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90

[+485days] 머리카락을 잘랐어요!

어제 생애 처음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자른 누리. 앞머리가 길긴 했지만 잘라줄 정도는 아니었는데, 뒷머리카락이 상해서 자꾸 엉키는 바람에 잘라주기로 했다. 날 더러 잘라주라고 주위에서 말을 하긴 했지만, 자신이 없어서 미용실에 데려갔다. 상한 뒷머리카락은 앞머리 자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아서 자신이 없었다. 아주머니 말로는 배냇버리가 가늘어서 엉키는 것이라고 한다. 누리는 낯을 가리는 아이도 아니라서 별 문제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가위를 들이데는 순간부터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며 울기 시작했다. 얼굴이 빗에 긁혀 붉어졌다. 가위질 열번이나 했을까. 앞머리 자르고, 뒷머리 자르고 금새 끝났다. 뒷머리 길었다고 지비가 좋아했는데, 그거 잘랐다고 뭐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아들이냐고 늘 ..

[+482days] 총알 같은 일주일

한국에서의 일주일은 정말 총알 같이 지나간다. 누리의 엉덩이 중병으로, 시차적응으로 집에서 주로 보냈다. 그 동안 외출은 부산진시장, 교대 앞 친구네, 대전. 부산진시장 한복도 사고, 누리 양말을 사러 나갔다. 양말은 짱짱한 한국산이 최고, 가격대비. 한국의 추운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속이 기모로 된 아기 바지 하나 사고, 모자도 하나 샀다. 정말 한국 춥다. 이런 추위 속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도대체 적응이 안된다.한복은 내 한복. 아주 가끔 어쩌다 있을지 모르는 '이벤트'를 위해 한복을 샀다. 천 재질 그런것 보다는 가격과 모양을 중심으로 결정. 속치마, 길이연장 땜 2만원을 더 주긴 했지만, 한복 10만원이면 잘 샀다. 영국서 차려 입어야 할 일이 있을 때 드레스 보다 나을 것 같아서. 주로 결혼식...

[+477days] 두번째 한국방문

한국오는 비행기 1월 5일 드디어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탔다. 히드로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 지비와 헤어져 보안구역으로 들어가기 전엔 턱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과연 누리와 10시간 50분 비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거기다 다시 김포-부산 비행까지. 비행기에 타니 승무원이 와서 그 문제의 아기요람 사용 여부를 물어봤다. 아기의 개월수와 키 그리고 몸무게. 개월수와 몸무게만 말해주고, 키에 대해서는 예약 시점에 이미 벌써 사용할 수 없다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해주었다. 예약 시점은 한참 전이지만, 아기가 성장하니까. 다시 정확한 키를 물어왔는데, 오래전에 재서 잘 모른다고 했더니, 승무원이 "한 번 재어드릴까요" 하는 것이다. (두 눈이 번쩍!) 승무원이 키를 재는 방식은 아기요람을 들고 와서 누리와 ..

[+471days] 아슬한 혹은 아찔한

일본인 친구 하나가 이사갈 집과 기간이 어중간하게 맞지 않아 우리 집에 잠시 지내게 됐다.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에 빠져 밤이 깊은 줄도 모르다가 이제는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라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먼저 방으로 들어간 지비가 빨리 와보라며 달려와서 방에 가보니 이렇게 자고 있다. 보통은 잠들면 바로 누리 침대로 옮기는데 대화에 서둘러 복귀하느라 우리 침대에 두었더니 이런 일이.(- - ) 지비가 그런다. "we are bad parents."그래도 꼭 사진은 찍어두자면서. 우린 정말 나빠.(-ㅜ ) 아슬한 혹은 아찔한 순간이었다. + 하도 떠들어서 목이 아픈 관계로 오늘은 짧은 포스트. 켁켁..

[+459days] 저명인

오늘 낮에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촛불 집회가 있었는데 우리는 끝나는 시간에 트라팔가 광장에 도착했다. 뭘 알아서 간건 아니고, 사실 나는 강정 캠페인인줄 알았다(- - );;. 토요일 점심 같이 하겠냐고 L님께 연락을 했더니 오늘 1시에서 3시까지 트라팔가 광장에서 집회가 있다고 오라고 하셨다. 오늘이 아니면 먹기 힘든 음식이 캠든에 있어서 그걸 12시에 이른 점심을 먹고 가겠다고 했다. 계획은 그랬지만 비오는 날 누리를 유모차에 태우고 집을 나서기까지, 나서고 나서도 민첩하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주문한 음식이 생각보다 늦게 나와서 정확하게(!) 3시에 도착했다. 집회를 마친 사람들은 차를 마시러 가는 길이었다. 차 마시며 이야기를 나눠 보니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다. L..

[+454days] 인증샷의 어려움 - 오토그라퍼

누리의 걸음마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무척이나 애를 썼다. 겨우 한 걸음 걷는 것을 보여주면 손이 닿는 거리에 카메라나 휴대전화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저장공간이 없어 기록이 안되거나 그런 식이었다. 그래서 실제 걸음마보다 카메라에 담긴 기록을 휠씬 늦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끼리 그런 이야기를 했다. 집에 CCTV를 설치하지 않는 이상 감동적인 '첫 걸음마'의 기록 같은 건 남기기 어렵다고. 그래서 실제로 떠도는 첫 걸음마의 기록은 첫 걸음마가 아닐꺼라면서. 그러면서 집에 어디 구석에 안쓰는 카메라를 설치할까 어쩔까하며 농담했는데 얼마 전에 날라든 광고 메일에 또 한 번 '호..'했다. 바로 이 상품, 오토그라퍼 Autographer. ▲ Autographer http://www.autograph..

[+453days] 보통을 지나가고 있는 누리

예전에 후배 K가 책장에 올라가 넙죽 엎드린 아들 사진과 주방에서 모든 냄비를 꺼내 줄 세운 아들 사진을 올렸는데 그 사진을 보고 약간 '헉!'했다. '아들은 저렇구나'하면서. 그런데 지나보니 그 아들도 보통 아이들이면 하는 모든 일들을 그저 거쳐가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지금 누리는 '그 때'를 지나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더 크면 말귀를 알아들으려나?사실 지금도 지비가 올라가지 말라고 하면 우는 걸로 봐서 뉘앙스를 이해하는 것 같다. 그런데 하고 싶은 것과 하지 말라는 것 사이에서 조정과 합의가 안되니 울고 만다. 누리도 책장에 쉽게 올라가고, 이젠 주방 서랍에서 냄비들을 꺼낸다. 사실 우리집은 거실과 주방의 경계가 없기 때문에 더 쉽다. 누리에겐 더 쉽고, 나는 더 어렵고 그렇다. 누리가 좋아하..

[+451days] 우리집에 눈이 와요!

우리는 누리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크리스마스 트리는 없다고 벌써 이야기해두었다. 하지만 다들 들뜬 연말을 그냥 보내기도 뭣해서 하나 장만했다. 눈모양 스티커. 스티커가 아니라 클링 필름형이라 떼었다가 다시 쓸 수 있다고 하는데 내년까지 먼지 묻지 않고 잘 보관이 될까? ( ' ')a이거 붙이려고 주문해놓고 창문 청소 열심히 했다. 한 반 년만에, 아니 그 보다 더 된 것 같다. 사실은 발코니 창문 전체에 골고루 붙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누리가 자기 손이 닿는 곳은 다 떼어버렸다. 그것 참 신기하게도 내가 붙이면서 잘못 붙여서 떼려고 할 때는 안떨어지더니 누리는 척척 잘만 뗀다. 역시 우리딸 최고! (ㅡㅜ ) 아, 누리는 또 감기라서 턱받이하고 있어요.(ㅜㅜ )

[+449days] 전혀 행복하지 않은 항공사의 해피맘 서비스 3

1월이면 한국에 간다고 생각하면 설레지만 마음 한구석은 누리랑 단 둘이서 어떻게 갈까하고 점점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그것도 일반 좌석에 앉아 누리는 무릎에 앉히고 11시간을. 누리와 단 둘이서 가는 길이라 조금 더 편하게 가려고 밤시간에 출발하는 X시아나를 구입했는데, 유아에게 제공되는 유아요람을 누리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안고 가야한다. ☞ [+47weeks] 전혀 행복하지 않은 항공사의 해피맘 서비스☞ [+50weeks] 전혀 행복하지 않은 항공사의 해피맘 서비스 2 9월에 두 번째 질의를 보내고 열흘 정도 뒤에 X시아나 캐빈 서비스 품질 담당자로부터 재답변을 받았다. 안전상의 이유로 사용이 어렵다는 건 똑같고 이런 꼬릿말이 붙었다. 향 후, 도입될 항공기의 사양 결정시에는 최근 유아 발육 상태를..

[+448days] 아기랑 겨울나기

애 데리고 갈 곳이 없다. 날씨가 좋을 땐 집 근처 공원에 있는 놀이터에 갔는데, 누리가 본격적으로 걸을 즈음부터 비가 자주 와서 많이 가지 못했다. 그렇게 지내보니 누리도 나도 못할 노릇이라 비가 오지 않는 이상 매일 누리를 데리고 나간다. 요즘은 비가 오지 않아도 놀이터는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유모차에 누리를 태우고 산책만 하는데 이제 누리도 놀이터를 알아서 그 옆을 지날 때면 안달을 한다. 집 근처 걸어서 5~10분 거리에 공원이 세 개나되서 돌아가며 가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유모차에 태우고 우유를 사러 가거나 빵을 사러 간다. 그 두 가지 품목은 많이 사놓을 수 없어서 2~3일에 한 번 마트에 꼭 가게 된다. 지난 주 공원에 갔다가 공원 까페에서 열리는 퍼펫 세션 광고를 봤다. 마침 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