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 93

[Porto day1] 포르토 맛보기

보통 여행을 가면 뭘 봐야할지 먹어야할지 정하는 건 내 몫이다. 지비에게 공부를 좀 해보라면 엄청나게 검색을 한다. 검색량은 엄청난데 꼭 집어내지를 못한다. 일찍이 도서관에서 포르투칼 가이드북을 빌린 나는 대략 훝어보고 꼭 볼 거리를 압축했다. 다리, 기차역, 포르토 와이너리, 그리고 에그타르트. 자세한 공부는 떠나기 전에 하기로 마음만 먹었는데 떠나기 며칠 전 후배의 동생이 포르토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후배네가 우리집에서 한 일주일 정도 머물 때 하루 묵어갔던 후배의 동생. 후배의 동생 J는 포르토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페이스북에 홍보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주고 받고, 연락처 주고 받고, 바로 며칠 뒤에 만나서 커피 마시기로 전격 결정. 하나도 준비안된 여행이 다 준비된듯한 그런 ..

[road] 길 위에서 만난 베트남

(2007년 6월 25일)하노이에서 호치민시티까지 그 먼길을 타고 다닌 미니버스다. 24인승 버스 미니버스이지만 그야말로 미니버스이고, 짐들이 많아 남는 공간이 없었다. 아마도 여행 중 다들 잠든 시간에 찍은 사진인 것 같다. 달리는 미니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들.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에서 찍은 사진. 한밤 중에 어느 시골도로 휴게소, 그냥 가게라고 해야 적당한 규모,에 들렀더니 주인이 띄엄띄엄 한국말을 한다. 자세한 내막을 들어보니 한국의 그것도 부산의 신평공단에서 일했던 노동자라고 한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돌아와 가게를 차리게 됐다고 반가워 한다. 우리는 그가 반갑고 고마웠다. 분명 고생 많았을 한국에서의 시간을 그렇게 기억해줘서. 그가 끓여주는 라면으로 야식을 즐긴 후 다시 가던 길을 재촉하여 갔다..

[hochiminh] 여행의 끝

(2007년 6월 25일 작성) 베트남 여행을 가면서 입고간 청바지. 아무데나 털썩털썩 앉고 계속 입다보니 헤져 구멍이 났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호텔에 버리고 왔다. 조금이라도 짐을 줄여보려고. 그땐 여행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사실 지금도 없기는 매 한 가지다만, 옷짐이 가장 많았다. 지금도 그런 경향이 없지 않지만.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나라를 여행할때는 현지에 가서 사입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저렴하기도 하고, 돌아오면 기념품이 되기도 한다. 단, 그러한 여행법은 표준체형 또는 그보다 작은&날씬한 경우만 해당한다. 나는, 나는 안돼.(ㅜㅜ ) 호치민시티에 가서는 메콩강 투어다, 구찌터널이다 시외로만 나돌아서 정작 호치민시티에서 찍은 사진은 없다. 아침저녁으로 밥 먹으며 어슬렁 거린 거리가 전..

[mytho] 메콩델타

(2007년 2월 8일 작성) 미토mytho는 호치민시티에서 두어 시간 떨어진 곳이다. 작은 도시지만 이 도시엔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다. 그 이유는 메콩강 크루즈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어느 곳 하나 인상적이지 않은 곳이 없었지만 메콩강도 그 중에 하나다. 이 곳 역시 호치민시티에서 약간의 거리가 있는 곳이라 호치민시티만 찾은 사람이 찾아가기 쉽지 않지만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이다. 호치민시티에 있는 크고 작은 거의 모든 여행사들이 미토에서 출발하는 메콩강 크루즈 상품을 다룬다. 왜 그렇겠는가. 여행상품이 된 곳은 그만한 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방법은, 앞에서 언급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도착한 도시에서 작은 여행사를 찾는 방법이다. 거의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해당도시와 그 ..

[cuchi] 구찌터널

(2007년 2월 8일 작성) 호치민시티에서 떨어진 구찌cuchi, 그리고 구찌 시내에서도 떨어진 구찌터널. 짧게 베트남 또는 호치민시티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가기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그래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구찌터널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두어 시간 걸린 것 같다. 가는 길에 발견한 삼륜자동차. 우리나라 TV에도 가끔 등장한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골동품으로.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이 삼륜차가 아직 굴러다니고 있었다.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달리는 버스안에서 찍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비교적 많은 부분을 담은 삼륜자동차. 길을 묻고, 간식으로 과일을 사려고 잠시 세웠을 때 찍은 사진. 사진의 제목이 왜 '반미노점'이냐. 베트남에선 바케뜨를 '반미'..

[nhatrang] 베트남을 느끼다.

(2007년 1월 27일 작성) 나짱에는 참파유적지를 빼면 이름난 볼거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때까지 하지 못한 일들을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다. 조카들에게 엽서쓰기, 그리고 내 홈페이지에 자랑질(?)하기 등등. 별 다른 볼거리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여행이 중반을 넘어가던 때라 조카들과 부모님께 엽서를 쓰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어디 자리를 잡기만하면 졸음이 쏟아졌으니. 단단히 마음 먹은 나는 어두운 호텔방에서 전날 저녁 산책길에 사둔 엽서에 인사를 쓰고 날이 밝기를 기다려 우체국을 찾아갔다. 여행자들이 잘 찾는 곳이 우체국이기도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의 일부분이기도 해서 호텔에 부탁을 하기보다 꼭 가보고 싶었다. 생각보다 국제우편보내는 절차가 너무 간단해 아쉬웠다. 베트남 사람과 ..

[nhatrang] 나짱

(2007년 1월 27일 작성글) 나트랑, 베트남 사람들은 나짱이라고 부르는 휴양도시다. 나트랑이라는 이름은 프랑스 식민역사의 잔재다. 나짱이라고 불러야는데 나트랑이라는 이름이 먼저 입에 붙었다. 나짱의 중심은 해변이다. 해변에 가면 비치배드에 누운 관광객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비치배드에 누워 그늘에서 책을 읽고 있다. 그렇게 휴식을 즐기는 곳이 바로 나짱이다. 이 곳에서 처음으로 나는 씨클로를 탔다.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1달러(US)를 주고 한 시간 정도 시내구경을 했던 것 같다. 나짱은 정말 바닷가에서 쉬는 것 말고는 달리 볼 거리도, 할 거리도 없어보였다. 씨클로 에피소드는 바로 다음 글에. 그렇다고 이른바 여행 포인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곳은 참파유적지다. 대부분은 전란에 타버..

[Poalnd2011] day03 폴란드의 서울 바르샤바와 월소

한국어에서는 외국지명을 표기할 때 현지의 발음을 따르도록 한다. 그래서 우리가 바르샤바Warszawa라고 부르는 폴란드의 서울을 폴란드에서는 알아듣지만 영어권에서는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다. 영어권에서는 바르샤바Warszawa를 월소Warsaw라고 쓰고 읽는다. 지비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은 내가 그들이 부르는 국가과 지명에 가깝게 부를 때 다들 놀라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자랑스럽게 한국어의 외국어표기법을 설명해주곤 했다. 개인적으론 좋은 표기법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에 대한 존경/인정이 담긴 것 같아서. 바르샤바 Warszawa - Warsaw 바르샤바의 역에 도착하면 바르샤바의 상징물 중의 하나인 문화과학궁전 Palac Kutury i Nauki가 보인다. 바르샤바의 상징물이지만 소련에..

[Poland2011] day03 비에리츠카 소금광산

가족들과 크라코프-바르샤바 여행을 앞두고 이 여행기를 정리하는 게 목표였는데, 수두와 함께 방학을 맞으면서 꼼찌락할 틈이 없어졌다. 물론 그래도 할껀 다 한다만은. 잠시 쉬었던 여행(사진) 정리에 다시 힘을 쏟아볼까 한다. 다음주면 가족들이 오니까. 비에리츠카 Wieliczka - Salt Mine 크라코프에서 마지막 일정이 비에리츠카 소금광산이었는데, 전날 과음으로 지비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지도 못했다. 나도 별로 다르지 않은 상태였지만, 더 아픈 지비를 끌고 비에리츠카로 향했다. 크라코프의 도시 경계 밖에 있다는 비에리츠카로 우리는 시내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갔지만, 폴란드어가 안된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투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지비도 그곳 사람이 아니고 가본적도 없어서 어디서 내려야할지 잘 몰랐다..

[Poland2011] day02 extra - 술 권하는 폴란드

이 블로그에서 여러 번 언급했지만 알면 알 수록 폴란드는 한국과, 폴란드인들은 한국인들과 싱크로율이 높다. 많이 비슷하다. 유럽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것이든 싫은 것이든 권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지만,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일단 폴란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특히 먹고 마시는 면에서 정말 많이 권한다. 올해 초 돌아가신 지비의 고모님은 늘 우리더러 새처럼 먹는다고 나무라셨다. 잠시 들려 차 한 잔만 하고 가겠다고 연락하면 늘 밥을 해놓고 기다리셨다. 술 마시는 문화도 정말 비슷하다. 안주가 없는 건 다르지만, 보드카만 생으로 마신다, 술 권하는 문화 만큼은 정말 똑같다. 이런 식이다. 6년 전 여행에서 크라코프를 떠나기 전 지비의 동료들과 모여 술을 한 잔 하기로 했다. 우리가 묵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