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food] 2%로 부족한 것들

토닥s 2014. 4. 16. 06:43

말이 살찌는 계절도 아닌데 먹는 게 막 땡긴다.  동시에 쇼핑도 막 땡긴다.  마음이 베이킹쪽으로 마구 달아나서 지금 틀이며 자잘구레한 도구들을 사기 직전이다.  멈추지 않는 검색도 멈출 겸 쉬어가려고 했는데, 다시 먹는 사진.


피자


이곳에서 먹는 딱딱한 이탈리아식 피자가 싫어서 이래도 먹어보고, 저래도 먹어봤다.  그래서 대략 내린 결론은 만들어진 피자빵을 사서 원하는 토핑을 올려먹자는 것.  마늘버터와 치즈만 올라간 피자빵을 사서 한국식으로 새우, 햄, 모짜렐라, 버섯, 시금치, 토마토 질척하게 올려서 먹었다.  여기 사람들은 피자에 새우가 올라갈 수 있다는 걸 상상을 못할꺼다.  그저 살라미나 페퍼로니.  다음엔 오징어를 올려볼까 고민 중이다.  그래도 여전히 한국에서 먹던 피자들이 그립다.  고구마 페이스트가 올라간 달콤 짭짤한 피자.





티라미수


나물씨 책에서 보고 만들어본 티라미수.  케이크 링도 없고, 얼려도 됨직한 디저트 유리그릇도 없어서 누리 이유식 용기에 넣고 만들어봤다.  나물씨 책은 케이크인데 케이크 시트를 만들수 없으므로 쿠키 부셔 바닥에 깔고 디저트로 만들어봤다.


워낙 소심한지라 어찌나 적은 량을 만들었던지 누리 이유식 용기 3개도 다 못채웠다.  맛은.. 티라미수 비스무리 크림맛.  다음엔 창조적으로 녹차 가루 올려볼까 싶다.  그때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틀이 있다면 케이크로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네.



IKEA 알몬드 타르트


어제 (이것도 거의 2년만에) IKEA에 갔다.  지비가 토요일을 다른 도시에 있는 워크샵에 다녀오면서 월요일은 육아에 복무한다며 하루 휴가를 냈다.  별로 할 일도 없고 (사실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점심이나 먹자며 IKEA에 갔다.  자잘구레한 살림살이들을 사고, 점심 먹고, (점심먹으면서 케이크 한 조각 먹었지만 모자라다며) 케이크 하나를 사왔다.  레스토랑에서 먹은 1/6 케이크는 1.75파운드, 케이크 하나는 2.90파운드.




가구 하나 없는 이 집에 이사오고 열심히 IKEA 들락날락 할 때 케이크/타르트를 종류별로 다 먹어봤는데 이게 가장 우리 입맛에 맞았다.  신선미는 없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베이킹을 하게 되면 신선한 빵이나 케이크를 먹을 수 있어 좋긴 하지만 맛이 보장되지를 않고, 노력 대비 시간 대비 효율성 또한 좋다할 수 없고 그 무엇보다 살이 찌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멀리했다. 


며칠 전 예전 아는 분이 구워주신 애호박 파운드 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던 생각이 나서 그런 정도면 건강한 간식으로도 좋지 않을까 해서 이런저런 것들을 검색해봤다.  그런데 '케이크'라고 이름 붙은 것들은 일단 설탕과 버터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하지만 여기서 재료 부담 없이 취미생활로 하기엔 이만큼 만만한 것이 없다 싶다(그런데 나는 지금 빵틀을 한국서 사려고 하고 있다).  곧 빵 사진들과 빵빵해진 나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