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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영국 아이들

토닥s 2024. 1. 14. 07:21

코비드로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던 B가 작년 남편과 영국에 왔었다.  그때 지인의 집에 머물렀던 B와 B의 남편과 함께 산책을 한 뒤 커피를 마셨다.  그때 그 남편의 말이 - 머물고 있는 지인 집에도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를 봐도 그렇고 영국의 아이들은 한국의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서 '더 아이들 같다'고.  이 말은 여기에 사는 한국맘들도 많이 하는 말이다.  물론 애들이 10살 넘어가면 외모나 행동이 훌쩍 크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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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아이 친구와 그 엄마를 만나 큐가든에 갔다.  그 집 아이가 우리집 아이와 종종 어울리기도 해서 한 번쯤 자리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집 둘째가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라 온가족이 바쁜편.  게다가 학교 바로 옆에 살다가 일년 전쯤 둘째가 다니는 특수학교 옆으로 이사를 가면서 물리적 거리도 좀 멀어지게 됐다.

그 집 아이는 아이 학년에서 가장 생일이 늦은 아이다.  우리집 아이는 학년에서 생일이 빠른 편에 속해 둘 사이엔 일년 가까운 차이가 있다.  아직은 아이들이라 외형적으론 그 일년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진다.  물론 우리집 아이는 빠른 생일과 상관 없이 조금 정신연령이 낮은.   하지만 내면적으로 좀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

어떤 이야기 끝에 그 집 아이가 중등학교 뷰잉을 하고 난뒤에 엄마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모든 학교들이 "우리 학교는 옥스포드캠브릿지를 몇 명 갔다"는 걸 보니 "옥스포드캠브릿지는 좋은 학교인 것 같다"며 자기도 "옥스포드캠브릿지에 가겠다"고.  그런데 그 엄마가 계속해서 아이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는 '옥스포드캠브릿지'를 한 학교로 알고 있더라며. ㅎㅎ

우리집 아이의 꿈은 댄서가 되는것이다.  그런데 작년 학교에 교육실습을 온 로열 칼리지 오브 뮤직 대학생을 보고 반한(?) 아이.  그 학생이 커다란 하프를 들고와서 연주를 한 모양.  그러다 어느날 아이의 바이올린 선생님도 그 대학을 나온 걸 알게 된 후 아이는 목표를 정했다.  로열 칼리지 오브 뮤직에 가서 댄스를 공부하기로. ㅎㅎ

아이 친구 엄마가 옥스포드와 캠브릿지가 다른 대학이라고 말하지 않은 것처럼, 나도 아이에게 그 대학은 음악을 공부하는 대학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래, 그...럼 좋겠네"

학교에 입학하기 전 r을 반대 방향으로 썼던 아이가 다른 아이들이 쓰는 걸보면서 자연스레/슬며시/몰래 고쳐쓰게 된 것처럼 지금 아이의 생각도 언젠가는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될테니까.