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772days] 가을산책

토닥s 2014. 10. 31. 07:27

둘이서 산책 - Chiswick House


여느 해보다 기온이 높고 맑았던 9월이 지나고 10월은 비, 비, 비, 그리고 비였다.  비 때문에 힘든 10월이 끝나가는 요즘은 그래도 비오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번갈아 나온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은 잽싸게 누리를 데리고 수영장도 가고, 식물원도 가고 그런다.  운전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누리와 운신의 폭이 좀 넓어지긴 했다.  문제는 집에서 10분 거리에 제한된다는 데 있지만.  그 거리도 멀어지겠지.


오늘은 늘 만만한 Chiswick House로 산책을 갔다.  늘 만만한 이유는 주차가 쉽고, 공간이 그렇게 넓지 않아 아이와 걷기 적당한 산책 공간이며, 좋은 까페가 있다.  심지어 까페 앞에는 놀이터까지!


새로 산 장화를 개시했다.  장화는 언제나 쇼핑 목록에 있었지만, 사지 않은 항목이었는데 요즘 누리와 다녀보니 꼭 필요하겠다 싶어서 구입했다.  산책할 때 풀밭으로, 질척한 흙 위로 걸으려는 누리를 말리는 게 일이었는데 이젠 마음대로 걸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누리는 그래서 좋다기 보다는 새 신발이라서 좋아하는 것 같았지만.





크록스의 핸들 잇 레인Haddle it rain이라는 제품인데, 사이즈가 소개된 것과 맞지 않아 두 번 주문했다.  누리는 영국 사이즈 7(또는 6.5)을 신어서, 안내된대로 C7을 주문했더니 택도 없이 작다.  C7은 영국 사이즈 6과 같다.  그래서 C8로 다시 주문했는데 딱 맞다.  발은 여유가 있는데 발목 부분이 딱맞아서 신고 벗기가 뻑뻑한 정도.  그게 이 신발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 겨울만 겨우 나지 싶다.  아이들 신발은 여유가 있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큰 신발을 신기면 안된다고 해서 가능하면, 욕심없이, 맞는 사이즈로 신긴다.

크록스의 특성처럼 딱딱한 소재다.  다음엔 좀 부드러운 소재를 시도해봐야겠다.



그래도 오늘은 라떼를 마실 여유를 주신 고마운 누리님.






당췌 사진 찍을 틈을 주지 않는 누리.  정말 새신을 신고 폴짝폴짝.


비 + 흙 + 낙엽 냄새가 섞여 슴슴했던 가을산책.  자주 가야지.


저염 아기식단


아기만 저염 식단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무엇보다 신경쓰는 부분인데 이게 참 어렵다.  설탕은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다.  누리는 아직 과일, 쥬스 외 단맛을 모르기 때문에.  빵도 식빵만 먹는다.

한국에서는 된장, 간장 그리고 김치 같은 염장음식 때문에 저염 식단이 어렵겠지만, 여기선 치즈가 문제다.  아무리 찾아봐도 한국처럼 아기용 치즈가 없다.  주변에 아기 엄마들에게 물어봐도 "그냥 마일드 체다치즈?  화이트치즈?"라고 답하거나 어린이용 치즈를 먹인다고 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 어린이 도시락용 치즈들도 포장이 작다뿐이지 저염 치즈가 아니다.  저지방 치즈는 많은데, 저염 치즈가 없다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  심지어 미국에도 있는 저염 치즈.

생모짜렐라가 염분은 낮지만, 그래서 가끔 먹이긴 했는데, 이 치즈를 먹으면 꼭 묽은 변을 봐서 이젠 잘 먹이지 않는다.  에멘탈치즈가 비교적 염분이 절반 수준으로 낮은데(내가 가는 마트 브랜드에서는) 그래서인지 누리도 그닥 즐기지 않는다.  음식을 할 때 소금을 줄인다고 줄이면 음식이 맛이 없다.  하여간 그렇게(저염으로) 음식을 먹다보니 누리는 짭쪼롬한 과자를 좋아한다.  역효과라고 할까.


오늘 국을 끓이기 위해 다시용 멸치를 꺼냈는데, 하나 달라고 매달려서 '먹겠나?'하면서 하나 줬는데.  짭짤하니 입에 붙는지 잘 먹는거다.  그래서 결국은 다시 뺏었다.





제법 먹었다.


남들은 어떻게들 먹이는지 늘 궁금하다.


청소 中


예전엔 내가 청소를 하면 자기 의자에 앉아서 발만 대롱대롱 들었는데, 아니면 쇼파에 계속 앉아 있거나, 요즘은 따라다니면서 막대 걸레를 달란다.  주면 5~10분 뒤엔 제 풀에 지쳐서 달라면 순순히 준다.  우리는 누리의 이런 변화된 모습에 청소용구 장난감을 사줄까 생각도 해봤다.  장난감 가게에 가서 가격도 확인해봤었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장난감을 늘리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들었던 장난감을 내려놓고 돌아왔다.  덕분에 누리가 막대 걸레로 장난을 치는 순간 나는 잠시 앉아 쉰다.  고맙구먼.



배변 훈련


진작에 시작하긴 했지만, 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배변 훈련은 어느 정도 언어가 된 다음 해야 한다기에 두 돌까지 미루었는데, 누리의 지금 수준은 배변 후에 말해준다.  늘 배변 전에 말하라고 기저귀를 갈면서 말해주지만, 그 말은 너무 어려운지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  그래도 조산사의 권고처럼 기저귀를 갈 때 잠시 아기 변기에 앉혀준다.


어제는 아기 변기에 앉혀놓고 방에 기저귀를 가지러 갔다.  마침 서랍에 넣어둔 기저귀가 바닥나서 새로운 포장을 뜯고 하는 사이 좀 시간이 걸렸다.  그래봐야 1분 미만.  있던 자리로 돌아가니 누리는 온데간데 없고, 변기에 인형이 앉아있다.  거기다 저처럼 옷까지 벗겨놓고.  그냥 웃어야지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