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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언제까지 마스크를 써야할까? (feat. 길 위의 마스크들 in Korea)

어제 기다리던 GCSE 수학 수업이 시작되었다. 온라인 수업을 기대했지만, 주 2회 수업 중 1회는 교육센터로 가야 한다. 저녁 식사를 준비해두고 운전해서 간신히 시간에 맞추어 강의실에 들어갔다. 넓은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가 띄엄뛰엄 놓여있었고, 입구 옆에는 일회용 마스크와 손소독젤이 그리고 각각의 테이블 위에는 코비드 자가 테스트 키트가 하나씩 올려져 있었다. 올때마다 테스트를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아프면 테스트를 하고 오지 말라는 무언의 안내였다. 쉬는 시간도 없이 진행된 3시간짜리 수업이었는데, 그 시간 동안 나는 계속 마스크를 썼다. 강사와 다른 두 학생은 처음엔 '일명 덴탈 마스크'라는 일회용 마스크를 썼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모두 턱 아래로 내린채로 있었다. 비교적 편해보이는 마스..

[+3288days] 아홉살 인생

아이의 아홉번째 생일. (날 더러 미쳤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의 생일 장소인 큐가든 입장권 예매를 4월 말경에 했다. 그러니까 5개월 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멤버쉽에 손님을 더해, 추가로 입장권을 예매하는 건 지금도 어렵지 않은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Children's Garden 입장권은 3~4개월 전에 예약이 개방되면 바로 예약이 다 되어버려 우리가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예약을 하려고 기다리다 9월 예약이 가능해진 시점이 되서 예약을 했다. 그때가 4월 말이었다. 애초 아이와 우리를 빼고 친구 다섯, 부모 다섯을 초대하려고 했는데, 아이가 도저히 친구 다섯을 뽑지 못해, 아무리 줄여도 여섯이었다, 며칠 뒤 어린이 입장권을 한 장 더 놀이터 입장권과 함께 예매했다. 그리고 5개월..

[life] 국경 없는 미래

물가/집세 비싸기로 이름난 런던에 살고 있는 우리지만, 한국에 가면 '런던 저리가라'할 만큼의 물가에 깜짝 놀라곤 한다. 외식비는 말할 것도 없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장바구니 물가. 그 중에서도 과일. 아마 우리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품목이라서 더 비싸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요즘 핫하다는 '샤인머스켓'이라는 껍질째 먹는 청포도는 한 송이(대략 1kg) 가격이 3만원. 주로 29900원이라고 가격을 붙여놓은 게 많았다. 너무 비싸서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니 언니가 사준다고. 그래도 설득이 되지 않는 가격이라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 번도 사먹지 못한 샤인머스켓. 작년까지만해도 이 이름이 입에 붙지도 않더니만, 이젠 잊을래야 잊어지지도 않는 이름이 됐다. 영국은 일찍히 자기분수를 알고(척박한 기..

[life] 영어도 영어, 수학도 영어, ... 모든 게 영어

2019-2020에 받은 교육 자격증이 드디어 담당자의 손을 떠나 내게 우편으로 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제 싫어도 좋아도 구직전선으로?'하고 생각하던 때 까맣게 잊고 있었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작년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들었던 영어수업이 끝나고, 올 가을에 수학수업을 들으려고 했다. 고등학교 학력 검정 같은 시험. 그때 (수업 참가가 가능한지 알아보는)평가를 했는데, 그 평가를 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그 평가를 진행했던 선생님은 내가 들으려는 (쉬운) 수업보다, 자기가 진행하는 수업에 나를 넣으려고 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만약 폐강되면 수입이 없어지기 때문일까' 혼자 생각했다. 그 선생님이 진행하는 수업은 역시 영국의 학생들이 중등교육(중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에 치는 GC..

[life] 위드 코비드/코로나 시대(feat. 길위의 마스크들)

런던에 돌아와 한국에서 사용하던 eSim을 해지하기 위해 서비스제공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콜센터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으로 상담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가 이뤄지고 있어 상담이 늦어짐을 양해 부탁.." 그런 내용의 안내가 흘러나왔다. '아이고 어떻게..'하면서 내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그럼요. 저는 기다릴 수 있으니, 걱정마세요. 꼭 건강하세요' 그런 간절한 마음도 들었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정말 1분도 안기다렸다, 연결된 전화에서 생각보다 청구금액이 높아 쪼그라든 마음이 바싹 타들어가기는 했지만서도. + 런던에 돌아와 한 다른 일들 중에 하나는 2019-2020에 걸쳐 받은 교육의 이수증을 받기 위해 교육을 받은 기관 담당자에게 연락한 일이었다. 함께 교육을 받은 이들은 교육이 끝난지 꼬박 ..

[life] 어떤 솔잎

런던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토요일. 대부분의 짐(한국에 가기 전에도 우리가 쓰던 물건들)은 자기 자리를 찾아 들어갔지만, 아이의 짐(이번에 한국에서 새롭게 사온 것들)이 들어갈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딱히 자리를 만들어야겠다, 찾아야겠다 그런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일단 점심만 먹고 나면 '생각-정지' 상태가 된다. 나이가 들수록 시차적응이 어렵다. 런던에서 부족한 솜씨로 끼니를 해결할 땐 한국에 가면 먹을 거리들을 생각하고, 기록하곤 했다. 정작 한국에 가서는 끼니 챙기기에, 사람 챙기기에 바빠서 + 4명 이상 모일 수 없는 강력한 방역조치로 별로 챙겨먹지 못했다. 아쉽지는 않다. 가끔은 런던에서 우리끼리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던 시간이 그립기도 했으니까.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또..

[Korea2021] 집으로3 - 자가격리 해제

어른인 우리는 영국에서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뒤 한국에서 왔기 때문에 도착한 날 받은 PCR 검사 결과가 나온 다음날부터 자가격리 면제를 적용 받았다. 하지만 아이는 우리와 함께 출발 전과 후 PCR 검사를 받고서도 2주간의 자가격리를 해야했다. 작년엔 어려움이 적게 느껴졌는데, 이번엔 아이가 방학을 맞이해서 할 꺼리가 별로 없기도 했고, 내가 밥셔틀을 위해 짧은 외출을 몇 번 했더니 더 어렵게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마침 방학을 맞은 아이의 친구 엄마가 문자를 보내와 한국의 늦은 오후, 영국의 이른 아침 영상통화+게임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세팅으로 게임을 한다는 것도 나는 처음 알게 된.🙄 그런데 가상의 게임공간에서 만나기로 한 아이들이 서로의 캐릭터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게임을 잘 ..

카테고리 없음 2021.08.05

[Korea2021] 아직도 자가격리-ing

작년 자가격리는 좀 쉽게 넘어간 기억이다. 답답한 런던의 봉쇄 생활 중 한국에 와서 그렇기도 했고, 각자가 할 일이 있었다. 아이는 휴교 중이긴 했지만 학기 중이라 매일매일 할 온라인 학습과제가 있었고, 나는 나대로 마무리 해야 할 일이 있었고, 지비도 9am-5pm 그렇게 일했다. 그래서 좀 규칙적인 생활을 했는데, 올해는 아이가 방학즈음 되서 넘어와 딱히 할 과제도 없고, 나도 딱히 일이 없고, 지비는 3pm-11pm 그렇게 일하는 중이라 뒤죽박죽 그렇다. 누구보다 아이가 더 심심해하는 게 마음이 쓰인다. 미리 생각해서, 영국에서 하던 영어 워크북 두 권, 수학 워크북 한 권 챙겨왔는데 지난 주 매일 한 장씩 하다보니 다 끝내버렸다. (4세)한글 워크북이 있긴한데 아이가 별로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

카테고리 없음 2021.07.28

[Korea2021] 아이가 보는 세상 - 부자나라 한국

"왜 코비드는 음성이 좋은걸까?" 어느날 (언제나 그렇듯) 코비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던 아이가 왜 코비드는 음성 Negative가 좋고 양성Positive가 나쁜 것인지 물었다. 초등학교 3학년 생각에는 (영어로 볼때는) 양성이 좋은 의미고, 음성이 나쁜 의미인데 왜 코비드는 반대인지. 우리는 검사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양성이고, '없다'는 의미에서 음성이라고 설명해줬다. 이제 본인도 음성이 좋은 것, 양성이 나쁜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처음엔 너무 헛갈렸다고. 아이 입장에선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사실 그런 뉴스도 있었다. 이 전염병 대유행의 초기 어른들도 음성과 양성의 의미를 헛갈려 했다는. "한국은 부자나라인 것 같아!" 한국에 오기전 한국 ..

카테고리 없음 2021.07.22

[Korea2021] 집으로2 - 자가격리면제

코비드 백신 접종 코비드 백신 접종에 관해서 회의적인 우리도 지난 1월 코비드 확산의 정점을 경험하면서, '백신 말곤 대책이 없다'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의료 종사자, 고령층 및 기저질환자들의 접종이 시작되었다. 2월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 - 혈전 관계 질환이 표면으로 올라오면서 유럽 및 세계 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거부하는 기류가 형성되는 시점에도 영국 사람들은 묵묵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그리고 3월에 다시 아이들이 등교하고, 코비드 출구전략이 발표되었다. 영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령을 기반으로 백신 접종을 했는데, 요즘 한국에서 벌어지는 혼잡은 없었다. 처음부터 국가의료서비스인 NHS의 초대에 의해서만 백신을 전화와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

카테고리 없음 2021.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