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3년

[food] 고엄끼 Gołąbki

토닥s 2013. 4. 30. 05:08

폴라드인과 영국에 사는 나에게 주로 뭘 해먹냐는 이야기는 단골질문이다.  우리는 딱히 폴란드 음식도, 한국 음식도 고집하지 않고 되는대로 먹는다.  파스타도 먹고, 순두부찌개(인척하는 국)도 먹고, 빵도 먹고.

얼마 전에 폴란드 식료품점에 가서 몇 가지 소스 종류를 사왔다.  그 중에서 미트볼인데 밥이 들어가는 미트볼 소스가 있어 사왔다.  주말 전에 다진 쇠고기 사다두고, 시간이 넉넉한 주말 저녁에 해먹었을..려고 했는데, 하우스메이트의 부서진 노트북 하드를 지비가 봐주다 시간이 늦어져 허기진 배를 잡고 급하게 해먹었다.  이름하여 고엄끼?  고엄끼는 폴란드어로 비둘기라는데.( ' ')a


☞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Go%C5%82%C4%85bki



지비가 알고 있는 고엄끼와 소스 봉투에 적힌 조리방법이 달랐다.  소스 봉투엔 양배추를 갈아서 미트볼(또는 패티)에 섞으라고 되어 있었는데 "이게 아니라며" 계속 우왕좌왕해서 내가 "폴란드어 몰라?"하고 버럭.  미안 지비, 배가 고팠어. (ㅜㅜ )

준비재료로 양배추도 필요하고, 크림도 필요했는데 없어서 양배추는 냉장고에 있던 시금치, 버섯, 애호박, 양파 등 각종 채소로 대체.  크림은 우유로 대체.  빨리 먹기 위해 패티 말고 미트볼로 만들었다.  미트볼에 만든 소스, 토마토맛을 넣어 자박자박 끓인 다음 익힌 감자와 함께 먹었다.  소스에 40분 익혀야 한다는데, 대충대충.  그래서 요렇게.




밥이 들어간다는데 끌려서 산 소스.  먹으면서 허기가 가신 뒤에 지비의 설명을 들어보니, 밥을 넣은 고기를 배추로 싸서 오래 익히는 요리라고 한다.

괜찮네.  다음엔 토마토맛 소스 사지 말고, 요리법 찾아서 토마토 이용해서 배추로 싸서 제대로 해봐야겠다.


배고플 때 사람 본색이 들어난다더니, 나는 완전 포효하는 야수였다.  사람이 되자.(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