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keyword] 택배 in Korea

토닥s 2014. 2. 20. 23:14

한국서 물건을 살 때마다 참 좋은 건 배송이 빠르고 싸다는 거다.  물론 그 빠르고 싼 배송이 정당하게 혹은 넉넉하게 노동의 댓가를 지불받지 못하는 현실의 결과라는 점이 씁쓸하긴 하지만. 


한국 가기 전에 페이스북에서 누군가가 올려놓은 글 - 택배는 지금도 십년 전도 2500원이라는 - 을 본 뒤라 더 그랬다.  그나마 그 2500원도 대량으로 물건을 보내는 업체에겐 할인해주고, 이것 떼이고 저것 떼이면 택배하시는 분의 손엔 얼마 남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이 자기가 차량을 구입해서 물량을 물류회사로부터 받는 지입차주 시스템 아닌가.  그래서 말이나마, 인사나마 친절해지자고 생각했다.


신용카드의 유효기간이 몇 개월 남긴 했지만, 그땐 한국에 있지 않고 일전에 전화로 은행카드를 갱신해보니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이라 신용카드 갱신이 한국가서 해야 할 일 목록에 올라 있었다.  간단하게 갱신을 신청하고 새 카드를 기다렸다.  며칠 뒤, 그런데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집에 계십니까?"하고 전화가 왔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어이가 없었다.  카드를 받으면서 "아이구 이렇게 늦게까지 일하세요?"했더니 아파트는 낮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밤에 배달을 한다고. 

하루 일과를 반토막 내어 오전 오후 일하고 저녁엔 집에 들어가 쉬다가 다시 밤에 나머지 일을 할런지도 모를 일이지만 카드를 받는 내가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올 때가 다되어 이것저것 또 온라인으로 주문을 했다.  그 중에서 두 번이나 택배가 밤 10시 넘어 도착했다.  그 두 번 모두 잠든 누리를 깨워 지비는 약간 뿔이나기도 했지만, 그보다 그 늦은 시간에 배달을 한다는데 더 어이 없어 했다. 

배달하시는 분에게 미안하고, 지비에게 부끄럽게도 한국이 그런 나라다.  그렇게 힘들게 일해서 다들 배부르게 잘 살면서 행복마져 하다면 괜찮다.  하지만 그런가-.



힘든 일 하시는 분들께 말이라도, 인사라도 따듯하게 합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