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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3days] 중간방학 2 - 패딩턴베어(feat. Paddington trail)

해리포터 이전에도 세계를 휩쓴 영국 컨텐츠들이 많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그렇고, 아기곰 푸도 그렇고, 패딩턴베어도 그렇다. 사실 나도 잘 몰랐.. 영국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많이 읽는 패딩턴베어. 패딩턴 역에서 브라운 가족에게 발견되어 이름이 패딩턴이 된 곰 이야기. 런던 시내에 있는 패딩턴역은 알아도 나도 아이 키우며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이야기다. 왜 패딩턴베어가 패딩턴인지. 나만 몰랐나? 한국다녀와서 정신없던 가을이라 별다른 준비 없이 맞은 중간방학. 한국맘인 J님과 시간을 맞추어 패딩턴베어 전시회를 예약했다. J님도 그렇지만, 우리도 이제 런던의 웬만한 공원/박물관 안가본 곳이 없어서 관심가는 곳이 별로 없다. 게다가 코비드. 그래도 J님과 그 집 아이들을 만난다는데(주변에서 유일하게 한국..

[+3347days] 중간방학1 - Roald Dahl museum

오늘 아침 아이 등교길에 아이 친구 엄마가 크리스마스 방학 계획을 묻는다. 이제 중간방학 끝나고 겨우 숨돌린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여름휴가가 끝나면 크리스마스휴가를 예약하는 패턴이긴하지만, 우리는 코비드로 여행/휴가는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솔직히 내년엔 한국을 봄에 가나, 여름에 가나 잠시 생각해보긴 했지만. 여행계획이 없다면 더 방학계획을 세워야 할 처지지만, 재정문제와 불확실성 때문에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날씨 때문에 밖으로 다니기 어려운 시즌이니 나도 이제 크리스마스 방학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아직 시작도 못한 지난 중간방학 기록이 나의 발목을 붙잡는다. 후딱 올려버려야지. + 아이의 중간방학이 시작되던 주말, 아이의 주말학교 친구 가족이 공원에 오리밥이나 주러가자고 해서 잠시 만났..

[life] 가슴 뛸때(feat.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전태일의 누이들)

지난 목요일 런던 한국 영화제 상영작인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 : 전태일의 누이들을 봤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한국영화는 영국의 상영관에서 볼 수 있는 기회들이 가끔 있지만, 다큐멘터리는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광고를 보는 순간 냉큼 예약했다. 해떨어지면 에너지도 같이 방전되는 사람이라 저녁 시간 상영이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마침내 영화를 보러 가는 날, 6시 20분 상영시간에 맞추기 위해 아이가 하교하자 말자 씻기고 저녁 준비해주고 5시 20분 집을 나섰다. 지하철에 오른 순간 벌써 지쳐버렸다. 솔직히 이제는 웬만한 책을 봐도, 강연을 봐도 그게 자극이 되지 않는다. 제자리 걸음인 경우도 많아서 새로운 정보로 남는 경우도 적다. 문득 돌아보니 그건 책이나 강연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였다. 가슴이..

[life] 젠더와 코비드(feat. 길 위의 마스크들)

지난 화요일 볼 일이 있어서 오버그라운드(지상철)을 타고 내가 사는 곳과는 반대편 동북방향 런던에 갔다. 지하철을 타고 시내를 가로지르는 방법도 있지만,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하고 복잡함을 피해 가고 싶어 오버그라운드를 선택했다. 내가 오버그라운드에 오른 시간은 바쁜 출근 시간을 약간 넘긴 9시 몇 분 전이었다. 종점에 가까운 역이라 앉아서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앉아서 오버그라운드 안 사람들을 보니 열 명 중 두 명 정도가 마스크를 하고 있다. 몇 정거장마다 한 번씩 TFL(런던교통공사) 내 지하철, 지상철, 버스를 이용할 땐 마스크를 쓰라는 안내방송이 나와도 그걸 신경 쓰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마스크를 쓴 사람보다 이..

[life] 시월에 만보걷기

지난 늦봄 친한 친구가 자궁 관련 암으로 수술을 했다. 다행히 (이런 걸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수술도 잘 되었고, 수술 후 진단한 암도 1기였다고 한다. 방사선 치료와 함께 건강한 삶으로의 복귀가 유일하게 남은 일이라고. 그 친구는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난 몇 안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6주 동안 우리 가족 외 딱 5명을 만났다). 운동이 권장/처방됐는데, 치료로 기운이 없다는 친구. 문자로 "힘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처지였는데, 운동을 같은 장소에서 하지는 못해도 따로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른 친구 한 명과 함께 10월에 월-금 만보걷기를 했다. 만보를 걷지 못하면 벌금 천원.🤑 수술한 친구에게도 활력이 됐음은 물론이고, 함께 하는 다른 친구와 나도 운동하는 계기가 됐..

[+3331days] 할로윈 2021

(다른 글 두 개를 쓰던 중이었지만 간단히) 할로윈 이야기 먼저. 할로윈에 볼 수 있는 유령보다 더 무서운 COVID가 여전히 극성인데, 가만히 집에서만 보내기는 어려워서 아이와 마카롱을 만들었다. 할로윈 트릿(간식)과 관련된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그 중에서 간단히 해볼 수 있는 것으로 골랐는데 - 별로 간단하지 않았다는 게 함정. 만드는 과정이 길었지만, 먹는 건 순식간이라 약간 허망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이는 과정을 즐겼지만, 너무 달아서 당분간은 만들지 않을 것 같다. 마카롱을 만들기 전에 마카롱 매트라는 걸 살까 말까 무척 망설였는데, 배송시간이 길어서 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지 않은게 다행. 아이는 Trick or Treat!이라는 밤나들이를 가고 싶어했지만, 모르는 사람이 주는 달..

[life] 오징어 게임 파장

페이스북에서 한 선배가 먼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 게 있구나’ 생각해도 볼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작년 여름 이후 한국의 이모가 아이에게 넷플릭스 세상을 열어주었지만 아이만 한 동안 한국음성으로 어린이 프로그램을 볼 뿐 우리는 관심도, 시간도 없었다. 우리집 TV는 아이가 깨어 있을 땐 어린이채널 고정, 아이가 잠들거나 학교에 있을 땐 뉴스채널 고정이다. 일년이 넘는 동안 ‘필이 좋은 여행’이라는 음식 프로그램 몇 편 봤다. 선배의 포스팅을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 관련된 뉴스들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아이 학교에서 이메일이 왔다. 본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주로 하는 roblox라는 게임에 오징어 게임 버전이 있어 아이들이 관련된 걸 검색해보다 실..

[20211019] (밀린)밥상일기2

9월에 먹은 밥상일기. 치킨샐러드 닭(다리)고기를 먹은 다음날 메뉴는 꼭 치킨샐러드다. 영국은 닭가슴살이 비싸고 닭다리가 싸다. 우리가 주로 사먹는 닭다리는 7~8개들이가 £1.9. 지비와 내가 두 개씩 먹고 누리가 하나를 먹으면 꼭 2~3개가 남는다. 살만 따로 보관해두었다가 샐러드로 먹는다. 닭은 데우면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나는 데우지 않고 그냥 먹는다. 뜨거운 차와 꼭꼭 씹어먹으면 냄새나는 것보다 그게 낫다. 볶음라면 가끔씩 세일하면 두 개씩 쟁여두고 먹던 일본볶음라면(☞ https://www.sainsburys.co.uk/gol-ui/product/nissin-soba-noodles-bag-classic-109g). 여기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볶음라면이다. 예전엔 컵라면으로만 팔았는데..

[life] 모든 것의 때

아이의 아홉번째 생일 이후 한 달만에 큐가든에 다녀왔다. 한 3주 동안은 아이가 월-토 너무 바쁜 시간들을 보내서 일요일은 집에서 뒹굴뒹굴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아이는 지난 주 (피로로 인한) 감기에 걸려 이틀은 학교에 가지 못했다. 그러고도 꼼짝마 모드를 며칠 간 유지하고서야 체력을 회복한 아이. 여전히 훌쩍이기는해도. 그래서 점심 먹고 산책하고 커피나 마시자는 생각으로 큐가든으로 향했다. 마침 가을학기 중간방학을 맞이해 이곳의 아이들에게는 무척 익숙한 그루팔로Gruffalo and child를 테마로한 걷는 길trail이 마련되어 그 길을 가보기로 했다. 거꾸로가도 길에 마련된 조각상들을 다 볼텐데, 굳이 시작점에서 출발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와 남편). 그루팔로는 3-5세 아이들이 즐겨 ..

[20211008] (밀린)밥상일기1

내 경험을 기준으로 보면 블로그와 소셜미디어가 가장 조용한 시간은 금요일, 토요일이다.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공간에서 사람들의 일상이 바쁘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오랫 동안 고심한 글도 이 시간에 올리면 별로 읽히지 못하고 저 멀리 밀려나게 된다. 그런 패턴을 이용해서 오늘은 밀린 글 후딱 올려버리기. 무려 7월이 밥상일기.😬 크림새우파스타 가끔, 종종 등장하는 까르보나라 논쟁. 우리가 까르보나라라고 알고 먹었던 크림파스타가 (이탈리아의 진짜)까르보나라가 아니라는 사실. 나도 영국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던 사실이다. 영국에 와서 알게된 이탈리아 친구가 까르보나라를 해주겠다고 해서 갔더니 베이컨과 달걀을 삶은 파스타와 섞어 내놓았다. 그때 알게 된 까르보나라의 실체. 부정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여전히 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