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place] 씨라이프 런던 아쿠아리움 Sea Life London Aquarium

토닥s 2014. 11. 18. 07:16

씨라이프 런던 아쿠아리움


얼마 전에 언급한 멀린 패스 Merlin Pass[각주:1] 구입 이후 알뜰한 당신 지비는 주말마다 어디로 갈지 열심히 고민한다.  우선 순위엔 런던 근교 동물원이 올라 있는데,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와 선약 관계로 이번 일요일은 런던 아쿠아리움으로 결정.  선약에 앞서 아쿠아리움으로 고고.





사실 나는 한 2주 전 평일 Y님과 Y님의 딸 S와 함께 한 번 왔었다.  머린 패스로 친구 할인이 가능해서 마침 중간방학을 맞은 S가 아쿠아리움을 좋아한대서 같이 길을 나섰는데.  중간방학인 관계로 사람이 너무 많았다.  더군다나 나 혼자서 누리를 데리고 갔던터라 사진은 커녕 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다시 오면 된다고 생각해서 그냥 서둘러 나왔다.

어제는 비가오긴 했어도 일요일이라 잔뜩 겁을 먹었는데, 훨씬 한산했다.  덕분에 찬찬히 둘러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  오후에 있는 모임 시간이 2시여서, 모임 직전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늦은 아침을 먹여 데리고 나섰는데 늘 점심을 먹던 시간이 되니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각종 어류들이 있었으나 우리는 fish(물고기), big fish(큰 물고기), small fish(작은 물고기)로 설명해줄 능력뿐.  어두운 탓에 사진들은 다 건너뜀.




지난 번에 왔을 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뒷통수도 구경하지 못한 펭귄.  이번엔 유리창에 붙어서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녀석들이 어찌나 날쎈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물 흐르듯, 산책하듯 구경하고 점심 먹으로 고고.

(그래도 구경에 1시간 반 정도 소요된 것 같다)




누리는 이제 눌러서 구운 햄치즈 토스트를 먹을 수 있다.  그 덕에 나들이에 더 이상 누리 밥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된다.  어찌나 편한지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기저귀며, 음료수며, 여벌 옷이며, 과자며, 장난감이며 누리 짐만 한 가방이다.  우리 짐이라곤 지갑과 휴대전화 정도.


11월 런던 세월호 침묵시위


매달 16일에 가까운 주말 런던 트라팔가 광장 내셔널갤러리 앞에선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침묵시위가 2시부터 4시까지 열린다.  우리는 이번까지 포함해서 3번 정도 갔다.  사실 갔다고는 해도 집중력 5분이 안되는 누리가 있어 "안녕하세요" 인사만 하고 광장 이리저리를 누리에게 끌려 다니거나, 먼저 자리를 떠야 했다.








마지막 사진(위) R Park님


많지 않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만들고 계시다.  나는 "안녕하세요", "안녕히계세요"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떠야하는 처지지만, 그럼에도 가능한 얼굴을 비추려고 한다.  비록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지는 못해도, 그 분들이 계속 그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등 떠밀기' 위해서.


세월호에 관해선 따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건 곧 & 따로.


오해


주중엔 내가 누리를 데리고 공원이며 수영장을 가고, 주말엔 함께 또 나들이를 가니 나를, 혹은 우리를 무척 부지런한 커플이라고 주위에서들 생각한다.  오해다.  우리는 그저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창의적으로 놀아줄 능력이 안될뿐이다.  그러면서 누리가 TV를 많이 보는 건 싫고.  그래서 날씨만 허락하면 데리고 나가는 편이다.



창의력이 부족하기로는 나나 지비나 막상막하지만, 굳이 서열을 따지자면 지비가 좀 나은 것도 같다.  어제 후식으로 먹을 빵을 굽는다고 열심히 버터를 저어주다 지비가 불러서 뒤돌아보니 펼쳐진 광경.


누리가 이렇게 반듯하게 놓지는 못한다.  지비가 놓기 시작하니 따라하는 누리.  그리고 지비가 다시 교정.  가끔 접어주는 색종이를 이렇게 쓰네.

어제 이런 놀이(?)가 있고서, 오늘 낮에 누리가 다시 반복했다.  내가 같이 해주지 않으니 시들.  그러더니 응용버전을 혼자 만든 누리.



(예전보다 많아지긴 했지만) 장난감이 없으니 이러고 논다.

  1. 런던아이를 비롯 영국의 각종 테마파크, 아쿠아리움, 레고랜드를 무제한 입장 가능한 패스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