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taste] 웨이크허스트 Wakehurst Place

토닥s 2014. 9. 8. 07:24

큐가든 회원에 가입하면 큐가든 외 웨이크허스트Wakehurst란 곳도 (무료로) 갈 수 있다.  이런 기회를 지비가 놓칠 일이 없다.  그러나 거리가 상당해서, 지난 봄 웨일즈에 다녀오고서 누리와 1시간 이상의 이동이 필요한 여행은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주말에 가 볼 곳에 끼지 못했다.  그러다 푸우 코너 Pooh Corner라는 곳을 발견하고 가보자고 지비와 이야기했는데, 알고 보니 그 푸우 코너가 웨이크허스트와 20~30분 거리라서 함께 가보기로 했다.


큐가든이 식물원이라면, 웨이크허스트는 잘 가꿔진 (공원 규모의) 정원을 가진 대저택 정도.  엘리자베스 1세의 집이라고 한다(맞나?).  마침 우리가 간 토요일 이벤트로 저택, 보통 mansion이라고 한다,이 일반인에겐 출입이 허용되지 않아 둘러보지 못했다.  그냥 맨션 주변 정원만 설렁설렁 둘러봤다.





얼마 전에 읽은 책이 있어 눈에 확 들어오는 빵집.  그런데 주말이라 그런지, 문이 닫혀 있었다.


웨이크허스트는 잘 가꿔졌지만, 아무래도 위치 때문인지 큐가든에 비하면 '절간' 같이 조용했다.  규모에 맞는 까페 등 편의 시설이 있었지만, 사람이 없는 관계로 마치 까페가 너무 많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맨션의 후면 또는 측면.




맨션의 전면.  예약된 이벤트가 결혼식인 모양인지 준비가 한참이었다.





지비처럼 뛰어보라니 웃기만 웃고 말 안듣는 누리.








밀레니엄 씨드 뱅크, 씨앗은행.  영국내 식물 종 보호 차원에서 씨앗을 수집-보관하는 프로젝트.








씨앗이 수집되서 처리를 거쳐 보관되는 전체 과정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실험실(?)인데 유리로 되어 있어 안에서 하는 일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말인 관계로 과학자들은 없다는.


지비와 영국 사람들은 이런 일(?) 참 잘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돈 안되는 일, 하지만 가끔은 의미가 있는 일.  이런 일에 영국 사람들은 한 사람의 후원자가 되는 일을 즐긴다.




웨이크허스트에서 길로 다니지 않고 아직 이슬(혹은 비)이 남아 있는 풀 위로 걸어다니다가 샌들을 신은 누리의 양말이 젖었다.  앉을 자리를 보자 말자 엉덩이 깔고 앉아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겠다는 누리.  우리는 영국 사람들의 필수품인 장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누리의 쇼핑 리스트에 올려야겠다.








그리고 웨이크허스트 자연의 풍경들.  사실 우리가 돌아본 부분은 웨이크허스트의 1/5정도에 불과하다.  맨션과 씨앗은행을 제외하곤 잘꾸며진 산책길 같아서 생략하였다.  지비는 기회가 되면 내년 봄에 다시 와보고 싶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계절이나 때가 문제가 아니라 누리가 그 곳까지의 이동시간을 견디느냐 마느냐가 재방문의 열쇠가 될 것 같다.


런던에 며칠 다니러오는 사람이 이곳까지 가긴 어렵겠지만, 정원에 관심이 많다면 가볼만한 곳이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런던의 외곽 뉴몰든에서 더 남쪽 방향으로 45분에서 1시간 거리, 물론 차로.


☞ 구글지도 https://goo.gl/maps/6ywK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