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749days] 두 돌 발달 리뷰 2years developements review

토닥s 2014. 10. 8. 06:32

정확하게는 두 돌하고도 3주를 더한 시점에 이루어진 발달 리뷰.  사실 지난 주에 예약을 했는데, 커뮤니티 건강센터[각주:1]에 도착하고 보니 담당자가 결근이란다.  그래서 나에게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나는 받지 못했다.  지나서 보니 그 시간은 내가 벌써 커뮤니티 건강센터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있는 시간이었다.  애를 데리고 거기까지 왔는데 낭패였다.  상대방도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지 오후에도 전화해 가까운 시간을 잡아주려고 하였으나, 그 시간엔 이미 선약이 있었다.  다시 예약시간을 잡아 금요일에 전화해 주겠다고 했지만, 금요일에 전화화서는 이번주에 시간을 못잡을 것 같다고.  그런데 어제 오후 전화가 와서 오늘, 내일 시간이 되냐고 물어서 오늘 오전 바로 가게 되었다.



이젠 유모차를 잘 타지 않는 누리.  혼자 걷는다고 손도 잡지 말란다.  그러면 좀 빨리 걷듣지..





차례를 기다리며 어른들의 잡지를 탐독하는 누리.  더러 아기와 개 사진이 있어 열심히 봤다.


두 돌 발달 리뷰


두 돌 발달 리뷰라는 게 별 거 없다.  지비의 불만처럼 혈액 검사를 하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키와 몸무게를 재보고 나머지는 문답으로 진행된다.  한 질문 40개쯤.  Yes 또는 No 밖에 대답할 수 없는 질문.  이거 참 문제다.  일전에 갈비뼈가 아파서 응급전화를 했을때도 Yes 또는 No만 대답할 수 있는 질문 역시 40개쯤을 묻더니만.





첫 돌 발달 리뷰 때와 다른 게 있다면 누리에게 태스크task가 주어줬다.  작은 테이블에 블록, 퍼즐, 색연필과 종이가 있길래 아이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것인줄 알았는데 아이가 해내는지, 관심있어 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당연히(?) 수줍은 누리는 블록, 퍼즐은 못해내고 소심하게 내 다리만 붙잡고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서 주어진 것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쌓아야 하는 블록은 줄세우는데 그쳤고, 퍼즐은 한 번에 해내고 흥미를 잃어버렸다.  이런 과정이 벌어지는 동안 커뮤티니 간호사의 말이 나도 잘 안들릴 정도의 공사 소음이 열려진 창문으로 들렸다.  그런 환경 제외하고 '산만한 아이'로 기록되는 건 아닌지.  그래도 찡찡대지 않고 30분 잘 참아주었다.


Yes 또는 No로 대답하다 대화가 이루어진, 간호사의 입장에서는 어드바이스 부분은 식사부분.  어른 밥을 먹지도 않으면서 아예 아기 밥도 먹지 않는 누리.  그리고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상황.  어드바이스는 어드바이스일뿐 내 실생활에는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들만 오갔다.


그리고 누리의 언어 발달에 관해서도 약간 이야기를 나눴다.  누리 정도 나이면 두 단어를 이용한다고 하지만, 영어 단어 몇 개와 한국어 몇 마디만 외마디로 외치는 누리.  그래도 나는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말자..고 또 다짐했다.

다른 아이와 견주었을 때 누리의 언어는 한참 뒤쳐져 있지만, 요즘 누리의 변화에 우리는 많이 놀라고 있다.


매직 언어 - PLEASE!


예전엔 뭔가를 더 먹고 싶을 때,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냥 more(더)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젠 please(해주세요)라고 말한다.  누리 발음으론 '프-즈'.  그 외에도 특별히 가르치지 않은 단어 - shoe(신발), bike(자전거) 같은 말을 해서 우릴 놀라게 한다.  사실 우리는 각자의 언어로 누리와 대화를 할 뿐 언어를 가르치지는 않는다.  나는 그 어느 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귤을 몇 번 반복했더니 저녁엔 '큐' 달란다.  내일이면 잊어버릴 단어일지는 몰라도 그 '큐' 뒤에 누리가 please를 덧붙이면 아무리 귤을 많이 먹었대도 내가 거절할 수가 없다.


11.900kg / 90cm


두 돌 + 3주 된 누리의 몸무게와 키.  두 돌 발달 리뷰라는 건 큰 의미는 없다.  그저 내가 잊은 백신 같은 건 없는지, 이 시기에 받아야 할 치과 검진 같을 걸 상기시켜주는 게 모두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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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간 커뮤니티 건강센터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옆 구(Borough)에 속해 있다.  그래서 거기서 준 아동센터들의 프로그램 정보는 나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우리가 세 개의 구가 만나는 지점에 살고 있고, 우리가 등록된 GP가 옆 구에 속해 있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참 번거롭다.  






하여간 그 커뮤니티 건강센터가 있는 동네는 집에서 멀지는 않지만 생활반경이 아니라서 가지지 않는 곳인데, 약간 우범지역이기도 하고, 우연히 태권도 도장을 발견했다.  지비가 5살되면 아이키도를 시킨다니 우리에겐 해당사항이 없지만 좀 신기했다.  나는 만약 태권도를 시키게 되면 멀긴해도 한인타운의 태권도 도장에 보내고 싶다.  한국말 할 수 있는 친구 사귈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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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돌 발달 리뷰 후 받은 책.  새로운 건 다 좋아한다.


푸와 슈슈 -  배변훈련


오늘 커뮤니티 간호사와도 이야기 나눈 것이기도 한 배변훈련.  세면대 앞 발딛음판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아기 변기를 벌써 사두었다.  반년까지는 안되고, 한 4-5개월 전에.  그 동안은 발딛음판으로만 썼는데 정말 어제 깨끗이 닦고 건전지를 넣었다.  아기가 소변을 보면 액체(?)로 전류가 흘러 소리가 나오도록 되어 있다.

배변훈련은 어느 정도 언어가 되어야, 최소한 '응가' 정도라도, 가능하다기에 신경쓰지 않았다.  여기선 만 2-3살에만 기저귀 떼면 '그럭저럭'에 포함되는 정도라서.  얼마 전까지 누리는 대변을 본 후 '푸(poo)'라고 말했다.  요즘들어서는 기저귀에 소변을 본 후에도 '푸'라고 말한다.  가장 좋은 건 대/소변을 보기 전에 말해주는 것이겠지만.  그래서 늘 그렇게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소변은 '푸'가 아니라 '슈슈'라고.  이건 폴란드어인가?  영어는 '위위'인데.  일단 한국말의 '쉬'와 유사하니 수용하는 걸로 하자.





어제 닦아놓고 누리를 앉혀봤다.  너무 좋은 나머지 욕실에 있던 변기를 거실로 이동시킨 누리.  오늘도 기저귀를 갈 때마다, 비록 대/소변 전이 아니라 후였지만, 한 번씩 앉혀주었다.  어느 날엔가 소변을 본 후 소리가 나오면 누리가 얼마나 좋아할까.  나도 그러면 정말 좋겠다.  흑흑..

  1. Community health centre는 보건소 격인 GP와는 조금 다른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의 역할과 비교해보면 GP는 개인의원에 가깝고 도리어 community health centre가 보건소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까지 공공의료라는 차원에서 GP를 보건소 격이라고 설명해왔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