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food] 부추전과 팥빙수

토닥s 2014. 7. 8. 08:15

벌써 열흘도 전에 만난 K선생님이 주신 부추.  정원에서 기르신 부추를 오랜만에 만나 커피 마실 때 주셨다.  만나던날 거두셨는지 뿌리엔 흙이 그대로, 며칠이 지나도 생생했다.  공부하시는 분인데, 얼굴이 까맣게 타는 것도 모르시고 정원(인지 밭인지)에서 기르신 귀한 부추.  뭔가를 직접 해먹게 되면서 음식 재료가 내 손에 오기까지, 그리고 우리 입에 들어오기까지 관여되는 모든 노동에 감사하게 됐다.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 부추전으로 결정했다.  얼마 전에 올린 글에서 말했다시피 깨부순 생홍합과 새우를 넣고 Y가 집에 놀러온 날 구웠다.



내가 만들고, 내가 먹고서 감동한 부추전. 

홍합은 정말 병아리 눈물만큼만 넣었는데도 향이 살아 있었다.  맛있었다.  역시 전에는 홍합/조개가 들어가야 하나보다.  하지만 마련이 힘드니 앞으론 새우만 넣기로.


그리고 후식으로 먹은 '나름 팥빙수'.  우유를 얼리는데 누리의 이유식 저장용기가 활용되었고(바닥이 실리콘이라 얼어붙은 우유를 밀어올리기 좋다), 마땅한 디저트 그릿이 없어 누리의 이유식 그릇에 먹었다.



너무 차갑고, 너무 묽어 아이스크림과 같지 않다고 지비가 불평했다.   한국 밖에 사는 모든 한국인이 그리워하는 음식을 앞에놓고 불평한다고 내게 잔소리를 들었다.  감히!


남은 팥은 얼려놨는데, 날씨가 계속 춥다.  더운 날 또 먹어야지, 팥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