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가 생애 첫 방학을 맞았다. 방학의 전과 후 좀 정신없는 시간들이 흘렀다. 방학에 들어가면 짧으나마 가질 수 있었던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가량의 자유시간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고. 허둥지둥하다 시간을 다 보내버렸다. 집은 아직 정리를 마치지 못한채로 상당수의 짐들이 좁은 바닥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다 덜컥 누리가 방학을 맞았고 이를 기념이라도 하듯 날씨가 무척 더웠다. 35도, 체감 온도는 그 이상 정점을 찍었던 지난 화요일이 방학 전 어린이집 마지막 날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9월 전에 만 4세가 되어 학교과정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유치원(여기서는 reception이라고 한다)로 넘어가고 3~4명의 아이들은 학교부설의 어린이집으로 옮겨가고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