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food] 염소치즈포도 번 Bun with Goats' Cheese and Grapes

토닥s 2014. 7. 11. 06:56

〈Marvellous mini cakes〉에서 고른 또 다른 레시피 - 염소치즈포도 번 Bun with Goats' Cheese and Grapes.  염소치즈는 한참 전에 사뒀는데, 포도가 집에 있는 때와 빵 만들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그러다 삼박자가 맞았던 며칠 전 드디어 감행.


염소치즈


염소치즈는 누리 이유식 만들 때 사봤다.  이유식엔 한 티스푼 정도만 쓰고 나머진 우리가 빵에 발라 다 먹어버렸다.  지나서보니 멸균처리되지 않은 염소치즈는 아기 주면 안된다고.(- - );;  벌써 지난 일이고, 누리는 무탈하다.

염소치즈는 가격이 일반치즈보다 좀 나간다.  그런 이유로 작은 포장이 많은데, 소량을 소비하는 우리는 그게 좋다.  이번 주문한 염소치즈는 지난번 우리가 먹었던 것과 달랐다.  지난전은 코티지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엔 모양은 작은 브리brie고 맛은 연하다.  치즈 특유의 독한 맛이 없고 우유맛이 가득했다.  딱 70g 포장이라 자주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자르다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물러서 자르기가 힘들었다.(- - );;


염소치즈포도 번


재료: 달걀 2개, 현미기름 70ml, 우유 70ml, 셀프 레이징 밀가루 120g, 염소치즈 70g, 포도 약간, 후추 약간, 로즈마리 약간



가능하면 책 속 재료의 분량을 따르려고 한다.  그런데 구입한 염소치즈는 70g, 책 속에 소개된 염소치즈 분량은 60g.  그냥 70g 넣었다.  여전히 팽창제가 들어있는 셀프 레이징 밀가루를 사용했다.  치즈가 짭짤할 것 같아 소금은 생략했다.  책에서는 생로즈마리를 사용한다고 했지만, 집에 있는 건조된 로즈마리를 사용했다.  로즈마리는 반죽에도 섞고, 틀에 반죽을 넣고 난 다음 위에 뿌리기도 했다.





표면에 있던 염소치즈가 녹아내렸다.  책에서 포도를 넣을 때 반죽 속으로 밀어넣지 말라고 했다.  나는 번 틀이라 깊이도 얕다면서 쑥 밀어넣었는데, 구워지는 과정을 보니 왜 포도를 반죽 속으로 밀어넣지 말라고 한지 알겠다.  반죽이 부풀어 오르면서 포도가 묻혀 버렸다.  비주얼이 못하면 어떤가, 맛만 좋으면 됐지.  그런데!  맛에 문제가 있었다.


일단 개인적으로 건포도 같이 단맛을 주는 재료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포도는 거대한 건포도 같았다, 적어도 내게는.  그리고 포도가 주는 수분량 때문인지 번이 촉촉/축축했다.  두번째로 로즈마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돼지고기 요리할 때나 쓰는데, 레시피를 따른다고 넣은 로즈마리가 후회됐다.  그럼 다음엔 포도 빼고, 로즈마리 빼고 만들어볼까 - 했는데 그건 오리지널에서 너무 벗어나 같은 음식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염소치즈를 넣은 번의 맛은 좋아서 다음에도 어디 넣어볼까 싶다.  그뤼에르처럼 미원맛이 살짝 나고 우유맛이 많이 난다.  포도의 단맛과 치즈의 짠맛의 오묘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도전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