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3년

[book] 현시창

토닥s 2013. 6. 11. 20:32


임지선 글·이부록 그림(2012). 〈현시창-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 알마.


아침에 눈떠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외환은행 콜센터로 열심히 전화돌리다가 떠오른 책.  간단한 메모를 남기기 전에 다른 님께 빌려 드려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한겨레 기자가 쓴 글이다.  취재의 앞과 뒤 가끔 옆까지 엮어서 묶은 글.  (비정규직)노동, 경쟁, 여성 그리고 (부조리)사건으로 나누어 담았다.


이 책을 한국에서 들고와준 협Bro가 먼저 런던오는 비행기 안에서 읽고 내게 주면서 한 말이 "이 사람은 글을 왜 이래 쓰는데?"였다.  "기자인데 별론가?"되물었더니 "울었다~이~가"했던 책.

'그래?'하면서 협Bro가 떠나기가 무섭게 읽었는데, 나는 사실 어떤 대목에서 울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어디 한 번 울려봐'하고 눈에 불을 켜고 읽어서 그런가.


한 번쯤 기사로, 그 기사를 읽고 울분을 참지 못한 사람들의 반응으로 건너 들었던 이야기들이다.  그 뒷이야기를 마음에, 그리고 글로 담을 수 있는 능력과 기자의 권력이 부러웠다.  그 부러움과 시기가 울어야 할 대목을 건너뛰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빌려가 읽으신 님은 이런 책은 국회의원실에 한권씩 돌려야 한다는 말씀을 남기셨는데, 그 만큼 꼭 알아야 할 일들이라는 요지로 이해되지만 거꾸로 그 사람들이 몰라서 이 책 속에 담긴 사람들의 어려운 처우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회창 전 대통령 후보처럼 '옥탑방'을 모르는 귀족정치인들은 알리 없겠지만, 그리고 그 수도 꽤 되겠지만, 또 많은 수의 정치인들은 알면서도 외면한다고 생각한다.  그 능구렁이들은 우리들 생각처럼 바보가 아니다.



대부분은 이래저래 건너 알고 있던 이슈들이었는데, 그 중에서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건은 콜센터다.  그런거 보면 나도 참 세상 어둡다.  콜센터에 일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대부분이 비정규직/계약직이거나 외주업체면서 여성일 가능성이 높은 노동자들의 이야기.  읽고서 콜센터로 전화할때, 착하게 말하자고 마음 먹게 만들었다.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착하게 말하고, 대하자고 평소에도 노력하지만, 더.

그래서 내 볼일이 끝나고 "고객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어쩌고 들은 다음 "감사합니다"하고 전화를 끊었다.  좀 상투적이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