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Korea 22

[Korea2024] 아홉산숲 - 대숲1

한국에 도착한 다음날, 언니네에서 부모님댁으로 이동해서 부모님과 함께 점심을 먹고 산책 삼아 멀지 않은 아홉산숲이라는 곳에 갔다.  집에 있어봐야 아이, TV, 휴대전화와 지지고 볶아야하기 때문에.  가족들은 한 번 다녀간 곳인데, 나는 사진으로만 보고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개인이 조성한 대숲인데, 드라마와 영화에 나오면서 지금은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곳이되었다. 대숲을 보러 갔는데 진달래 한무더기를 만나 언니와 마야의 '진달래꽃'도 스피커로 들어봄.  ※참고로 근처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중년들이 추억의 곡을 즐기는데 십대 청소년은 그런 중년을 무척 부끄러워함.😅  귀가 전에 차나 한 잔 해볼까 하고 까페를 검색해보던 중 '까페 416'이라는 곳을 발견.  평점이 괜찮길래 가보았..

[Korea2024] 출발 - 좀 안풀리는 날

어디서부터 밀린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슬쩍.. 한국행부터. 01. 현장학습 한국가기 일주일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아이 현장학습 - 음악 워크샵이 잡혔다. 그것도 우리가 한국으로 가는 날. 우리가 떠난 뒤 일정이라면 포기하면 되는데, 떠나는 날 일정이고 아이도 너무 가고 싶어하는 일정이라 애매했다. 학교에서 5-6학년 10여 명 정도 가는 현장학습에 아이가 선택됐는데 그걸 못간다는 것 아이에게 못할 짓이라 무리를 했다. 현장학습 인솔자인 음악 선생님께 연락해 최대한 현장학습에 참여하고, 비행시간이 조금 빠듯하니 현장학습 마지막 일정인 공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연락해두었다. 오전에 일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가면서 지하철을 갈아타는 곳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기다리던 지하철이 줄줄이 취소..

[Korea2022] 스누피 전시회

한국에 도착하자 말자, 부모님만 뵙고 만난 지인+지인 아들. 친구라고 막쓰자니 조금 연세가 있으신. 무더운 여름이라 어디 실내에서 만나자니 아이들의 에너지가 두렵고, 실외에서 만나자니 더위가 두렵고. 결국 지인이 추천한 스누피 전시회를 보러 가기로 했다. 전시회가 있는 곳은 지금은 부산의 구도심(?)이 된 서면 그리고 지하상가. 우리가 어릴 땐 핫플래이스였다. 명절이면 귀신의 집도 팝업스토어로 들어서고. 아이에게 이 허름한 지하상가가 내가 어릴 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런던의 쇼핑센터 웨스트필드에 맞먹는 곳이었다고 설명해줬다. 이건 정말 80년대 서면지하상가와 런던의 웨스트필드를 모두 알아야 웃을 수 있다. 어릴 땐 이 지하철 역에서 지하상가 끝까지 걸어가기가 무척 먼 길이었는데, 성..

[Korea2020] 한국여행의 마무리

가만히 세어보면 꼬박 세 달도 지나지 않은 올해의 한국행이 무척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Covid-19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었던 3개월이라 더 길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사니 그날이 그날 같아 시간이 빨리 간 느낌도 있다. 시간이 더디 가던 빨리 가던 어떻게든 흘러 지금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좋겠다. 이런 가운데 가끔씩 떠올리는 한국행은 우리 모두에게 무척 즐거운 기억이다. 그런데 그 기억들이 대단한 게 없다. 조심스럽게 친구를 만나거나, 언니네 집 근처를 산책하거나, 테이크어웨이 음료를 사서 마시거나 그런 기억들이다. 그런 기억들이 있어 지금도 견딜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친구의 동네 맛집에서 와플로 점심을 먹었다. 동네 맛집의 귀여운 와플 비주얼이 영국에서는 절대로 ..

[Korea2020] 일상 - 마린시티

누리의 여름방학 때 한국에 가면 다들 덥지 않냐고 물어온다. 세번째 여름 한국행을 해보니 덥긴 하지만 좋은 점도 많다.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고 휴가를 맞은 사람들과 시간을 맞춰 얼굴을 볼 수도 있다. 올해는 때가 때인지라 긴 시간 한국에서 보냈어도 부산 밖으로 따로 여행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산을 떠나 서울과 지역에서 사는 지인들이 부산으로 휴가를 와서 얼굴을 보는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대학 선배도 역시 부산으로 휴가를 온다기에 잠시 해운대로 가서 밥을 한끼 먹었다. 전날 동기모임에서 만난 친구+선배 커플도 함께. 마침 언니가 해운대에 볼 일이 있어 차로 약속 장소까지 데려다준다고 해서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가 커피를 한 잔 했다. 미리 찾아보니 약속 장소 근처에 천사다방이 있어서 갔는데..

[Korea2020] 일상 - 만남과 사진

한국에 돌아오기 전 대학동기 한 명과 연락이 닿아 그 친구의 가족과 만나기로 했다. 친구네 가족이 파견으로 프랑스 리옹에 잠시 나와 지낼 때 본 인연 때문에 아이들이 서로 가깝게 느낀다. 친구 부부가 모두 부산 출신이지만 지금은 부산을 떠나 지내고 있는데 마침 부부의 본가에 들를 겸 부산에 온다기에 시간을 맞췄다. 친구네 가족이 부산으로 오기 전날, 대학동기 몇이 술을 마시다 그 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연락을 한 모양이다. 다음날 부산으로 와서 날 만난다고 하자, 그럼 다 같이 만나자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 다음날 생각지도 않았던 만남이 이뤄졌다. 보통 한국에 가면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몇 년만에 연락해도 마치 어제 본 사람처럼) 대학 선후배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는 편인데, 올해는 때가 때인지라..

[Korea2020] 일상 - 각자의 순간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한참 지난 것 같은 한국여행. 오늘도 누리와 한국에서 무엇이 가장 좋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리가 한국여행 그리고 여름휴가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닷가다. 해운대에서 한 물놀이. 작년에는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너 번을 갔던 물놀이인데, 올해는 한 번 밖에 가지 못했다. 그를 대신해 부산의 구석구석을 다니기는 했지만, 누리에게는 가장 즐거우면서도 여러 번 가지 못해 아쉬운 기억이다. 다행인 것은 바닷가에서의 물놀이 이외에도 한국에 간다면 꼭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기억이 남았는데 그 중 한 가지는 이모네 집근처 역 앞에서 먹은 버블티다. 버블티는 여기서도 좋아했던 것인데 자주 사주지는 않았다. 시내까지 가야하니까. 대신 버블티의 타피오카 펄을 사와서 집에서 해주기는 하지..

[Korea2020] 일상 - 가족여행2

부산의 구도심 - 초량동, 보수동, 남포동에서 우리가 이동한 곳은 수영에 있는 테라로사였다. 구도심에서 집으로 가는 방향이기도 했고 강릉의 테라로사에 다녀온 형부가 한 번 가보고 싶어한 곳이었다. 부산의 테라로사는 고려제강이라는 제철회사의 공장을 개조한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공장이 폐쇄되고 난 뒤 부산 비엔날레라는 예술 박람회의 전시장 일부분으로 일반에 소개되었다가 다시 모델링을 한 후 4~5년전에 테라로사로 문을 열었다. 우리는 누리가 지금보다 더 어릴 때 한 번 가본적이 있다. 커피 맛이야 괜찮지만 높은 가격과 복잡함, 그리고 물리적 거리 때문에 다시 가보지는 않았다. 어쨌든 형부 덕분에 겸사겸사 GoGo. 누리의 워킹을 보시려면 ☞ www.youtube.com/watch?v=S_uSLN18jyQ ..

[Korea2020] 일상 - 가족여행1

한국에 가면 보통 가족들과 짧은 여행을 하곤 한다. 여행 속의 여행. 이번엔 때가 때인지라 오랫동안 주저하다가 부모님댁에서 멀지 않은 부산 인근 캠핑장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그마저도 아쉬워서 캠핑장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통영으로 이동해 또 하루 묵기로 계획했다. 그런데-.1 캠핑을 며칠 앞두고 언니가 다리를 다쳐서 일명 '기브스'를 하게 됐다. 어차피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 많이 걷지 않을테니 계획대로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2 우리가 캠핑을 계획했던 8월 초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다. 강물을 막아 놓은 보가 터지고, 둑이 터지고 많은 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우리가 예정했던 날 즈음에 부산에도 호우 주의보 내려져 캠핑장에 문의를 했더니 괜찮다고 정상영업 한다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

[Korea2020] 일상 - 다대포

이번 한국여행에서는 나도 부산에 살면서 가보지 않았던 곳, 그렇지 않으면 아주 어렸을 때 가본 곳을 몇 군데 다녀왔다. 그 중 한 곳 - 다대포. 부산은 바다에 접한 도시라 수영을 할 수 있는 해변이 많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일광, 임랑, 기장부터 송정, 해운대, 광안리, 송도 그리고 다대포. 다대포는 부산의 끝자락에 위치해서 부산에 오래 살았던 나도 가보지 않았다. 다대포에 가기 전에 왜 나는 다대포에 가보지 않았나 생각했더니 위치도 위치지만, 내가 어릴 땐 80년 초 간첩침투 사건으로 한동안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가보지 않은 것 같다. 그 이후로는 해운대가 크게 발전했으니 주로 부산에서도 바다하면 해운대로 갔다. 요즘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원이다, 강변이다 정비사업을 많이 하면서 낙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