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559days] 우리집 왕놀이

토닥s 2014. 4. 1. 07:23

그렇지 않아도 우리집 '슈퍼 갑님'인 누리가 감기가 걸려 '킹왕 슈퍼 갑님'이 되셨다.  밖에도 못나가고 집에서 저 하고 싶은대로 다 하면서, TV도 저 보고 싶은대로 다 보고 있다.  밖에 못나가니 TV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오기전에 한 번 걸리고 두 달여 만인듯.  어째 지난 주 씽씽 바람 부는 암스테르담에 다녀오고서도 멀쩡한 게 용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목요일 도서관 음악 세션, 금요일 큐가든 놀이터 다녀왔는데 토요일 오후부터 콧물이 삐질.  행여나 내가 토요일 이른 오후 폴란드에서 온 지비의 아버지를 탓할까 지비는 먼저 감기는 잠복기가 있으니 도서관이 의심된다 하면서 호들갑.  그 도서관은 평소에 가던 곳이 아니라 약간 번잡한 쇼핑센터 옆이라 나도 찜찜하다.   감기가 나아도 이번 주 다시 갈까 약간 망설여진다.


다행히 감기는 어제를 기점으로 나아가는지 오늘은 거의 콧물을 흘리지 않고, 그나마도 걸쭉해진 콧물이다.  어제도 아픈 애를 데리고 그렇게 시내로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몹쓸 부모.  폴란드에서 오신 지비 아버지(그러니까 시아버지다) 응대 차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나는 집에서 누리와 보내거나, 나가더라도 누리와 둘이 일찍 들어오고 싶었는데 이번엔 지비가 고집을 부렸다.  그 마음도 이해가 가서 절충해서 오후 4시쯤 돌아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웃기도 뭐한 에피소드를 남기고 간 지비네 가족.  표면적으론 웃긴 일들이 몇가지 있었는데 한 번만 더 곱씹어 보면 좀 슬픈 일들이었다.  어쨌거나 한 번은 모시고 싶었는데 마침 올해가 60세라 생일 선물로 모셨다.  정신없이 다녀가서 좀 아쉽기는 하다.  물론 있을때는 말이 전혀 안통해서 답답하기는 하였지만서도.




요즘 부쩍 따라쟁이 누리.  할아버지가 뒤짐지고 걸으니까 바로 따라 걷는다.  지비랑 뒤에서 보고 한참 웃었다.  이렇게 따라쟁이 누리가 왜 '엄마, 아빠' 이런 건 따라하지 않는지.  그래도 책 읽어주고 끝날 때마다 '끝!'하면 그건 따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