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etc.] 소식의 적, 스트레스

토닥s 2014. 6. 15. 07:04

얼마 전에 소식해야겠다 글 올리고 대충 잘 지켰다.  배 부르게 먹은 날이 잘 없으니까.  적게 먹어 출출함에 초콜렛 하나를 까먹더라도, 적게 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오늘, 너무 많이 먹었다.


저녁을 우동 하나 볶아서 누리와 나눠 먹었다.  누리는 면만 2/5쯤 먹는다.  그 나머지와 채소를 내가 먹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 뒤 누리가 목욕하고서 또 한시간을 떼굴떼굴 울면서 굴렀다.  오늘도 낮잠을 자지 않았다.  심지어 수영 수업도 다녀왔는데.  재울려고 했지만, 전에 없이 밝은 창과 높은 기온 때문인지 잠들지 못했다.  날씨도 더운데 오래 울리기 그래서 '그래 자지마라'하고 낮잠을 건너뛰었다.  저녁 먹은 뒤 목욕을 하고 피로가 몰려오는지, 그런데도 잠은 자기 싫은지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더니 결국은 떼굴떼굴.  다시 데리고 나와서 레고와 퍼즐을 30분쯤하고 무릎에 앉혀 책을 읽어줬더니,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서, 눈이 감긴다.  침대로 옮기니 1분도 안되서 골아떨어졌다.


이번 주는 전에 없이 누리가 낮잠을 자지 않고, 밤잠을 잠들기 힘들어 했다.  거기다 지비는 아이키도 특별수업이 있다며 화, 수, 금 누리가 잠들고서야 왔고, 오늘은 저 멀리 1박 2일 워크샵을 떠났다. 

누리가 한 시간 떼굴떼굴 울면서 구르는 동안 짐싸서 한국 가버릴까 생각했다.  그 생각은 화요일도 했고, 수요일도 했고, 금요일은 어제도 했다.  주위에 도와줄 사람이 없고, 도움이 다른 게 아니라 내게 숨쉴 여유를 주는, 이곳까지 와줄 사람도 없으니 내가 가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비자가 딱 걸린다.  내년 봄 비자만 갱신하면 누리가 공교육 시스템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국에 가서 살다가 올까 하고도 생각했다.  지비는 여기서 돈벌고.

다행스럽게 생각이 좀더 구체적으로 미치기 전에 누리가 진정됐다.  누리가 잠들고 혼자서 맥주 한 병을 마시고, 김치 만두 6개를 먹었다.  뭐라도 씹어야 할 것 같아서.  우걱우걱 씹어도 풀리지 않는 분, 이게 스트레스 아닌가. 


만두를 6개나 먹어도 분은 풀리지 않았는데, 이젠 배가 불러 기분이 좋지 않다.  아무래도 종교를 가져야 할까보다, 아니면 집에 껌이라도 사다두고 자주 씹던지.  큭..


(지금은 두 번째 맥주를 마시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