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etc.] 나도 소식

토닥s 2014. 5. 29. 23:35

문득 (사실 늘) 몸이 무겁다고 느꼈다.  최근 3년 동안(임신 기간 포함)은 좀 굵어도 괜찮다는 방패막이 있었는데, 더는 못참겠다.  얼마전부터 임신 전에 입던 옷들을 입기 시작했는데, 몇 달만에 다시 그 옷들이 작아진 느낌이다. 

무엇보다 속이 불편하다.  나는 그 불편함이 육아기에 있는 나에게 어쩔 수 없는 위장병이라고 생각했다.  음식을 늘 쓸어담듯 급하게 먹는다.  그렇게 먹고 나면 속이 불편하다.  그런데 급하게 먹는 것도 이유지만, 운동량에 비해 많이 먹는 것도 이유인 것 같다.


보통 8시 이전에 아침으로 빵 두 쪽과 커피를 먹는다.  경우에 따라서 요거트나 과일을 먹기도 하지만, 누리가 설쳐대서 그럴 여유가 없는 날들이 요즘의 대부분이다.

점심 때가 되기전 무척 허기가 진다.  밖에 나갔다 돌아와서 누리 밥 챙겨주고 점심을 먹다보면 시간이 늦어져 더 배가 고파지게 되니 많이 먹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저녁을 먹기 전까지 배가 고프지 않다.  속도 불편하고.

지비가 있건 없건 저녁은 7시 이전에 먹는다.  하지만 배가 고프지 않아서 뭘 먹어도 맛이 없다.

누리를 재우고 10시 뉴스를 보며 차와 간식을 먹는다.  케이크나 초콜렛, 비스켓 등등.


지난 주말부터 며칠 동안 저녁 과식에 괴로워하며 잠이 들었는데, 과식했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속이 불편해서, 그런채로 잠이 들어도 다시 아침이되면 아침을 꾸역꾸역 먹는다.  그것도 급하게.

누군가의 말처럼 배가 고프지 않으면 뭘 먹지 않아볼까, 저녁 단식을 해볼까 생각해봐도 답이 없다.  굶었다 다시 과식할까 걱정.  그래서 식사량을 줄이기로 했다.  점심을 작게 먹은 지금은 속이 편하다.  저녁 전에 출출해져 뭘 먹게 되더라도.


급하게 밀어넣듯 식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육아)현실도 문제지만,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문제다.  이제까지 그게 문제라기보다는 예의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니 몸무게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음식을 끝까지 비우는 걸 본적이 없다.  물론 이것도 과히 좋은 태도는 아니다만.  하지만 우린(적어도 나는) 다 비우는 것이 미덕이라 여겼다.  그랬더니 무릎이 아프고, 옷 사기가 두렵고 그렇다.


이제부터 음식 준비부터 조금씩 줄여잡고, 밖에서 먹게 될 때는 주문할 때 줄여잡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