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는 여전히 아프다. 주어진 항생제를 계속해서 먹고 있고, 해열제/진동제도 계속해서 먹고 있다. 다행히 밥은 조금씩 먹는다. 그래도 아프기 전 먹던 양의 절반 정도만 겨우/억지로 먹는다. 우유도 안먹으려던 지난 주에 비하면 나아졌다 싶지만, 그래도 다른 감기들에 비하면 참 회복이 더디다. 집에서 TV만 열심히 보다, 도저히 못견디면 가까운 곳 산책을 나간다. 30분도 잘 걷던 누리인데, 10분도 안되서 자기가 안아달란다. 보통 땐 안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던 아이인데. 그래도 옆/앞에 붙어 앉아 짜증만 내던 지난 주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 집에서 혼자 놀기도 하니까. 혼자 놀기 새로운 장난감은 두 살 생일 선물로 받은 스쿠터.
두 살 생일 선물 스쿠터 (2014/09)
3-5세용이라서 사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주변에 누리만한 아이들이 다 가지고 있고 누리도 무척 관심이 많아서 사줬다. 남자아이들은 누리보다 어려도 벌써들 타기 시작한다. 이 스쿠터 브랜드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영국의 국민장난감'인데 스위스 제품이다. 스쿠터는 온라인으로 사고, 헬맷은 동네 아동의류 매장에 가서 씌여보고 사주려고 함께 주문하지 않았는데(여기 아이들 사이즈 생각하고 주문하면 작을 것 같아서) 누리가 아파서 나가지를 못했다.
올 가을겨울은 실내용으로 타고, 집이 좁지만, 내년 봄에나 실외용으로 탈까 했는데 처음엔 가누지도 못하더니 며칠 만에 벌써 탄다. 날씨 더 추워지기 전에 헬맷 사서 밖에서 타도 될 것 같다.
아파도 집안에서 맹연습한 결과 어제는 드디어 탈 수 있게 되었고, 오늘은 더 자연스럽게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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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딸처럼, 딸은 아들처럼 키우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라서 누리를 '핑크'로 혹은 '여자아이'로 키우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요즘 서랍에서 원피스/원피스형 셔츠를 꺼내와 입혀달라고 떼쓰는 누리. 완전 놀라고 있다. 즐겨 입혔던 옷들도 아닌데 '왜?'하면서. 너무 입히지 않은 반작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