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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days] 영어실력 만나는 사람마다 누리에게 어떤 언어를 쓰는지 묻는다. 나는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지비는 폴란드어를 하려고 노력하고(?), 누리는 영어를 말한다. '말한다'니 정말 말하는 것 같지만, 그런 건 아니고 단어를 외치는 수준. 그 단어마저도 선명한 발음은 아닌. Dirty(더러운)와 Tissue(휴지) 누리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8월 말 바젤에서 만난 S선배는 그런 누리를 보고, 아이가 이 말을 많이 쓴다는 것은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그 말을 들을 땐 '내가?'했는데 곰곰히 돌아보니 많이 쓴 것 같다.하지만 누리의 때가 한 참 뭐 닦고 흉내 내기 좋아하는 때라 꼭 내가 많이 해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고 변명. 설거지 하는 모습을 열심히 본 누리는 목욕할 때 목욕 스폰지로 목욕통에 장난감 삼아 넣어놓은.. 2014. 10. 23.
[etc.] 블로그 누군가가 '왜 요즘은 블로그 잘 안하냐'고. 특별한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좀. 페이스북을 보고 있자면 세상이 바뀌어도 몇 번은 바뀌었을 것 같은데 세상은 여전하고, 블로그엔 맛있고, 행복하고, 멋진 것들로 넘쳐난다. 이 둘 사이에서 적절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로 고민을 질질 끌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블로그 이웃님이 '요즘 같은 시기에 먹는 사진 올리기가 뭣하다'는 말씀을 보고 맞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이었을 뿐 행동으로 옮길 의지 같은 건 없었는데 그것이 이유(또는 핑계)가 되어 먹거리 이야기를 피하니 블로그가 썰렁해졌다.먹거리 이야기를 빼고서 썰렁해진 블로그를 보고 있으니, '내 생활이 먹는 것 빼곤 할 이야기가 없었던가'하는 반성과 후회가 막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는 중이다. 사실은 밤이 되.. 2014. 10. 22.
[+755days] 월동준비 완료 "언제 한 번 만나"하고 연락을 했던 해롤드가 2주 뒤에, 이번 금요일,에 연락이 와서 일요일 오후 동네에서 만나 커피를 한 잔 했다. 사람들이 "언제 한 번 만나"라고 인사하면 그건 그냥 인사인데, 이 친구는 그게 이미 약속이다. 그리고 늦어진데 대해서 미안해 한다. 요즘 세상에, 더군다나 이 코쟁이문화에 참 드문 사람냄새 폴폴 나는 친구이다. 까페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누리의 생일 선물을 늦게 준다고 미안해 하며 본인이 고른 원피스를 내민다. 사실 누리의 첫번째 생일에도 이 친구는 옷을 사왔다. 그뿐 아니라 듬성듬성 누리 옷을 사온다. 나보다 옷고른 눈이 나은 것 같아서 "네가 골랐어?"라고 물어봤더니 '그럼 누가?'하는 눈빛이 웃음과 함께 되돌아온다. 골라도 참 여성적인 걸 골라와서 한 번 떠본 것.. 2014. 10. 14.
[+750days] 내 아이가 보인다 같은 동네 사는 독일인 엄마 한 명이 한 열흘 전 일주일에 한 번 3시간 정도 그 집 아이를 봐줄 수 있냐고 물어왔다. 그 엄마가 이틀 반 정도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하루는 집에서 일하는 남편이, 하루는 함께 사는 시어머니가 봐주기로 하였는데 나머지 반일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었다. 동네 요가 스튜디오에서 임신요가를 하면서 만난 아이 엄마인데, 그 집 딸은 누리보다 6주 정도 늦다. 하지만 그 집엔 딸과 3살 터울 아들이 있어, 걷기 같은 건 그 집 아이가 더 빨랐다. 그 집 아이는 보고 배우는 게 있으니까. 그 엄마와 다른 영국인 엄마 한 명이 비슷한 시기에 딸들을 낳은 처지라 가끔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그랬다. 영국인 엄마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으로 돌아가면서 좀 뜸해지긴 했지만,.. 2014. 10. 9.
[+749days] 두 돌 발달 리뷰 2years developements review 정확하게는 두 돌하고도 3주를 더한 시점에 이루어진 발달 리뷰. 사실 지난 주에 예약을 했는데, 커뮤니티 건강센터에 도착하고 보니 담당자가 결근이란다. 그래서 나에게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나는 받지 못했다. 지나서 보니 그 시간은 내가 벌써 커뮤니티 건강센터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있는 시간이었다. 애를 데리고 거기까지 왔는데 낭패였다. 상대방도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지 오후에도 전화해 가까운 시간을 잡아주려고 하였으나, 그 시간엔 이미 선약이 있었다. 다시 예약시간을 잡아 금요일에 전화해 주겠다고 했지만, 금요일에 전화화서는 이번주에 시간을 못잡을 것 같다고. 그런데 어제 오후 전화가 와서 오늘, 내일 시간이 되냐고 물어서 오늘 오전 바로 가게 되었다. 이젠 유모차를 잘 타지 않는 누리. 혼자 걷는다고.. 2014. 10. 8.
[life] 소소한 커피 커피변천 영국에 오기 전엔 아메리카노만 마셨다. 배부를 땐 에스프레소 마키아또. 집에서는 드립커피를 즐겨 마셨지만. 영국에 와서는 카페라떼를 주로 마셨다. 배가 고플 때가 많았고, 영국의 아메리카노는 진정으로 진하다. 별다방 제외하고. 다른 곳에서 커피를 마시다 어쩌다 별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면 '이게 물인가' 싶다. 작은 라떼들에도 에스프레소 투샷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꼭 원샷으로 해달라고 말한다. 그래도 가격은 같다. 누리가 생기고 다이어트에 대한 필요가 두각되면서 아메리카노로 돌아왔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도 쓰다면서, 써도 마시자면서. 그런데 누리가 자라면서 까페에 품위있게(?) 앉아있을 형편이 못되니 양이 많고 뜨거워 원샷이 어려운 아메리카노가 부담스러워졌다. 그래서 지비.. 2014.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