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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6days] 4학년 여름방학

정말 숨쉴 틈도 없는 7월(3주간)이었다. 바쁘거나 덥거나. 아이의 학기말 행사들이 연이어졌고, 그렇지 않은 때는 더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던 때였다. 지난 2년 간 하지 못했던 학교 행사들이 다시 재개되면서 더 바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간 개인의 변화가 있기도 했지만-. 시작은 폴란드주말학교의 소풍(?) - 트램폴린 파크. 아이가 어렸을 때 방학이면 종종 가던 곳이었는데, 처음 개장했던 때와 달리 사람도 많아지고 아이가 자라면서 입장료도 높아져 발길을 끊었던 곳이다. 지난 3월에 아이 친구 생일 파티로 한 번 갔지만 그 이후 새롭게 바꾸었다고 해서 나도 기대가 됐던 곳. 그리고 그 다음주말은 2년만에 진행된 폴란드 주말학교 종업식. 아이가 따라가기 힘들어해서 폴란드 주말학교를 접어야겠다고 마음..

[life] 꺼진 코비드 다시보기(feat. 길 위의 마스크들)

딱 일주일 전 아이가 코비드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학교에 갔다. 지난 1월 아이가 코비드에 걸리고 마스크가 무슨 소용, 코비드로 자연면역도 생겼겠다 그냥 다니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이가 마스크를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4월 초 아이가 백신 1차를 맞았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아이는 코비드에 다시 걸릴까, 한국에 가지 못하게 될까 걱정을 했던지 백신 2차를 맞을 때까지 쓰겠다고 혼자 정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기 시작할 때 아이에게 "이제 코비드도 앓았고, 백신도 맞았으니 누구보다 (한동안은) 코비드에 걸릴 가능성이 낮다"고 안심시키면서 언제든지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 주 금요일은 올해 들어 가장 기온이 높은 날로 기록되었다. 30도쯤이었는데,..

[+3558days] 문화차이

아이가 1학년 때쯤 아이의 같은 반 친구가 "OO"하면서 내 이름을 부르며 말을 시작했다. 속으로 깜짝 놀랐지만, 겉으로는 "응.. 응.."하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뒤이어 오는 생각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지?'였다. 아이가 예의가 없는 것인가, 여기서는(영국) 다들 그렇게 하는 것인가 헛갈렸다. 지나서 다른 친구의 엄마(프랑스인)와 호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그때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나의 '어의 없음'을 동의해줄 꺼라 생각했는데, 그 집 애들은 엄마도 가끔 이름을 부른다고 한다. 주로 '엄마'라고 부르지만. "역시 프랑스 애들 같구만(?)"하고 푸하하 웃었다. 지난 주말 아이 주말학교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갔다. 차로 한 시간 걸리는 학교의 수영장을 빌린 생일 파티였다. 아이의 부모가 그 학교에서 ..

[네덜란드/독일] 본Bonn

네덜란드/독일 여행의 마지막 날은 본에서 보냈다. 쾰른이냐 본이냐 사이에서 갈등하다 본을 강력하게 추천한 친구의 권유로 본으로 결정. 친구는 벚꽃 때문에 본을 추천했다. 벚꽃은 내게 별로 흥미롭지 못했는데, 본에 있다는 베토벤 하우스와 하리보 스토어 듣는 순간 - "가자!". 본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 잠시 들른 쾰른. 기차 역 앞이 바로 쾰른 대성당이라 기차를 기다리고, 커피 한 잔 사러 역에서 나와 기념 사진 한 장. 20년도 전에 처음 유럽에 여행을 오게 된 것은 당시 친한 친구가 쾰른의 인근 도시에서 독일어를 공부하고 있었다. 나를 유럽으로 이끈 것도 그 친구였다. 그때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쾰른에 왔었다. 그때 마셨던 쾰쉬Kolsh가 너무 맛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한국에서 마이크로 브..

[네덜란드/독일] 몬샤우Monschau-드리란덴븐트Drielandenpunt-아헨Aachen

친구네는 '계획없는 여행'을 즐기는 타입이어서, 여행을 준비하며 지비가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비는 계획이 있어야 하는 타입. 그런데 지나서보면 우리가 검색했던 것은 다 소용없었고, 친구는 '여기에 오면 이것은 꼭!'하는 것들이 다 마음 속에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다른 친구의 고향인 아헨Aachen을 보자는 정도의 계획이 있었는데, 친구네는 그곳에 살아서였는지 관광지로써의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 친구가 '커피 한 잔 하러 가자'고 권한 곳이 몬샤우 Monschau였다. 아침밥 먹고 커피 한 잔하러 1시간 반을 운전해서 갔다.😵 이 친구의 스케일이란-. 몬샤우는 독일, 네덜란드 그리고 벨기에 접경지역에서 가까운 독일 타운인데 '스위스 마을'처럼 생겼다고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가서 보니 그렇긴..

[life] 타협할 나이

한국 나이는 물론 영국 나이로도 이제는 '아줌마' 옷을 입어야 할 나이. 영국에서 내 나이 이상의 여성들이 옷을 잘 사입는 M&S 옷 코너를 아무리 기웃거려봐도 색감이나 무늬가 전혀 타협되지 않는다. 시험 삼아 몇 개 입어보니, 내 나이대 여성들(그 이상의 여성들)이 왜 여기서 옷을 사입는지는 알겠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사이즈가 월등히 크게 나온다. 다른 브랜드 같으면 L 또는 그 이상을 입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M 정도면 되니 사람들이 이 브랜드 옷만 입으면서 안심하는거다(?). 그러다 다른 브랜드 옷 한 번 입으면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텐데. 한참을 기웃거려도 감당이 안되는 색감이라 빈손으로 돌아나왔다. 이름만 이천쌀, 경기미인 미국에서 생산된 한국브랜드 쌀을 사먹었다. 9Kg에 £16~18 정도...

[네덜란드/독일] 유트레흐 Utrecht

암스테르담에서 독일에 있는 친구네로 가기 전 유트레흐Utrecht라는 도시에 하루 묵었다. 위트레흐라고 읽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유트레흐가 아헨Aachen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했지만 이 도시에 간 이유는 딱 하나, 미피 박물관 때문이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은 목시 Moxy라고 메리어트의 저가형 호텔이었다. 메리어트의 저가형이지만, 우리에겐 전에 없이 비싼 호텔이었다. 판데믹 이후 첫 여행이라 고르고 골랐다. 호텔은 오래되고 새것인 것을 떠나서 깨끗한 게 최고의 덕목인데, 그 면에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아침을 먹으면서 보니 비지니스로 온 여행객이 많은 것 같았다. 고다 치즈의 고향에 왔으니 고다 치즈를 먹어야 한다며 아침에 챙겨 먹었다. 치즈도 햄도 모두 개별 포장되어 깔끔했지만, 요즘 같은 세상..

[+3519days] 어린이날

지난 주말 아이의 이모가 곧 다가올 어린이날 선물이 뭐가 좋겠냐고 물어왔다. 영국에는 없는 어린이날, "마음만도 감사"라고 답을 보냈지만 아이에게 이제 어린이 날도 몇 번 남지 않았다고 다시 물어와서 아이에게 물었다. 다른 도시로 이사한 친구를 방문하러 가는 길, 차안이라 태블릿에 몰두했던 아이가 "할머니는 한국에 갔을 때 맛있는 걸 해주면 좋겠고, 이모는.." 고민을 하다가 "드레스(한국식으로 원피스치마)를 사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답을 보내고 나서 "이모에게 장난감을 사달라고 할껄"하고 갈등을 하길래 그건 우리가 사준다고 했다. 그렇게 정해진 아이의 어린이날 선물. 이모가 답장(?)을 보내왔고, 컬러로 출력해서 어린이날 아이에게 잘 전달했다. 한국 갈 때 여권 속에 잘 넣어가야지. 친구네에서..

[네덜란드/독일] 암스테르담 Amsterdam

2월의 어느 날 3월에 생일이 있는 지비에게 "생일선물은 뭘로?"하고 물었더니 영혼 없는 눈빛(?)으로 "선물은 필요 없고 여행이 가고 싶다"라고. 코비드 전에는 일 년에 한국과 폴란드 한 번씩, 그리고 영국 안팎으로 한 번씩 여행을 가곤 했는데, 코비드 이후엔 한국에 두 번 다녀온 것을 제외하곤 계속 집콕만 하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그래 어디 한 번 가보자" 말 떨어지기 무섭게 항공권 폭풍 검색해서 폴란드 고향이냐, 폴란드의 서울인 바르샤바냐를 저울질했다. 고향의 가족보다(?)는 바르샤바에 정착한 친구가 더 끌리는 모양이었지만, "폴란드까지 가면서 고향에 안가면 두고두고 욕먹는다"는 '가끔씩만 며느라기'인 나의 의견을 받아들여, 독일에 살고 있는 친구네로 방향 결정. 다만, 독일로 입국/출국하는 항..

[life] 부활절 방학 2

부활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아이만 방학'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부활절방학을 보냈다. 연휴 첫날은 앞에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아이와 비아트릭스 포터의 전시회에 다녀왔고, 연휴 두번째 날은 세월호 8주기 런던모임에 다녀왔다. 요즘 무릎 이상(?)으로 걷기가 어렵다. 천천히 걷다보니 약속시간을 넘겨 도착한 모임. 세월호를 기억하는 런던모임의 아저씨 4인방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우리 모임에 관심을 가진 한 유투버가 아저씨 1인과 인터뷰. 이 유튜버는 교사인데, 학교 단체 여행을 갔는데 어쪄다가 페리를 놓쳤다고. 그런데 마침 그 페리가 사고가 나서 우리 모임의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다며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모임의 아저씨들도 기억하는 페리 사고였다. 정말로 오랜만에 트라팔가 스퀘어에서의 모임이라, 코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