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 9

[life] 부활절 방학 전야

어제는 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다. 개인적으로도 바쁘고 누리도 학교 야외학습에, 발레 마지막 수업에. 게다가 하루 종일 비는 내리고. 정신 없는 하루가 마쳐질 즈음해서 비는 그치고 뜨거운 햇살이 쏟아졌다. 바쁜 어제가 끝나고 오늘 하루 준비해서 내일 부활절 방학과 함께 약간/조금 긴 여행을 가는데 짐싸기를 미루고 방황하고 있다. 여행 동안 읽을 책을 골라담고 있다. 과연 몇 권이나 읽게 될까. 읽을 책을 고르지 못해,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담겨 있던 책들을 구매하기로 했다. 재미있는 책 있으면, ebook 컨텐츠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누리가 실내복 겸 잠옷으로 입는 옷이 딱 네 벌이다. 수가 작아 열심히 빨아 입히니 낡기도 하였고, 길이도 달랑해서 U에서 한 벌 사보고 괜찮으면 더 사입힐려고 실내복 겸 잠..

[life] 토닥s와 쿠키 공장

지난 한 주 정말 많은 쿠키를 구웠다. 갯수로 따져보면 그렇게 많은 수가 아닌데 오븐에 구울 수 있는 양, 구울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매일 밤 20~30개씩 주 5일을 구웠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굽고 있다. 쿠키 공장 처음 3일은 지비의 생일 축하용으로 회사 사람들과 나눠 먹을 쿠키를 구웠다. 회사에선 보통 생일이거나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이 초콜릿이나 컵케이크를 돌리기도 한다. 3일 동안 열심히 구운 쿠키를 내놓으니 "가방이 작아서 들고 가기 힘든데 왜 구웠냐"고 해서 아침부터 또 잔소리 듣고 회사로 가져갔다. 회사에서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나아진 지비. 그러니 말 좀 들으란 말이다.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아느님 말을. 지비의 생일 턱 쿠키를 구워놓고 다시 이틀 동안은 누리의 ..

[Porto day2] 관광모드3

포르토를 떠올리면 빠질 수 없는 명소 다리 - Dom Luís I Bridge. 한국어로 찾아보니 돔 루이스 1세 다리. 다리니까 당연히 강변에 있다. 강변 자체가 볼 거리, 먹 거리가 많은 곳이었는데 우리는 막 점심을 먹고 온터라 강변을 따라 다리로 직행했다. 이 강변 일정을 점심 시간에 맞춰올 수 있다면 거기서 점심 또는 차/커피를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다만 해바라기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서 자리잡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강변의 이런 좁다란(?) 건물들이 볼 거리인데, 건물이 이렇게 좁다랗게 생긴 이유는 다른 여느 도시들처럼 세금 관련이 아닐까 싶다. 예전엔 건물의 도로면 길이에 따라 세금을 지웠다고 한다. 그래서 암스테르담 같은 도시들도 좁다란 건물들이 많이 생겼다(고 어디서 읽은듯). 다정한 부녀 ..

[Porto day2] 관광모드2

현지 음식을 사먹자고 호기롭게 여행을 떠났던 우리는 짜파게티를 먹고 라면, 햇반을 살 수 없을까 생각하게 됐다. 짐싸면서 빼놓고 온 우동, 햇반을 그리워하면서. 쌀쌀한 날씨가 우리를 더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서 포르토에 한국식품점은 없는지, 한국식품점은 아니라도 우동, 햇반을 살 수 있는 아시안식품점은 없는지를 검색했다. 그러다 본 Casa Oriental - 아시안식품점이 아니라 포르토의 오래된 식료품점이었는데 지금은 이름과 위치만 그대로 유지하면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포르토의 특산품인 사르딘 생선통조림을 파는 가게로 바뀌었다. 이 Casa Oriental을 종탑 전망대가 있는 교회 Clérigos Church 앞에서 발견했다. 연도가 표시된 디자인이라 자기가 태어난 생선통조림을 골라서 기념품으로 살 수..

[20180319] 밥상일기 - 피자와 기네스 컵케이크

밥상은 하루 세번, 주중에 혼자 먹는 점심을 포함해서, 꼬박 꼬박 차려지는데 예전만큼 (감히) 요리하거나 기록하거나 블로그 포스팅을 할 기운은 나지 않는다. 내가 주로 음식을 준비해야하는 주역이어서 그런듯. 나는 만들기보다 먹는데 더 자신있는데. (주로 밥) 먹는 걸 즐기지 않는 누리와 (어떤 음식이든) 맛을 잘 모르는 지비도 한 몫씩 한다. 폴란드인들이 하루 네 번 햄치즈샌드위치를 먹으며 일생을 살아간다는 걸 감안하면 맛을 잘 모른다는 게 이해가 갈런지도. 그럼에도 꾸준히 시도하는 이유는 내가 워낙 먹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누리를 먹이기 위해서다(미안 지비). 최근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 덕분에 시간이 걸리는 요리 - 피자를 만들어봤다. 놀이 겸 식사 준비겸. 하지만 늘 그렇듯 누리는 하이..

[Porto day2] 관광모드1

여행지 숙소에서 커피를 마실 일이 있으면 인스턴트를 먹곤 했는데, 1회용 드립백에 내려 먹는 커피를 맛보고나니 다시 인스턴트 커피로 돌아갈 수가 없다. 한국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었고, 타이페이 여행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여기엔 아직 이런 1회용 드립백 커피가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드립백을 구입했다. 커피는 현지에서 사도 되고, 집에서도 가져갈 수 있으니까. 덕분에 하루를 따듯하고 진한 커피로 시작했다. 나이가 드니 여행 짐에서 옷짐은 줄어드는데 이런 짐이 늘어난다. 커피, 약, 충전기 등등. 우리가 묵었던 에어비엔비 숙소가 있던 건물 뒷편 뒷골목. 오른편에 보이는 오래된 주택을 모던하게 개조해서 에어비엔비로 사용하고 있었다. 2월이라도 포르토니까 특유의 맑고 따듯한 날을 기대했는..

[Porto day1] 포르토 맛보기

보통 여행을 가면 뭘 봐야할지 먹어야할지 정하는 건 내 몫이다. 지비에게 공부를 좀 해보라면 엄청나게 검색을 한다. 검색량은 엄청난데 꼭 집어내지를 못한다. 일찍이 도서관에서 포르투칼 가이드북을 빌린 나는 대략 훝어보고 꼭 볼 거리를 압축했다. 다리, 기차역, 포르토 와이너리, 그리고 에그타르트. 자세한 공부는 떠나기 전에 하기로 마음만 먹었는데 떠나기 며칠 전 후배의 동생이 포르토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후배네가 우리집에서 한 일주일 정도 머물 때 하루 묵어갔던 후배의 동생. 후배의 동생 J는 포르토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페이스북에 홍보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주고 받고, 연락처 주고 받고, 바로 며칠 뒤에 만나서 커피 마시기로 전격 결정. 하나도 준비안된 여행이 다 준비된듯한 그런 ..

[craft] The little red hen

2018년 2월 28일 수요일 / Reception / The little red hen 보통 누리가 학교에서 뭘 가지고오면 뭘 만들고 그렸냐고 물어본다. 물어보지 않아도 이해가 가능한 것들도 있지만, 절반 그 이상은 난해한 것들도 많다.뭐냐고 물었더니 The little red hen이라고. 2월에 2주간에 걸쳐 아트 프로젝트(외부에서 아티스트가 와서 진행된)가 진행됐다. 거기서 The little red hen이라는 책을 읽고 만들기를 한 모양이다. 내가 "어? little red hen이라고?"물었더니"아니! The little red hen!"이란다.알았다, The little red hen. 어떤 동화인가 찾아봤다.( ☞ https://youtu.be/smspKuKqt5c ) 암탉이 혼자서 밀을..

[life] 추울땐 라면

런던 날씨는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다. 여름엔 25도를 넘는 날이 잘 없고, 겨울엔 5도보다 낮은 날이 잘 없다. 햇볕이 잘 나지 않아 체감 기온은 원래 기온보다 3도 정도 낮다고 하지만 내가 나고 자란 부산만큼이나 눈 보기 어려운 곳이다. 이런 곳에 눈이 한 번 왔다하면, 그게 1~2cm라도, 도시가 야단난다. 그런데 화요일부터 간간히 내리고 있는 눈이 녹지 않고 쌓였다. 물론 런던 밖, 영국의 중, 북부는 더 많은 눈이 왔다. 런던의 많은 중등학교도 휴교를 했는데, 초등학교는 대부분 열었다. 중등학교는 차로 통학할만한 거리에서 아이들이 오는 반면, 초등학생들은 걸어서 통학하는 거리에 사니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수요일은 원래도 바쁜 날인데 눈 때문에 더 없이 바쁜 날이었다. 다행히 내가 듣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