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 16

[20170105] 밥상일기

며칠 전 공원에 가면서 늘 먹는 아이용 샌드위치가 있겠지 싶었는데 없어서 감자튀김, 이것저것을 먹여야 했다. 그래서 오늘은 혹시 몰라 가족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누리용 샌드위치를 싸갔다. 우리가 간 곳은 조카가 고른 햄버거집 GBK. 누리가 최소한 감자튀김은 먹으니 누리용 샌드위치를 싼 보람은 없었다. 햄버거집은 누리가 감자튀김을 먹을 수 있어 좋지만 감자튀김 '밖에' 먹을 게 없다. 얼마전 맥도널드 해피밀버거를 먹어서 버거를 먹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누리에게 수제버거는 버겁다. 결국 GBK에서는 감자튀김과 버거빵만 먹고 영국박물관에 들렀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점심으로 준비해간 햄치즈 샌드위치를 다 먹었다. 그때가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이라 과연 저녁을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누리가 ..

[20170104] 밥상일기

작심삼일 - 작심의 어려움을 몸소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3일 밥상일기를 건너뛰었다. 어제 점심은 큐가든 까페에서 언제나 그렇듯 정신없이 헤치웠다. 늘 사람이 많고, 나는 언제나 누리와 함께하니 늘 정신이 없다. 집에서 저녁은 먹었는데 역시 정신이 없었다. 좁은 공간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복작복작 있으니 갈등이 안생길래야 안생길 수 없다. 이를 계기로 서로에게 더 조심하고 신중해질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정말 얼음장 같은 분위기 때문에 밤마다 마시던 맥주를 건너뛰고 차를 마셨다. 그러면서 그 동안 내가 조카에게 가졌던 생각, 안타까웠던 마음들을 차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가운데 오늘 누리가 크리스마스 방학을 마치고 어린이집으로 돌아갔다. 여전히 2시간 45분 동안이지만..

[20170102] 밥상일기

같은 겨울이라도 런던은 늘 12월보다 1월이 더 춥다. 크리스마스 연휴는 집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고, 마드리드에 다녀온 며칠을 무척 따듯해서 겨울추위가 어떤 것인지 살짝 잊고 있었다. 어제 옥스포드에 갔다가 살떨리는 추위를 체감했다. 다행히 전날 언니와 옥스포드에서 볼 것과 동선을 미리 챙겨봐서 추운데 밖에서 허비한 시간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 먼저 옥스포드에서 무엇을 꼭 봐야하는지를 정했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그리고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를 정했다. 4살 누리와 함께. 동선을 고려하며 다시 볼 거리를 추리거나 더해 코스 완료. 끼니도 사전에 누리가 평소에 먹는 샌드위치를 먹기로 동의를 구해 일사천리로 냠냠. 꼭 하고 싶은 곳을 정하고 그 나머지를 포기하는 대신 군더더기 없는 하루 여행을 할 수 있..

[20170101] 밥상일기

한 열흘 간의 실험이 진행됐다. 밥상을 중심으로 일기가 가능한지. 아이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일상이라 비슷비슷하게 하루가 가고 또 일주일이 간다. 그러니 일기로 쓸만한 스펙타클(?) 이 없다. 며칠만 지나면 '뭘했더라' 한참을 생각해야 겨우 구분이 되는 날들의 연속이다. 그런데 (잡글이라도) 글은 소재가 없으면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써내려가기 어렵다. 그래서 매일매일 하는 일 중 한 가지인 밥먹기/밥상으로 일기를 써보는 열흘 간의 시도를 해봤다. 쉽지 않았다. 지금도 12시를 넘겼다. 그리고 하루가 밀렸다. 그래도 2017년에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과연! + 새해벽두부터 한국식당과 한국마트 출동. 원래는 그래도 1월 1일이니 떡국이나 끓여먹자 - 떡국이나 사먹자였는데 막상 한국 식당에 가니 오징어철판볶..

[20161231] 식사하셨어요?

2016년 마지막 날은 지비와 조카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보러가고, 언니와 나 그리고 누리는 시내(피카딜리 서커스) 구경 겸 쇼핑을 갔다. 선물할 차와 한국에서 많이 매고 다닌다는 가방을 샀다. 그리고 점심은 일전에 아는 분 소개로 가본 채식 뷔페에 갔다. 언니에게도 새로운 경험일 것 같아서. 채식 식당에 관한 언니의 인상이 재미있었다. 손님들이 생각보다 남성이 많고, 그 손님들이 콜라와 식사를 한다는 점. 채식은 왠지 건강할 것 같은데 정크푸드의 대명사 콜라라니 하면서. 언니와 나는 맛나게 먹었는데 누리가 제대로 먹지 못했다. 누리는 채소를 잘 먹는 편인데, 대부분의 음식과 채소에 후추나 고춧가루, 향신료가 많이 가미되서 통 먹지를 못했다. 그때서야 지난 기억을 되집어보니 지난 번엔 누리용 간단 ..

[20161230] 식사하셨어요?

전날 마드리드에서 생각보다 늦게 런던에 도착해서 다음날 늦게 일어났다. 혹시 몰라 냉동실에 넣어두고 간 키쉬를 아침으로 먹고 다시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장을 보러 나섰다. 지비는 집청소를 위해 집에 남겨두고. 마트에 막 도착했을 때 누리가 마트 앞 크레페 가게에 가고 싶다고. 지비에게 청소를 마치고 와서 점심먹자고 했더니 장보기를 마칠 즈음 청소를 마치고 뛰어왔다. 가족들이 오면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크레페 가게. 평소와 같은 메뉴를 먹고 서점에 들러 누리 책 두 권사고 돌아와 또 저녁을 먹었다. 가족이 늘어나니, 평소 두배, 정말 챙겨먹는 게 일이고 끼니를 때우고 돌아서면 다음 끼니 때다. 저녁은 '나름' 짬뽕을 먹었는데 "맛은 있지만 짬뽕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져 이런저런 해명을 하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