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631days] 혼자 보기 아깝고, 힘들고

토닥s 2014. 6. 11. 23:28

누리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참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가끔든다(아이그 팔불출!).  하루가 다르다는 건 좀 과장이고 한 달 한 달이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놀란다.  그래서 이 시기에 가족들과 누리의 성장을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한국은 멀고, 가는 건 여건 상 힘들고 그렇다. 


예전에 오소희씨 책을 읽는데 그런 표현이 있었다 - '아들을 보고 있으면 핥아 먹고 싶다'는.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는 표현이 참 '거시기'하다고 생각했는데, 누리를 보고 있으면 핥아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확 깨물어주고 싶은 정도의 생각은 든다.  이건 이뻐서 뽀뽀해 주고 싶은 거랑은 다른 거다.




누리는 아무리 가르쳐도 뽀뽀해 주지 않는다.  그러다 가끔 입에다 강렬하게!




현재까지는 열심히 즐기고 있는 레고와 테이블.



5월부터 다시 시작한 수영.  별로 즐기지 않고 있다.  물에 넣어놓은 고양이마냥 착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주말에 다녀온 올림픽 파크.  마침 커먼웰스게임 Common Wealth Game[각주:1] 성화가 런던에 온 날이라 이벤트가 많았다.




어쩐일인지 요즘은 모자를 잘 쓴다.  심지어 집안에서도.



그렇다고 누리가 매일 매순간 이쁜 짓만 하는 건 아니다.  주로 그런 사진만 블로그에 올라오니 누리가 100% 순하고 수월만 한 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그런 편이긴 하지만, 힘들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들어 잠을 자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잠이 오니 바닥에 떼굴떼굴 굴면서 한 시간 정도 운 일이 두 번 정도 있었다.  지난 금요일 Y님 집에 놀러갔다온 날, 그 집의 장난감이 준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잠들지 못했다.  그래서 낮잠을 건너뛰었더니 저녁 먹기 전부터 짜증 만땅,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울면서 목욕하고, 목욕하고서도 잠들지 못하고 한 시간이 넘게 굴렀다.  너무 피곤해서 잠들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 날은 자다가 깨서도 한 시간 정도 울었다.  다시는 낮잠을 건너뛰지 말자는 교훈을 남겼다.

그리고 이번 월요일은 별 다른 이유없이 낮잠을 자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떼굴떼굴.  우유를 줘도 먹지 않고 떼굴떼굴.  "나도 몰라!"하고 잠시 방으로 갔는데 잠시 뒤 조용해진 누리.  가만히 가서 보니 책장 위에 휴지를 향해서 손을 뻗고 있다.  혼자 떼굴떼굴 구르다 우유가 담긴 빨대컵을 발로 찼는지 어쨌는지 우유가 좀 흘렀다.  그걸 닦아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어이가 없어서 웃고 말았다.


그 일이 있었던 날 FB에서 두 아이를 육아하는 친구가 "귀엽고 자시고 간에 일단 힘/들/다"하고 글을 남겼다.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두 아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교적 수월한 아이라는 점에서 할 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힘든 건 힘든 거다.  늘 그 '나름'이 다른 사람에겐 쉬워보이겠지만.  그렇다고 꽁알꽁알..


  1. 영국의 구 식민지, 영국령 국가 등이 모이는 스포츠 대회다. 올해는 영국의 글래스고에서 열린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