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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Korea

[Korea2024] 생각하지 못했던 여름휴가

by 토닥s 2024. 10. 28.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다음날 언니와 동사무소에 가서 사망신고를 했다.  내가 있는 동안 서류처리를 해두어야 할 것 같아서 서둘렀다.  그런데 사망신고라는 게 알고보니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신고를 한 뒤 일주일 정도 지나야 가족관계서류에 사망 사실이 올라가 다음 서류절차들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일주일 가량 생각지도 못했던 여름휴가를 보내게 됐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디 여행다니고 그럴처지는 아니고 가족들과 밖에 나가서 점심을 먹거나 그런 정도.  계획에 없던 한국행이다보니 미리 예약해둔 것도 없고, 계획해둔 일도 없어 그날그날 검색해서 나가서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다 오곤했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그것도 엄마에겐 좋을 것 같았다.  엄마와 언니가 각자 볼일이 있는 날은 아이와 밖에 나가서 시간을 보냈다.  

가서보니 내 생일이라 케이크를 사먹음

 

아이가 가고 싶었던 또다른 곳은 부산의 또다른 온천 명소 - 허심청.  한국에 있는 동안 두번은 갔다.

 

 

 

 

이번에 아니는 한국에 가서 '하얀 떡볶이 - 물떡'에 반했다.  매일매일 물떡을 노래했을 정도.  

 

먼 거리 때문에 쉽게 가지 못하는 영도까지 엄마 모시고 고고.

배경음악 '부산에 가면'

아르떼 부산 근처에 인터넷에서 유명한 연탄빵집이 있다고 해서 가봤다.  '연탄'이 뭐냐고 물으시면.. 내가 (너무 나이가 든 것 같아) 할 말이 없지만서도...🥲

 

그리고 다음날은 영화관. 엄마와 언니는 어른들의 영화를, 나와 아이는 '사랑의 하츄핑'.

 

 

아이도 장례를 치르면서 고생한터라 '사랑의 하츄핑'도 모자라 평소 같으면 사주지 않는 영화관 팝콘도 사줬다.

 

아이가 부산에 가면 꼭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 - 사직운동장에서 야구 관람말고 전동자동차(?) 타기.  언제 기회되면 야구장에도 한 번 데려가야겠다.  크리켓은 해봐도 야구는 본적이 없는 런던어린이.

 

 

언니가 볼일을 보는 동안 (대)학교 안 까페에서 간식시간.  방학이라 그런지 한결 한산했던 학교 안 까페.

 

하얀 떡볶이를 매일 노래 불러서 하나 사줬는데, 매운 국물에 담겨있던 떡이라 다 먹지 못했다.

 

언니가 아이와 영화를 보러가고 나는 친구들과 점심을 먹었다.  친구가 집에 설치한 CCTV의 유용함을 설명해줘서 엄마가 혼자 계신 집에 CCTV 설치를 생각해봤다.  그 뒤에 만난 다른 친구에게 이 이야길 했더니, 그 친구는 아버지 돌아가시고 혼자 계시는 어머니가 걱정되서 벌-써 설치했다고.  엄마도 사생활이 있는데 '그래도!' 싶다가도 '그래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여간 새롭게 접한 문화였다.

 

아이가 하얀 떡볶이 노래를 불러 찾아간 집엔 떡이 없어😥 어묵 하나 먹음.  맵지는 않았다하니 다음에 또 가볼 생각.

 

아이의 피아노 연습을 위해 학교 앞에 갈 때마다 그 근처 식당과 까페들을 찾아보고 가곤 했다.  그 중 매운 걸 먹지 못하는 아이에게 딱 맞는 국수집이 있어 두 번 갔다.   부산에서는 나름 유명한 곳이었다 - 서문국수.  집에와서도 아이는 이 집 주먹밥 이야길 하곤 했다.  다시 가야지-.

 

아버지의 사망신고가 처리되는 일주일 동안 생각하지도 못한 휴식, 여름휴가를 보냈다.  그리고 꼬박 일주일이 지나 아버지의 사망신고가 처리되서 우리는 서류정리를 준비했다.  다행히(?) 아버지가 남긴 재산도 없지만 빚도 없어서 언니들과 사이 좋게(?) 서류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왜 우리는 사람들이 이런 서류정리를 '법무사'라는 사람들에게 넘길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하게 됐다.  시청이든, 세무서든, 가정법원이든 상세하게 필요한 서류와 절차를 안내하는 곳이 없었다.  그래도 '모르면 용감하다'고 자매들은 법무사의 도움 없이 서류정리를 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