.  내 다리는 짧아 성에 차지 않았던지 지비에게도 해달라는 것인데.  지비는 요령이 없어 누리가 만족스럽게 미끄럼이 태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지비를 소파에 나란히 앉혀놓고 자기 입맛에 골라 번갈아 탄다. 



다리를 이용해 어떻게 미끄럼이 태워지냐고.  궁금하면 귀찮더라도 아래 슬라이드 참고.

(집이 왜 이렇게 지저분해. )



01234


누리는 이러고 놉니다.



그래서 우리도 연말 세일 때 실내용 미끄럼틀을 사볼까 하는데, 높은 것 말고 어른 무릎 정도 높이의 작은 것, 누리가 잘 가지고 놀지 모르겠다.  겨울만 어떻게 버티면 봄, 여름, 가을은 놀이터 나가 놀면 되는데 겨울이 정말 견디기 힘들다.  누리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방놀이 세트, 작은 주방 모형,를 사볼까 했는데, 이건 좀 고민이 된다.  듣자하니 이 주방놀이 세트가 있으면 엄마가 음식 할 때 아이들도 옆에서 요리한다면서 주방놀이 세트를 가지고 논다는데.  그럼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무리 리얼한 장난감 (이런 것들은 더 비싸다, 리얼할 수록)이라도 실물보다 리얼할 수는 없기에 주방놀이 세트보다 여전히 실제 주방에 관심이 높을 수도 있다.  주방놀이 세트는 물이 안나오니까.  그럼 비싼 주방놀이 세트가 무용지물.  아까워 아까워.


장난감을 많이 사주지 말자는데 지비와 의견을 같이 했고 (돈도 없다) '비교적' 장난감을 잘 사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한 두가지 사보니 왜 사람들이 장난감을 그렇게 많이들 사는지는 알겠다.  비록 아이들은 장난감에 2~3일이면 실증을 내지만, 새로운 장난감을 계속 공급해줄 여력만 된다면 부모가 아이를 좀 편하게 둘 수 있는 것 같다.  남들 다 아는 걸 혼자서 뒤늦게 깨닫는건가 싶다만.

그런데 분명한 건, 아이들은 장난감보다 뛰어노는 걸 더 좋아한다.  그게 밖이 되었든 집안이 되었든.  그걸 알지만 같이 뛰놀기에 엄마가 너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문제다.  끙..대다[각주:1].

  1. '힘들다'의 부산 경남 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