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536days] 낸네

토닥s 2014. 3. 8. 22:43

누리가 한국가서 배워온 말 하나, 낸네.


저녁에 목욕을 하고 우유를 먹고 잠잘 시간이 되면 엄마가(그러니까 누리 할머니) 쿠션을 가져와서 누리에게 머리를 붙이며 '낸네'하라고 했다.  몇 번 듣더니 우리가 '낸네'하면 저절로 머리를 쿠션에 가져다 댄다.  물론 그런다고 잠이 드는 건 아니지만.  그럼 얼마나 좋을까!


런던에 돌아오고서도 그 말은 잊지 않고 있다.  잊을세라 우리가 자주 '낸네, 낸네' 해주지만서도.



요즘 누리는 부쩍 이불로 들어가 앉아있기를 좋아한다.  자는 것과는 무관하게.  침대에 올라갈 틈만 있으면 이불을 들추고 들어가 앉는다.  뭐가 그리 좋은지.


혹시라도 '낸네'가 무엇인지 모를 사람을 위해 덧붙이면, 아기말로 '자다 sleep'에 해당하는 말.  주로 경상도에서만 쓰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낸네'인지, '넨네'인지, '낸내'인지, '낸내'인지하면서 찾아보니 그렇다고 한다.  지역언어+옛말이 그렇지만 '낸네'라는 표기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말이 재미있게도 상황에 따라서 "말 안들으면 낸네 할꺼야!"라고 쓰이면 '때리다'의 의미로도 쓰인다.  아 위대한 지역언어!


지금 누리는 낸네 중.  아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