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90

[+447days] 크리스마스 이벤트 완료(또는 종료)

차 없는 우리를 굽어살핀 친구들이 뉴몰든에 데려다줬다. 일전에 만났을 때 차 없는 생활이 그닥 불편하지는 않지만, 여행이 아쉽고 뉴몰든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더니 뉴몰든 정도는 같이 가자고 해서 지난 주말 날을 잡았다. 도심 습지 공원WWT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이벤트에 오전에 갔다가 뉴몰든에 점심을 먹으러 가는게 계획이었는데 친구들이 약속시간 보다 한 시간 늦게 와서 WWT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다음날 우리끼리 가기로 하고 바로 뉴몰든 근처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을 먹고 근처 한국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니 날이 벌써 어두워져 멀리 차마시런 못가고 한국마트 코 앞에 있는 X리스피 크림 도넛으로 갔다. 지비가 좋아한다. 가서 도넛 한 개씩 손에 들고 커피 마시면서 식당에선 정신 없어 나누지 못..

[+446days] 불확실성 uncertainty

어젯밤 누리가 책 담는 주머니를 머리에 쓰고 방안을 활보했다. 처음엔 위험하다고 말렸으나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넘어지면서도 계속해서 반복했다. 우리는 불확실성을 즐긴다며 이상한 애(?)라면서. 나이가 들면 선명한게 좋은데, 내 경우는, 누리는 마구 가지를 쳐나갈 수 있는 가능성 또는 불확실성이 좋은가. 결국은 그 행동이 끝이나지 않아 책 담는 주머니를 숨겼다. 그랬더니 울어버린다. 그래서 "그럼 끝까지 가봐라"면서 씌어줬다. 쿠당탕! 하면서 누리의 대성통곡으로 이 알 수 없는 불확실성 놀이는 끝이 났다. 사실은 그게 완전한 끝은 아니었다. 목욕하면서 보니 주머니 자국이 찍힌채로 붉은 자국이 이마에 쫙!(ㅜㅜ ) 오늘 보니 멍이 든 것처럼 노랐다. 끝까지 가보라고 씌어주는 지비나 그걸 동영상으로 찍는 나..

[+445days] 부모의 거울

어제 누리 코트를 사러 잠시 나갔다. 보통 그런 일은 주말에 지비와 함께 하는데, 이번 주말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람들이 쇼핑을 시작하는 주말이라 쇼핑센터가 바쁠 것 같아 혼자 다녀왔다. 누리를 유모차에 태우고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쇼핑센터에 가는데 중간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엄마가 탔다. 두 유모차를 나란히 세우고 가게됐는데, 그 집 아이는 유모차를 타기엔 좀 나이가 들어보였다. 아무리 작게 잡아도 (만) 4살, 많이 잡으면 6살은 됐겠다 싶었다. 하여간 유모차가 나란히 있으니 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는데, 누리가 그 아이의 유모차에 달린 단추 같은 걸 만지작 거렸더니, 그 아이가 싫은 내색을 한다. 내가 몇번이고 누리를 말려도 누리가 말을 듣나. 그러니 그 아이가 결국 누리에게 한마디 했다..

[+443days] TV순이

사실 벌써 누리는 TV순이가 되었다. 가끔 낮잠에서 깨서 울땐 아무래 달래도, 물을 준대도 계속 울때가 있다. 그때 TV를 켜주면 울음을 그친다. 울음을 그치는 게 다행이긴 하지만 동시에 허무하기도 하다. 엄마도 소용없고, TV가 전부냐 싶어서. 일전에 S님이 집에 아들을 데리고 놀러왔을 때 밥을 차려놓고도 정신이 없어 먹을 수가 없어 TV를 켜줘도 되냐고 물었더니 OK해서 켰다. 그런데 누리만 TV를 보더란.(' ' );;TV를 얼마나 보여주냐고 물었더니 한 시간 정도 보여준다고 한다. '헙 대단하다'생각했는데 S님 집에 가보니 이해도 됐다. 장난감이 무지하게 많다. 정말 S님 말씀처럼 누리는 장난감이 없어서 책장의 책 계속 빼고, TV도 신나게 보고 그런걸까. 그렇다고 누리가 하루 종일 TV만 보는건..

[+440days] 밤비 납치 미수 사건

일요일 오후, 주말 내내 집에서만 보낸 게 억울해서 커피를 마시러 나갔다. 저녁 먹을 것 좀 사고, 마트 앞에 있는 별다방에 들렀다. 같은 길에 두 개의 별다방이 있는데 우리가 자주 가는 곳은 마트에서 가까워서이기도 하지만 아이들 놀이 공간이 있어서다. 커피 마시는 사치를 누리는 동안 누리도 원하는 대로 기고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사실 누리가 기기 전까지는 그닥 자주 가지 않았는데, 그 땐 유모차에 넣어두고 아무데나 갈 수 있었다, 누리가 기고서부터 가끔 간다. 마트가 문을 닫을 때쯤 갔으니 4~5시쯤이었다. 그래서인지 별다방도 그렇게 붐비지 않았다. 평일엔 놀이 공간 근처엔 늘 자리가 없는데, 오늘은 놀이 공간 바로 입구에 자리가 있어 착! 자리 잡고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누리 노는 것도 구경하고...

[+439days] 생애 첫번째 쯩

어제로 누리의 수영 첫번째 코스가 끝이 났다. 11번의 수업 중 지지난 주 아파서 한 번 빠지고 10번 출석. 11번 완전 출석을 하지 못해 지비와 나는 아쉬웠다. 이런 점에서 정말 한국인과 폴란드인은 비슷한 점이 많다. 수업의 질보다 양이라면서.(^ ^ );; 기대도 않고 갔는데 수영장에 들어서니 수업을 보조하는 친구가 일명 '쯩'을 건내준다. 옷이나 가방에 달 수 있는 패치가 달려 있는 쯩. 누리의 생애 첫 성과를 증명하는 쯩이라면서 누리보다 우리가 완전 감격했다면서. 지비랑 액자해서 넣을까 어쩔까 막 고민을 했는데 이 스타피쉬 여러개 모아서 액자로 만들기로 결정. 그런데 다음 코스는 한국에 다녀오는 관계로 절반을 놓쳐버리고 참여하게 되는데 두번째 스타피쉬도 줄까? 은근 이런게 집착한다. ( ' ')..

[+429days] 감기 일주일째

누리의 감기가 일주일을 넘어가고 있다. 맑던 콧물이 노랗게 되었다가 다시 맑아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초반에 열이 있어 열을 내려주는 시럽을 며칠 먹였더니 열은 없는데 콧물이 멈추질 않는다. 어제부턴 아침 저녁으로 식염수를 코 안에 떨어뜨려 씻어주고 있는데 효과가 있을런지.아무래도 지난 주 화요일 도서관에서 만난 이웃 라헬의 딸에게서 옮은 것 같은데, 그런 게 무서워서 집에만 있을 수도 없고. 그 집 아이는 늘 감기다. 오빠가 유치원에서 부지런히 병을 실어나르는게 원인이라고 라헬은 생각하지만, 지비와 내가 곁에서 보기엔 뭔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라헬을 자주 보는 건 아니지만, 정말 한 순간도 그 아이가 감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는. 누리는 감기 걸리고 나서 딱 한 번 책 반납하러 도서관에 간 것..

[+423days] 살아 있는 집

사람들이 누리가 순하다, 수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심지어 지비의 형수는 그 집 딸이 누리 같기만 하면 둘째를 얼렁 낳겠다 한다. 그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그런지 누리가 순한 것도 '같고', 수월한 것도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애 키우기 쉽지 않다.(- -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도 나름의 애환이 있겠지만, 하루 종일 애랑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 직장에 나가는 일보다 어렵다는 건 그 어느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꼭 그 부분 아니고서도 육아와 직장 중에서 직장이 더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하니 직장을 버리지 않는 게 아닐까? 사진이 구리긴 하지만, 누리도 순진한 웃음 뒤에 숨기고 있는 것이 많다. 내가 웃는 사진만 올..

[+415days] 젖병아 안녕!

누리의 돌 전후로 우유에 대해서 수없이 검색해봤다. 조산사는 12개월이 넘어가면 비타민 A/C/D와 함께 일반우유를 먹여도 괜찮다고 했다. 분유에서 일반우유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 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그 의견을 두루 살펴본 결과 이유식이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면 일반우유로 전환해도 될듯하여 10월에 접어들면서 바로 일반우유로 바꾸었다. 저지방, 중간저지방, 완전지방 중에서 2세 미만의 아기들은 완전지방을 먹인다. 중간저지방의 경우는 2%미만의 지방을 포함하고 있고, 완전지방의 경우는 4%정도의 지방을 가지고 있다는 기준은 한국과 영국이 같은데 실제로 맛을 보면 영국의 중간저지방과 한국의 완전지방의 맛이 비슷하다. 그건 나만 그런게 아니라 한국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느껴서 보통 중간저지방을..

[+414days] 걸음마 맹연습

지난 일요일에 다녀온 WWT(The Wildfowl & Wetlands Trust). 우린 줄여서 그냥 Wetland Centre라고 부른다. 새들이 쉬어가는 습지 공원이다. 런던의 경우는 나름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대략 2-3존 경계쯤. 가보면 놀랍다. 템즈강변과 리치몬드 공원 사이쯤에 자리잡고 있는데, 한국 같으면 벌써 아파트 올렸다. 이 녹지 때문인지, 주변은 부촌이다. 한국이나 여기나 부자들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 녹지에 산다. 뉴스에서 보고 이 존재를 알게 됐는데 입장료가 £11 근처라 딱히 잘 가게 되지 않았다. 손님오면 가지하고 미루었는데, 런던을 며칠 일정으로 다녀가는 손님들은 한가롭게 도심 습지공원에 들를 틈이 없다. 그러다 지난 봄 협bro가 영국 동부의 인공습지 관련 촬영을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