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food] 당근 컵케이크

토닥s 2014. 4. 29. 07:36

2주 전에 만든 당근 컵케이크.  머핀 믹스로 머핀을, 빵 믹스로 빵을 구워본적은 있지만 밀가루부터 시작해서 뭔가 구워보긴 처음이었다.  비록 그 밀가루가 팽창제가 섞인 셀프 레이징 self raising flour이긴 했어도.  뭘로 시작해볼까 생각하다 고른 당근 케이크.  빵틀부터 사고 시작할까 하다가 케이크 레시피로 컵케이크를 구웠다.


컵케이크냐 머핀이냐


나는 같은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르다.  컵케이크가 영국식이라면 머핀은 미국식.  컵케이크엔 아이싱(설탕크림장식)이 올라간다.  컵케이크가 머핀보다 작아서 크기로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미니 머핀도 있으니 크기로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  사실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나.  맛있으면 그만.


케이크냐 케잌이냐


난 늘 케잌이라고 써왔는데, 이웃블로거님이 케잌은 케이크가 표준어란다.  그러니 케이크로 쓰자.


드디어 당근 컵케이크


왜 당근 컵케이크가 1번이 되었냐면 영국에서 당근 케이크를 즐겨 먹기 때문이다.  알아두면 어딘가 초대 받아 갈 일이 있을 때 선물로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았다.  지난 토요일 커피 한 잔을 초대한 발디-프란체스카에게 가면서 만들어 갔더니 역시 좋아들 한다.


참고한 레시피 https://www.bakingschool.co.kr/recipe/recipe/recipe_view/recipe_no/1199/page/22


인터넷에서 찾은 레시피에서 준비량을 대략 절반으로 맞추었다.  그랬더니 컵케이크 10개가 나온다.


재료: [반죽] 달걀 2개, 설탕 60g, 버터 75g, 바닐라 2~3방울, 셀프 레이징 박력분 120g, 계피 1/2t, 소금 2g, 호두50g, 당근 120g / [아이싱] 버터 25g, 슈가파우더 25g, 크림치즈 100g


참고한 레시피는 반죽에서 버터 대신 카놀라유[각주:1]를 썼는데, 버터가 무서우면 빵을 먹지 말지어다..하면서 버터로 만들었다.  여기서는 베이킹엔 대부분 입자가 고운 캐스터 슈거를 쓰는데 집에 보통 입자 황설탕 밖에 없어서 그걸로 넣었다.  바닐라는 용기의 구조상 몇 방울 떨어지지 않고 벌컥 쏟아져서 쓰여진 것보다 약간 더 들어갔지 싶다.  본래 레시피에 있던 설타나(이건 건포도인가), 파인애플은 생략했다.  당근장식은 호두 조각으로 대체했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 - 당근 컵케이크.




맛있게 먹긴 했지만 다른 집에 초대 받아갈 일 아니면 만들어 먹지 않을 예정이다.  일단 당근 갈기가 너무 힘들었고, 아이싱에 크림치즈를 사용하니 잘 상한다.  빵은 괜찮은데.  금요일 저녁에 만들었던 컵케이크를 월요일에 먹으려고 보니 곰팡이님이 벌써 서식 중.  아니면 아이싱 대신 슈가 파우더로 간단하게 뿌려주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누리 간식으로 빵을 만들어볼까 했는데, 정말 들어가는 설탕량이 너무 많다.  우리는 설탕 500g을 6개월쯤 먹는데 얼마 전에 산 설탕을 거의 다 써버렸다.  설탕이야 사면되는데 누리한테 줘보니 안먹는다.  지비랑 나만 열심히 포식 중.  누리는 그저 컵케이크 몰드면 족해 보인다.


  1. '카놀라유'를 들어본적은 있는데 사용해본적이 없어서 찾아봤다. 한국에서 베이킹 할 때 버터의 고열량 때문에 버터를 대신해서 기름을 넣곤 하는데 올리브기름은 향이 강해서 기피하고 카놀라기름이 많이 쓰여지는 것 같다. 그런데 카놀라기름은 유전자조작 식품이라는 논란이 있다. 유채씨를 캐나다에서 개량한 것이 카놀라라고 한다. 혹자는 품종개량일 뿐 유전자조작이 아니라고 하지만 디테일을 알 수 없는 나는 유전자조작 식품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영국의 식품점 선반에서 한 번도 본적이 없는데 계속 찾아보니 vegetable oil이라고 판매되는 것이 카놀라기름인 것 같다. 나는 vegetable oil에 올리브가 블랜딩 된 것을 써왔는데.(ㅜㅜ ) 참고 http://www.theguardian.com/lifeandstyle/wordofmouth/2012/jun/12/rise-of-rapeseed-oil 그리고 이 글에 따르면 저렴하게 판매되는 유채기름rapeseed oil도 카놀라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에 한 번 챙겨봐야겠다. 하지만 유채기름도 올리브기름처럼 고온에서 요리할 때 적당하지 않으니 해바라기씨 기름으로 가는게 안전빵. 얼른 쓰고 있는 기름 다 쓰고 바꿔야겠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