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670days]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토닥s 2014. 7. 21. 07:07

늘 그렇지만 평일보다 (약간) 빡센 주말이 다 가고 있다(휴-).  혼자서 누리랑 씨름하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고요한 평일이 그리워질 때 주말이 다 간다.  그리고 평일에 지쳐갈 때 다시 주말이 온다.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산다.  이번 주말은 나는 정말 빡셌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지비는 알찼다고 평가하고 있다.  둘의 차이는 나이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토요일


드디어 누리의 수영 여름 세션이 끝나는 날.  지난 3개월 동안 토요일을 반납한채 지냈다.  누구보다 물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누리와 애쓴 지비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  12-18개월 때는 수영을 무척 즐겼는데, 그 뒤 3개월 간 휴식을 가지고 다시하니 너무 싫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비는 다음 세션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고 계속 하자고 고집을 피웠다.  그래서 9월에 시작되는 세션은 나와 지비가 5:5로 나눠서 하기로 했다.  마지막 수업이 되어서야 물을 즐기기 시작한 누리.  8월 한 달 동안 틈틈이 수영장에 데려갈 계획이지만 몇 번이나 가게 될지는 미지수다. 





여름 세션에 배정 받은 시간이 누리의 점심시간이어서, 너무 힘들어 했다.  그래서 시간을 바꿔달라고 했더니 4~5세 시간에 누리를 넣었다.  이런 운영에 어이가 없었던 것은 한 두번이 아니지만 3세 미만의 누리가 일반 수영장에서 수업을 들을 수는 없어서 계속 듣는다.  그래서 그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 누리는 이번에 그냥 WELL DONE 배지를 받게 됐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수영 수업 (2014/06)


수영 수업을 마치고 총알 같이 한인타운이 있는 뉴몰든에 갔다.  지비가 클리닉을 예약한 것이 있어서 치료 받고, B언니가 준비한 공연을 보러 갔다.  아쉽게도 한국 관련 무대는 끝난 뒤에 도착했다.  그래도 아프리칸 드럼 공연은 보는 것도, 체험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공연 중 춤을 출 기세 (2014/07)


실제로 다른 관객들과 바비 브라운의 토끼춤을 연상하게 하는 스텝을 몇 번 밟아준 누리.  아프리칸 드럼을 체험해볼 기회가 생겼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말 귀를 알아들을리 없는 누리는 자기 마음대로 즐겼다.






예전에 잠시 언급했지만 기회가 되면 아프리칸 드럼을 가르치고 싶었는데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재능이 있는지는 아직-.

그 뒤에 가야금 공연이 있었는데, 지비는 아프리칸 드럼보다 가야금을 가르치는 게 좋겠단다.  누리는 바쁘겠어, 배울 게 많아서.



일요일


주로 집 근처에서만 다니다가 오늘은 정말 마음먹고 런던 브릿지와 타워 오브 런던이 있는 타워힐까지 갔다.  간 김에 타워 오브 런던에도 한 번 들어가주고.  가서 갑옷 구경하고 점심을 먹었다.





오늘 처음으로 누리의 점심을 챙기지 않고 나선 외출이었다.  사실 빵 한 조각 챙겨 스프를 사서 먹이려고 했는데 잊었다.  그래서 에그누들(달걀이 든 면)이 든 샐러드를 주문해서 면만 골라 주었다.  감자칩(우리가 후렌치 후라이라고 하는)과 으깬 감자를 먹이려고 시도했지만 도통 먹지 않는 누리.  이 두 가지를 먹으면 앞으로 외출길이 쉬워질 것 같아서 당분간 집중적으로 시도해볼 생각이다.  어쨌든 오늘은 '에퉤퉤'하면서 뱉어냈지만, 다음엔 좀 나아질런지도.



사실 오늘 타워힐까지 간 이유는 친구 실바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실바나를 기다리는 중.


이 조형물은 타워 오브 런던 앞에 있었는데,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장시간 점거 하고 있는 누리.  결국은 지비에 의해서 끌어내려졌다.


실바나와 만나서 바로 코 앞에 커피를 마시러 들어갔다.  어른들의 대화 동안 지겨움에 몸을 비틀던 누리.  과자를 먹어도, 종이에 낙서를 해도 끝나지 않는 어른들의 대화.

실바나가 선심 써서 가방을 풀었다.  가장 먼저 집어든 것은 우산.  사실 누리가 정말 좋아하는 아이템이지만, 위험해서 나는 절대로 주지 않는 아이템이기도 하다(그래서 지비는 어린이용 우산을 사고 싶어한다).




일단 우산 손에 쥐고 다른 물건을 구경하던 누리. 



우산 펴 준다니 좋단다.  표정이 척키가 따로 없네.





오늘 우산 하나로 점수 후하게 얻은 실바나.


곰띵 엄마 때문에 누리가 목 주변에 땀띠가 많이 났다.  며칠 동안 날씨마저 한국의 여름처럼 습하고 더웠다.  정말 한국의 엄마들은 아이 어떻게 키우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다들 에어컨부터 사나?

날씨가 요며칠 보다 나아지기도 했지만, 오늘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카페에서 뽀송하게 지내서 그런지 저녁에 보니 많이 나아졌다.  오늘 밤 긁지 않고 넘기면 좋을텐데.  그럼 내일은 더 많이 나아질텐데. 

나도 어젯밤 누리가 긁지 못하게 감시하느라 잠을 잘 못잤다.  얼른 자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