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etc.] 카드 분실 사고

토닥s 2014. 1. 5. 17:24

정확하게 말하면 '크리스마스 카드 분실 사고'.


영국에 살면 카드를 주고 받을 일이 많다.  크리스마스는 물론이고, 생일, 이별, 이직, 쾌유 등등 아직도 이곳 사람들은 카드를 많이 보내고 받는다.  그래서 주로 카드를 파는 문구점도 하이스트릿엔 꼭 하나씩 있고, 규모 있는 마트에 가도 한 구석을 늘 차지하고 있다.  그런 문화 속에 살다보니 나도 카드를 보낼 일이 종종 보내게 됐다.  크리스마스 카드는 늘.


올해도 12월이 들자말자 카드를 보낼 사람들에게 썼다.  조금 서두른 이유는 한국에 보낼 카드를 모아 언니에게 보내면 언니가 한국에서 보내주기로 했다.  카드는 £10면 30장 넉넉히 사는데, 20장을 한국에 보내려면 £25 조금 더 주어야 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20여일 정도 남겨두고 한국으로, 언니에게 카드를 보냈는데 그게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다.

주소를 몰라 한 통을 따로, 약간 늦게 보낸 이가 1월 들어 받았다고 인사가 왔으니 아쉽게도 언니에게 보낸 묶음 카드는 분실이 된 것 같다.  우체국에서 무게를 달아 보냈으니 요금 문제일리도 없고.  이제까지 수 많은 물건과 카드를 우편으로 주고 받으면서 처음 있는 일다.  그런데 딱 요렇게 생기니 마음이 좀 쓰리다.  다음엔 이런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계시로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해도 계속 마음이 쓰리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도, 언니들도, 친구들도 올해는 카드를 받지 못했다.  그러니 그렇게 이해해주시길.






이 카드는 우리가 받은 카드다.  이곳에 아는 J님이 남자친구와 함께 보내왔는데, 카드의 그림도 내용도 범상치 않아 만든거냐고 물어보니 남자친구와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성경의 한 구절을 그린 것이다.  재주가 부러운 커플.


나도 내년엔, 아니 올해 크리스마스 카드는 누리와 함께 만들어볼까 하는데 잘 될런지.  또는 누리가 그 동안 얼마나 자랄지가 관건.

(혹시라도 그 카드 받고 싶으면 주소 알려주세요.  너무 빠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