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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부활절 방학 1

블로그가 뜸하다 싶으면 100% 아이가 방학을 맞았다. 헥헥헥.. 지금은 2주 반 정도의 부활절 방학 중이다. 방학 첫주의 절반은 특별한 계획 없이 지냈고, 나머지 절반은 코비드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해외로 여행(친구네 방문)을 다녀왔다. 부활절 방학 직전에 거의 유럽 모든 나라에서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규제가 없어지면서, 여행계획이 없던 아이 친구 가족들도 갑자기 항공권을 구입해서 다들 떠났다. 여행에 돌아와서 다음날 아이는 코비드 백신을 맞았다. 코비드 백신을 거부감 없이 맞았던 대부분의 지인들도 아이들의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일단 우리는 0번 이유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보호하기 위해서 맞았다. 그리고 1번 이유는 (솔직히) 한국입국시 자가격리를 면제받기 위해서다. 한국에서는 6세 이상 ..

[life] 이상한 생일

지난 주 생일을 맞은 지비. 회사에서 생일날 주는 1일 휴가를 그 전날 당겨서 썼다. 나는 밖에서 일을 보던 날이라 점심시간에 만나, 내가 일을 보던 곳 근처 폴란드문화센터에 있는 까페에서 만나 점심을 먹었다.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도 그런 비슷한 시스템 - 생일날 1일 휴가가 있었는데 그때 지비가 나가서 점심을 먹자고 했다. '아이도 없이 내가 왜?'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로 하지 않고 생각만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나섰다. 집에서 멀지 않은곳에 어니스트 Honest라는 나름 맛집이 있어서 둘이 들어가 버거만 우걱우걱 먹고 나왔던 기억. 이번에는 내가 폴란드문화센터에 있는 까페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다. 샌드위치로 먹는 점심이 지겨워서. 음식을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각자..

[life] 모든 것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난 주 아침에 바쁘게 갈 길을 가다가 커다란 목련, 자목련을 발견했다. 늘 가던 길이었지만, 며칠 만에 활짝 핀 자목련이 나의 시선을 잡았다. 바쁘게 가던 길이라 사진에 담지 못하고 가던 발걸음 재촉했다. 저녁에 같은 길을 되돌아오며 사진에 담은 자목련. 낮시간 동안 비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아 자목련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걸 많이 생각하고 있는 요즘이다. + 지지난 주, 한국 대통령 선거로 떠들썩한 날 아침부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카톡카톡 울려대는 휴대전화도 잠시 뒤로한채. 바쁜 시간을 보내고 휴대전화를 보니 오랜만에 친구가 메시지를 남겼다. 아이가 코비드에 걸렸을 때 우리는 괜찮았는지, 집에서 격리는 어떻게 했는지, 그런 안부인사였다...

[life] 혐오의 시대

볼로네즈소스로 파스타를 먹을 때마다 떠오르는 이야기 하나. 이탈리아인 친구에게 언젠가 볼로네즈 파스타를 만드는 법을 물어본적이 있다. 고기가 들어간 토마토 소스, 일명 라구 소스를 두고 친구는 "기본 4시간은 조려야"한다고. 쉽게 먹는게 파스타라고 믿었는데, 그건 소스가 준비되었을 때나 그런가 보다. 친구의 조리법을 듣고, 여기(영국) 조리법도 찾아보고, 한국인이 쓴 조리법도 찾아봤다. 그때 꽤 방문자와 이웃이 많은 어떤 블로거의 볼로네즈 파스타 조리법을 보다 '헐-'하고 말았다. 양파, 마늘 볶고, 고기 볶고, 여차저차 열심히 만드는 과정을 읽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소스는 파스타 위에 올려야지, 소스에 파스타를 넣고 볶는 건 "극혐"이라나. 그렇다고 혐오까지 할 필요가 있나. 그냥 취향인 것을. 물론 ..

[life] 20대 대통령 재외선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어제 대통령 재외선거를 하러 시내 한국대사관에 갔다. 날씨가 봄 같아 기분은 상쾌했다. 누가되도 희망을 기대하기 어려운 선거지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마침 시간이 맞는 지인과 만나 상쾌한 날씨도 함께 즐기고, 커피도 맛있게 마셨다. 아이가 주말학교로 등교할 때 다같이 집을 나서 아이와 지비는 주말학교로, 나는 시내로 갔다. 투표를 마치고 지인과 인근 공원 까페에 자리잡았을 때 집으로 돌아가 아침에 못다한 집안 정리를 끝낸 지비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항의하는 집회에 가자고 연락이 왔다. “그래 나는 전쟁을 (너보다 더 )반대하는 사람이지만 사람 많은 건 싫으니 혼자가”라고. 그래서 영국 총리공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나는 집으로, 집에..

[life] 영국 5세 이상 코비드 백신 접종(feat. 길 위의 마스크들)

아이가 코비드에 걸렸을 때 한국에서 신속항원검사라고 불리는 자가진단 키트로 일요일 저녁 양성 결과를 처음 확인했다. 영국도 예전에는 자가진단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통해서 재확인하고는 했는데, 지금은 자가진단에서 양성 나오면 그냥 양성이니 추가 검사를 하지 않는다. 아이가 양성으로 진단되기 이틀 전, 지난 가을 코비드에 걸렸던 아이 친구의 엄마가 아이의 확진 90일 경과 후 테스트를 해봤더니만 (누가 시킨게 아니라 혼자서) 아직도 양성이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코비드에 확진 된 후 회복해도 오랫동안 양성인 사람들이 있다더니 그런 케이스인가 보다, 신기하네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생각난 김에 지난 가을 아이들이 코비드에 걸렸을 때 그 집 부부는 끝까지 음성이었는데, 집에서 아이들 거리..

[life] 발렌타인데이 X 봄학기 중간방학

아이의 봄학기 중간방학 첫날, 발렌타인데이라고 빵을 핑크색으로 구웠다. 작년에 산 비트루트 가루를 써서 없애버릴 겸. 어젯밤에 구워 오늘 아침으로 먹어보니 색깔만 핑크일뿐 맛은 그냥 빵. 워낙 비트루트가 맛과 향이 없는 채소라 크림을 바르니 크림맛이 나고, 딸기잼을 바르니 딸기잼맛이 나는 빵이었다. 어제 빵반죽을 하면서 오늘 저녁으로 먹을 수제비 반죽도 미리했다. 발렌타인데이니까 수제비도 핑크색. 역시 빵처럼 색깔만 붉을뿐 특별한 맛이 더해진 것은 아니었다. 작년에 산 비트루트 가루를 빵 구우면서, 수제비 만들면서 거의 다 싸버려 뿌듯. 아이의 중간방학 첫날이라(크리스마스 방학 이야기는 쓰다가 끝내지도 못했는데😥), 발렌타인데이라 다함께 할 수 있는 일정을 잡았다 - 아이스 스케이트. 지난 크리스마스 방..

[life] 음력 설

여기서는 음력설을 ‘Chinese new year’라고 한다. 그래도 음력설 ‘Lunar new year’라고 부르는 사람을 가끔 보기는 한다. 2%정도? 아이의 자가격리 해체를 기념하기 위해서 간 한국마트에서 떡국을 사왔는데, 함께 사온 냉면을 보고 음력설에 꼭 냉면을 먹고 싶다는 아이. 어렵지 않으니까-.1 냉면으로 음력설 메인 메뉴 결정. 쇠고기로 미니버거 만들어 고기동그랑땡(?) 대신해서 냉면과 먹으려고 했는데, 쇠고기는 싫다는 아이. 어렵지 않으니까-.2 차가운 돼지고기수육(?) 간장 절임으로 사이드 메뉴 변경. 간단하게 산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새해 인사! https://youtube.com/shorts/DwMiB4kMwQc?feature=share 2022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 ..

[+3421days] 뽀뽀금지(feat. 아이가 코비드에 걸렸어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난 일주일 간 우리에게 있었던 일울 기록삼아 후딱 올려본다. 큰 마음을 먹었는데, 더할 말도 없다. 아이가 코비드에 걸렸다. 지난 일요일 저녁 (한국에서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라고 불리는) 자가진단 키트로 집에서 검사해 볼 결과, 양성. 어이가 없어서 한 번 더 해보았다. 역시 양성이었다. 아이가 양성이 되기 한 열흘 전 아이가 같은 테이블(분단 같은?)에 앉는 아이가 코비드 양성으로 확진되었다. 그때 학교에서 이메일을 받고 자가진단 키트고 검사해본 결과 아이는 음성이었다. 먼저 확진 된 아이가 특수돌봄이 필요한 아이기도 하고, 남자아이기도 해서 아이와는 잘 어울리지 않아 조금 마음을 놓았다. 그 뒤로 주말이 지나고 아이와 같은 학년 다른 반 담임 교사가 확진되어 출근을 ..

[+3413days] 아이의 태도

학교 다닐 때 '형태와 태도'라는 어둑한 까페가 있었다. 꽤나 자주 갔었던, 까페의 이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말을 많이 나눴던 까페였다. 형태라는 건 바꿀 수 없지만(물론 성형도 있긴 하지만서도) 태도는 가지기에 따라 많은 걸 바꿀 수도, 달라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가던 즐거운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학교가는 재미가 덜해졌다. 학습량이 많아진 탓이다. 그래도 아이에게 학교는 여전히 즐거운 공간이다. 친구들을 만날 수도 있고, (나 말고) 학부모들이 마땅찮아 하는 교사들도 아이들에겐 천사=신과 같은 존재다. 월요일-금요일 아침 7시 반에 일어나 등교를 하는 아이를 다시 토요일 주말학교에 보내니 이를 두고 '과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