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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열한살

아이가 열한살이 되었다. 하.. 한 동안 나를 부담+걱정스럽게 만들었던 아이의 생일과 생일 파티. 잘 보냈다. 이 일도 일주일 전이지만 지금에야 기록삼아 올려둔다. 초등학교에서 마지막 생일이라 앞으론 아이답게 즐길 생일 파티는 없을 것 같아서, 다른 아이들처럼 스포츠센터에서 운영하는 세션+생일파티로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런데 아이는 친한 친구들과 집에서 보내고 싶다고. 지비는 집 좁다고 질색 했다. 나 역시 돈은 들지만 전문가의 손에 맡기는 게 낫다고(편하다고) 생각해서 스포츠센터쪽으로 아이를 설득중이었다. 그러다 예약할 시기 다 놓쳐버리고, 별로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결국은 아이가 원하는대로 집에 친한 친구들 셋을 불러 생일 파티를 겸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서 아..

[life] 단발

지난 봄 한국에 가서 머리(카락)을 잘랐다. 아이는 이렇게 ‘머리를 자른다’고 표현하면 깜짝 놀란다. 그때 미용실에 들고간 사진. 미용사분이 웃으실 줄 알았다.“똑같이 안된다는 거 압니다. 이런 길이로, 느낌으 자르면 좋겠다는 희망입니다”. 작년에도 갔던 언니네 동네에 있는 미용실. 미용사분이 조용히 혼자 운영하시는 곳인데 ‘미용실용 대화’를 이어가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고 작년 머리 스타일도 마음에 들어 다시 찾았다. 안봐도 드라마 - 아이는 내 머리를 보고 저도 하고 싶다할 게 뻔해 내가 먼저하겠다고 했는데, 미용실에 들어가 신이난 아이는 자기가 먼저 하겠다고 떼를 썼다. 아이가 자르고, 내가 자르고 나니 자기도 나처럼 짧게 자르겠다고 울어서 미용사분이 다시 잘라주셨다. 머리카락이 가벼워서 짧은 머리는..

[life] 어린이와 어른이

또 아무도 안궁금한 근황. 4월에 한국에 다녀온 뒤로 빡센 두 달이었다. 아이는 아이대로 바쁘고 나는 받고 있는 교육과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때라(또 교육😢) 바빴다. 지난 월요일에야 모든 과제를 제출하고 다음주와 그로부터 2주 뒤 두 번의 시험과 발표만 남겨둔 상태. 지난 주말 일년이 넘는 교육과정 기간 동안 과제에 매달리지 않고 보낸 토요일을 거의 처음으로 맞이했다. 이제 시험과 발표한 남겨둔 상태라 공부'만'하면 되니까 마음이 한결 가벼..워야 하는데 이러저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마음은 여전히 불편하고 그렇다. 게다가 아이는 여름학기라 엄청나게 바쁘고, 피곤해서 아프고 그런 상태. 그래도 아이는 집에서 쉬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린이 지난 토요일 아이는 폴란드 주말학교 친구네 놀러갔다. 아이와 지비가 친..

[life] 뮤지컬 Mamma Mia

5월 초 영국에 두 번의 연휴가 있었다. 첫번째는 Early May bank holiday를 낀 연휴였고, 두번째는 찰스3세 왕 대관식Coronation을 낀 연휴였다. 대관식 당일은 토요일이어서 오전엔 집청소하며 대관식을 봤고, 오후엔 아이 친구 가족과 동네에서 차를 마셨다. 그리고 다음날엔 시내에 뮤지컬을 보러 갔다. 작년 이맘 땐 여왕의 즉위 70주년을 기념한 연휴에 뮤지컬 매리포핀스를 봤었는데. 우리가 예약한 뮤지컬은 맘마 미아 Mamma Mia! 아이와 보고 싶었던 공연은 '스쿨 오브 락'이었는데 현재 투어 중이라 런던엔 공연이 없고, 또 보고 싶었던 공연 '빌리 엘리엇'은 더 이상 공연이 없는 것 같았다. '맘마 미아'가 10살 아이와 볼만한 공연인가 고민이 좀 되기는 했지만, 아이가 보고 싶..

[life] 달팽이구조대

요즘 애들이 지렁이를 알까? 영국에선 비가 오는 날이면 달팽이를 쉽게 볼 수 있다. 달팽이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어릴 땐 비가 오는 날이면 지렁이가 나왔는데 여긴 달팽이구만’. 아이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국은 가든있는 집도 많고 공원도 많아 아직 흙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런던에 살아도 그렇다. 온통 콘크리트로 덮인 도시에 살고 있는 한국의 아이들이 지렁이를 알까? 아직도 한국은 비가오면 지렁이가 나올까? 그런 생각을 한다. 몇년 전 비가 내린 뒤 등교 길에 아이가 달팽이를 발견했다. 쪼그려 앉아서 그 달팽이를 보고 있으니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 “이 작은 녀석(little fella)는 길 한가운데 있다가는 밟혀서 깨지니까(그래서 죽으니까) 저리로 보내주자”며 살짝 발..

[life] 이제 겨우 봄

별로 궁금하지 않을 근황 - 3월 말부터 3주간 한국에 다녀왔다. 가기 전에는 가느라 정신없이 바빴고, 다녀와서는 3주간 자리를 비운탓에 또 정신없이 바빴다. 물론 한국가서는 한국이니까 매일매일이 바쁘고. 정말 바쁘다 바빠 1번 잡고 2번 삐약🐣의 연속이었다. 한국에 가서 인천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공차) 딸기음료를 먹고, 있는 동안도 내내 딸기를 간식으로 먹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여름이 아닌 봄에 한국에 가서 한국의 봄을 맛보고 왔다. 여름, 한국에 가면 더위를 피해 급하게 에어컨과 에어컨 사이를 메뚜기처럼 뛰어다니기 바쁜데 정말로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맘껏 마시고 왔다. 이번 봄 한국행은 엄마의 80세를 기념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를 위한 여행도, 여행을 대신한 다른 여행도 ..

[+3826days] 이제는 쿨하고 싶은 아이

아이가 보는 어린이채널 뉴스 프로그램에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관련 이슈가 나올 때 아이가 물었다. - 아이: Men's day는 없어? - 나: 없지. 아침을 준비하느라 바쁜 때라 이야기를 이어갈까 말까 고민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자리에 앉으면서 말을 이었다. - 나: 왜 Men's day는 없을까? - 아이: Men are respected(남성들은 존경/대우를 받으니까). - 나: 그렇다기 보다는 여성들이 discriminated. 아이는 '대우' '차별' 같은 한국어는 어려워하니까 이 부분은 영어로 답했다. 그런 날이 올런지는 모르지만 여성이 차별 받지 않는 날이 와도 차별 받은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이 날을 기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아직은 좀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life] 메리포핀스 - 책, 영화 그리고 뮤지컬

지난 가을 런던에 다녀간 친구와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 아이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메리포핀스' 이야기가 나왔다. 아이가 저학년 때 런던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꾸미고 등교하는 행사가 있었다. 그때 어떤 아이가 메리포핀스 의상을 입고 왔다. 그걸 보고 '메리포핀스, 아이 돌보미 이야기 아닌가, 아이 취향인가 부모 취향인가' 그렇게 생각했다. 그 이후 영화 메리포핀스 리턴즈가 개봉했을 때 아이과 함께 보고 '와우!'했다. 원작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내가 관심을 가진 서프라젯 - 여성 참정권 운동과 사회 분위기가 구석구석 숨겨진 영화였다. 그런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도 볼 거리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였다. 영화가 매우 극적이다. 마치 한 편의 공연 같다. 아이가 좀 ..

[life] 솥밥

쌀을 씻어서 전기 압력밥솥에 넣고 짜장소스를 만들었다. 짜장소스를 다 만들고 밥을 뜨려고보니 밥이 안됐다. 그렇지 않아도 오락가락하던 밥솥이었는데, 이젠 완전히 고장이 난 것 같다. 취사버튼을 누르면 몇 초 뒤 보온으로 넘어간다. 짜장소스 만들기에 집중하느라 몰랐다. 아이가 배가 고프다고 하니 마음은 급하고 전자렌지에 넣어볼까 하다가 솥밥을 했다. 일단 솥에 옮겨담고 강불로 올리고 중간에 약불로 바꾸어야 할 것 같아서 검색을 해봤다. 인터넷 없으면 먹고 살지도 못했다.😭 놀랍게도 레시피 사에트에는 솥밥하는 방법도 올라 있다. 그런데 중불로 끓이기 시작해야 한다고해서 급하게 중불로 바꾸었다. 중불로 5분, 약불로 10분, 불 끄고 뜸들이기 10분. 놀랍게도 밥이 되었다! 고등학교 때 캠핑 이후 솥밥은 처음..

[캘리포니아] 라구나 해변, 새해맞이 그리고 일상

런던으로 돌아오기 전 이틀은 평온하게(?) 보냈다. 긴 비행시간을 대비해 체력을 아끼고 싶었고 날씨도 그 전만큼 좋지 않았다. 준비 없이 친구네가 자주 간다는 라구나 해변에 산책을 갔다. 집에서 20-30분만 가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에 산다는 건 참 행운이다. 친구도 부산사람이라 20대 이후 서울에서 생활하며 늘 바다 타령을 하곤 했는데-. 한국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해변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한국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서로 피하는 분위기?😅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해변에 왔으니 아이스크림은 피해갈 수 없다. 친구가 추천하는 젤라토 파라디소로 고고. 런던도 그렇지만 아이스크림은 미국 역시 이탈리안 젤라토가 꽉 잡고 있는 모양이다. 괜찮은 집이었다. 평소 줄이 길기로 유명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