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food] 바나나 로프 케이크 Banana Loaf Cake

토닥s 2014. 6. 15. 06:38

로프 케이크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바나나 로프 케이크 Banana Loaf Cake.  영국에 있는 코스타 Costa라는 까페를 갈 때마다 지비와 내가 늘 먹는 메뉴다.  로프 틀을 사면서 가장 먼저 해보고 싶었던 메뉴인데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렸다.  그러다 집에 너무 익어버린 바나나를 보고 '이 때다'하면서 만들었다.


바나나 로프 케이크


바나나 로프를 검색하면 많은 레시피가 나온다.  대충 공통되는 재료들을 추리고, 이전에 만들었던 다른 로프 케이크를 떠올려 재료들의 양을 잡았다.

바나나 로프를 만들 때 각종 너트/땅콩류를 많이 넣는데 나는 호두만 넣었다.  바나나 1개는 으깨어 반죽과 섞고, 위는 바나나를 쫑쫑 썰어 올렸다.  이거라도 없으면 바나나 로프 케이크인줄 누가 알겠나.  사실 코스타의 바나나 로프가 그런 모양이다.


재료: 버터 75g, 설탕 50g, 달걀 2개, 셀프 레이징 밀가루 120g, 호두 50g, 바나나 1개, 장식용 바나나 약간, 바닐라 약간, 소금 약간





바나나 로프 케이크를 맛보면서 촉촉함에 놀랐다.  사먹는 로프와는 비교가 안된다.  으깨어 섞을 때 역시 유자차(청)처럼 대충 으깨고 대충 섞었다.  처음엔 반죽이 익지 않은 건 아닐까 했는데, 듬성듬성 있는 바나나 덩이일뿐 잘 구워졌다.  1.5lb 사이즈 로프에 넣고 45분 구웠다.

나름 장식용으로 올린 바나나 조각이 보기는 좋은데, 다음날 되서 보니 그 부분이 많이 눅눅해졌다.  선물용이 아니라면, 만든 날 다 먹어치울 용이 아니라면 바나나 조각을 굳이 올릴 필요는 없겠다.  바나나 로프 케이크인 줄 내가 아니까.

만만해서 호두 조각을 넣었는데, 맛도 괜찮기는 한데, 늘 호두를 넣으니 약간 지겨워진다.  씹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가격도 착한 너트엔 뭐가 있을지 찾아봐야겠다.  내 사랑 캐슈너트가 만만해 보이기는한데.

건포도 같은 걸 싫어해서 넣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부드럽기만 한 바나나 로프 케이크에 건포도를 넣는다면 새콤한 맛을 더해줄 수 있어서 좋을 것도 같다.

설탕을 50g으로 소심하게 줄여 봤다.  다음엔 좀 더 줄여 봐야겠다.


우리집에 바나나는 떨어질 날이 잘 없다, 누리 때문에.  가끔 식재료를 주문하는 온라인 상점에서 너무 익지 않은 바나나를 보내줄 때가 있어서, 1~2개가 남았을 때 늘 새로운 주문을 받게끔 한다.  그러다보면 어느 날은 너무 익은 바나나를 보내줘서 급하게 처리(?)해야할 때가 있는데 그때 이 바나나 로프 케이크를 구우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