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90

[+2373days] 갈수록 태산

어제 오후 장도 보고, 누리를 놀이터에서 놀게 해주기 위해 점심을 먹고 다 같이 집을 나섰다. 나가보니 제법 쌀쌀한 날씨. 시간을 줄이기 위해 둘을 놀이터에 내려주고 혼자 장을 보러 갔다. 장보기는 15분도 안되서 마쳤는데 계산대에서 다시 10여 분을 보냈다. 기다리면서 창 밖을 보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마음이 급했다. 분명 햇볕이 있어서 집을 나섰건만 영국 날씨가 이렇다. 계산을 마치고 마트를 나가니 빗방울이 더 굵어져 소나기다. 나 같으면 아이를 데리고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거나 까페에 들어갔을텐데 지비는 마트로 아이를 데리고 오고 있었다. 중간에 만나 둘을 태우고나니 비가 그쳤다. 햇빛 비스무리한 빛도 보이고. 날씨가 뭐 이래하면서 집에 돌아왔다. 둘을 집 앞에 내려주고 차를 주차하러 집에서 ..

[+2366days] 지난 이야기 - 삼출성 중이염 수술

지난 가을에 쓰다만 포스팅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아이의 중이염에 관한 글을 보다 혹시나 누구라도 비슷한 정보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마무리해본다. 포스팅이 길고, 시간과 표현이 들쭉날쭉 하더라도 이해를-. + 작년 가을 누리가 리셉션(유치원 격)을 시작하고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결석을 했다. 가을 학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학교로부터 출석률 저조에 관한 경고 편지를 받았을 정도. 감기에 이어 감기, 감기, 또 감기. 그 와중에 누리가 12월 쯤 학교에서 청력 검사를 했는데 통과하지 못했다. 감기와 그에 의한 중이염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 3개월 뒤에 다시 청력 검사를 한다는 편지/서류를 받았다. 걱정이 되어도 어쩌지 못하며 재검사를 기다리던 2월의 어느 날 누리가 귀가 아프다고 해서 GP(보건소 ..

[+2361days] World BooK Day

오늘(3월 7일)은 책의 날 World BooK Day. 나는 이런 기념일이 정해져 있는줄 알고 찾아봤더니 World BooK Day라는 영국 자선단체가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날이자 이벤트다. International Women's Day처럼 세계적인 기념일도 아니다. 참고 https://www.worldbookday.com/ 자선단체에서 만든 날이지만 모르긴 몰라도 영국 전역의 학교에서 이 날을 기념(?)했을테다. 보통 책의 캐릭터로 꾸며입고 학교에 간다. 누리네 학교도 그 중 하나고, 그래서 오늘 누리는 겨울왕국 엘사옷을 입고 학교에 갔다. 2~3주 전 이 World Book Day 일정을 확인하고 어떤 책의 캐릭터로 꾸밀 것인지(사 입을 것인지) 물어봤다. 나는 빨간 모자 아이나 엘리스 같..

[+2359days] 런던의 아이들

지난 주 누리 학교에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모든 아이들은 모든 문화의 대사/대표" 그런 행사가 있었다. 하루 행사가 아니라 주간 행사였다. 처음 이틀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간단한 인사말을 배우고, 학년별/학급별로 서로 다른 전통춤을 배웠다. 자원자가 있는 학급은 학부모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은 학부모들을 초대해 이틀 동안 배운 춤을 보여줬다. 이 행사는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어 진행되서 고학년은 어떤 춤을 추었는지 모르겠지만, 누리 학년인 1학년은 브라질 춤, 2학년은 오스트리아 춤, 3학년은 인도 펀자브 춤을 췄다. 마지막 날은 전통의상이나 국가를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입고 아이들이 등교했다. 그리고 이 날은 Cultural bre..

[+2354days] 학부모면담 Parent's evening

오늘 누리 학교 마치고 학부모면담을 갔다. 여기서는 주로 방과 후에 진행하고 Parent's evening이라고 한다. 학교에 따라 다른지 모르겠지만, 별반 다르지 않을꺼라 생각하지만, 누리네 학교는 학년 중 두 번의 학부모면담을 진행한다. 가을학기 중간 방학이 끝나고, 봄학기 중간 방학이 끝나고 그렇게 두 번 진행한다. 유치원격인 리센셥에서의 두 번의 면담과 1학년에서의 두 번의 면담을 되짚어보면 학년 중 첫번째 면담은 새학년 적응과 아이의 (학습과 발달)상태를 들을 수 있었고, 두번째 면담은 첫번째 면담 뒤 성취/발전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누리의 학교 입학을 앞두고 지인이 그런 조언을 해줬다. 학부모면담에 가면 좋은 이야기만 하니 그런데 녹지말고(?) 질문을 많이 준비해가라고. 그때는 그야말로..

[+2352days] 하프텀 그리고 취학면제신청

자세히 쓰면 영국에서의 하프텀과 한국에서의 취학면제신청이다. + 지난 주 누리는 하프텀을 맞아 한 주 쉬었다. 한국으로치면 중간방학인데, 영국은 가을학기 / 봄학기 / 여름학기 3학기 시스템이라 중간방학도 3번이다. 아이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시스템인데, 학기가 시작하고 6주가 지나면 아이들이 지쳐보인다, 부모들로써는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일하는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처럼 부모 한쪽이 일을 하지 않아도 매번 하프텀을 기획(?)하는 건 어렵다. 언제나처럼 긴축재정인 우리는 올해 하프텀 기간에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다. 그래도 집에만 있기는 미안해서 지난 가을학기 중간방학도, 이번 봄학기 중간방학도 1박 2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이번에는 내 감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휴가 낙으로 ..

[+2312days] 공연 좀 본 아이

지난 주 누리 학년이 현장학습school trip을 갔다. 런던 시내에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관련 박물관에 가서 워크샵을 했다. 도시락을 준비해 갔는데 가서보니 도시락을 먹을 공간이 없는 곳이라 도시락은 학교로 돌아가 먹기로 하고 워크샵 후 밖에서 간식만 먹었다고 한다. 학교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시간은 1시 반. 도우미로 따라나선 엄마와 누리 하교 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그 이야길 듣고 너무 놀랐다. 마침 그날이 유난히도 추웠던 날이었다. 우선은 도시락을 먹을 곳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학교가 문제지만, 유료의 워크샵을 운영하면서 그런 시설이 미비된 박물관과 유난히도 추웠던 날인데 예외적인 관용을 베풀지 않은 박물관이 실망스러웠다. 누리는 재미있었다고 했지만 여지 없이 감기가 걸렸다. 그래서 주말과 ..

[+2300days] 작심삼일 한글배우기

지난 여름방학 때 한국에 가면 언니가 누리에게 한글을 가르쳐준다고 했다. 그 말 믿고 그 이전에 한글 가르치지 않았다는 구차한 변명. 막상 한국에 가니 언니는 차만 쓰라고 던져주고 서울로, 중국으로 답사를 가버렸다. 물론 그 바쁜 와중에도 언니와 해운대 물놀이를 세 번이나 가기는 했지만. 그 이외에도 동네 물놀이 공원, 경주 뽀로로 아쿠아월드 등 열심히 다녔다. 놀다보니 런던으로 돌아올 시간, 급하게 한글 완성 12주란 3권짜리 책을 사왔다. 12주 정도면 내가 할 수 있겠다며. 집에 돌아와서 첫 장 '아야아여오요우유으이' 했는데 여름방학이 끝났다. 그리고 시작된 초등학교 1학년. 은근히 숙제(영어와 수학)도 부담되고, 더불어 학교에서 내준 책 읽기와 단어 받아쓰기 준비도 부담됐다. 일주일에 하루는 발레..

[+2289days] 누리의 킴미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크리스마스다워지고 있는 기분이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카드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니 본의 아니게 이곳 크리스마스 문화에 실려가고 있다. 11월 중순이 넘어가며 시작된 각종 크리스마스 행사와 준비들로 정신 없는 한 달이었다. 덕분에 내가 보내는 카드는 후순위로 밀려 올해는 정말 늦게서야 인사를 해야 할 사람들에게 카드를 보냈다. 크리스마스 전에는 못갔고 새해 전에라도 새해 인사로 도착하기를 희망해본다. 2주가 조금 넘는 크리스마스 방학을 보내고 있는 누리, 그런데 매일매일 일찍 일어난다. 특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뜯는 오늘은 더 일찍 일어났다. 산타가 준비했다고 추측되는 선물들은 우리가 준비한 양말 모양 주머니에 넣어주고, 나머지 - 공식적으로 우리가 준비했거나 가족..

[+2246days] 앞니 빠진 개우지

별 일 없는 일요일, 우리는 볼링장에 갔다 까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보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를 닦으러 욕실로 간 누리. 누리 방에 누워서 병아리 눈물만큼 운동을 하고 있는데, 지비가 와보라고 소리쳐서 가보니 누리의 앞니 하나가 대롱대롱. 몇 주 동안 흔들리던 이였는데 마침내 이를 닦다 빠진 모양이다.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니라서 내가 누리를 안고, 지비가 뽑아냈다. 보기보다 비위가 약해서 나는 이런 일은 잘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몇 주간 고민이었다. 이가 빠지면 치과를 가야하는지, 이가 너무 늦게 올라오면 치과를 가야하는지. 지비쪽 가족들을 보면 누리는 치아교정을 피하기 어려워보여서 걱정이었다. 이가 빠진 지금도 누리는 이와 이 사이에 빈틈이 없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